독서실 합네하고 집안에서만 맴돌았다. 한 해가 다가도록 형제들 얼굴조차 못보고 있으니. 나이는 점점 들어가고 여기저기 아픈데만 늘어간다. 그래도그렇지 최소 한 해 한 번은 만나야하지 않나? 이러다가 병들면 겨우 그때나 볼까.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삼례에서 목회를 하는 여동생을 찾았다. "오빠 나이들었나 보네. 여길 다 찾게" "그러게 말이다. 내둥 온다온다 하면서도 쉽게 안 되더라고" 교회 입구 화단에 이름 모를 꽃들이 화사하게 피었다. 함께있는 사촌여동생 영란이도 만났다. 오랜만에 보아선지 얼굴이 너무 야위었다. 반가웠다.
교회는 어설퍼 보이던 예전보다 많이 단장되었다. 실내 바닥은 강화마루를 깔았고 주변도 정리정돈이 잘 됐다. 한눈에 봐도 깨끗하다. 커피를 마시며 어린시절의 추억담, 교회소식, 신앙 생활 등등 이야기 꽃을 피웠다. 신학은 자유롭게 토론이 가능하나 신앙은 아예 토론 대상이 아니다. 오로지 신앙이 전부인 동생의 말을 그저 경청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중에도 동생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나를 염려하고, 나는 목회 생활로 힘들어 보이는 동생을 염려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그런다. "지난번보다 많이 안정돼 보여요" 그렇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