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아내가 필요하다
왕상한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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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너무 간절히 다가왔다. 나도 분명 결혼전에는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보호를 받고 보살핌을 받는것에 너무나도 익숙한 삶을 살다가 결혼을 통해 한 가정의 여주인이 되었고, 시간이 흐른 어느날 내 자신을 돌아보니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딸로 직장인으로 몇가지의 명함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헉헉거리며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각각의 명함이 주는 뿌듯함과 보람과 애틋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나 역시도 사람이기에 정말 피곤하다 싶을때도 있고, 또 내가 갈등하고 번민하는 부분을 속시원하게 털어놓고 위로를 받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던 나에게 이 책은 한줄기 빛처럼 다가왔다.

남자와 여자가 다를것이 뭐 있겠냐 하지만 분명 다른 부분이 있다. 사회적역할면에 있어서도 그렇고, 가정사 관련해서도 일을 처리하고 받아들임에 있어 아들과 며느리 입장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고 판단할때 분명 다른것이 있다.

나는 정말 절대적으로 신경쓰이고 예민한 사안인데도 남편은 대수롭잖게 받아넘겨도 되는 일에 대해 너무 소심증을 발휘하는 것 아니냐고 지나가는 말로 위로를 하면 그것마저도 서운할때가 더러 있다.

그런데 이책을 읽다보면 남자들의 무심한듯 보이지만 그 안에 그들 나름의 배려가 숨겨져 있음을 은연중에 깨닫게 되고, 또 이 저자가 적극 주장하는 것이 서로를 다독이고 서로에게 위로가 될수 있게끔 매순간 노력하라는 것이다.

제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여자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또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 하는 심리를 이해하라고 했다. 또 변해가는 아내의 모습을 다른이와 비교하며 퉁박주지 말고, 변화된 모습도 사랑으로 보듬어안아주고, 또 아내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처럼 이 책의 저자는 여자들에게 너가 지금 지치고 힘들어하는 것을 십분이해한다, 너가 살아온 삶을 인정한다, 자신의 꿈보다는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노력한 너를 이해한다고 어깨를 두들겨준다.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행복했던 독서시간이다.

이세상 그 누구도 자신의 사랑을 보상받으려 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살아온 시간에 대한 어떤 물질적 보상을 바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다만 그 마음을 헤아려달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침묵은 금이다라는 원칙을 지켜왔던,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마음이 전해질것이다라고 생각했던 남편들이게 여자를 바로 알라고, 여자를 이해하며 서로 도와줄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라고 조언한다. 그것이 바로 아내를 절대적으로 이해하고, 가정이 행복해질수 있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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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 진주를 품은 여자
권비영 지음 / 청조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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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의 너무나도 오랜만의 신작이라 기대가 컸다. 과연 은주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기대치가 최고조에 달해있었기에 책을 덮는 순간 약간의 실망감이 오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네~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은주는 우리사회속에서 흔히 만날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참 아픈 상처를 꽁꽁 싸매고 있는 여자였다.

온순하고 조용한 성품으로 다문화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은주를 보면 절대로 그녀의 상처를 짐작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그녀는 다른누구도 아닌 부모의 폭력에 대항하지 못한채 그저 끌어안고 있는 상처가 있다.

그녀의 고통을 아는 친구 엄마인 지숙은 과거 자신에게 도움을 청했던 동생을 외면했던 상처가 있기에 더 은주를 포용하고 이해하고 보듬어준다.

다문화센터에서 만나게 된 에민이라는 터키유학생. 그와 사랑을 하면서도 그 사랑을 키워볼 자신이 없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에 에민을 어느 선 이상으로는 들여놓지 않았고, 그런 은주의 모습에 갈등하게 되는 에민.

곪은 상처는 언제고 터질수밖에 없듯이 은주는 가출을 하게 되고, 자신의 제주도로의 가출이  실패하자 이번에는 에민의 고향이 터키로까지 가출을 감행한다. 어찌보면 그 온순했던 은주가 살고싶어서, 살아야겠다는, 숨통을 열어보이고 싶다는 의욕이었을것이다.

그곳에서 그녀는 에민의 아버지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제각각의 고통과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해소하고 풀어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은주는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놓고 치유하기 시작했고, 또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다른 무엇도 아닌 사람으로 치유됨을 또 보여준다.

터키에서 이제껏 맛보지 못했던 자유를 누려가던 은주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알게되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사실.

은주는 아마도 새롭게 태어날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자신의 가족들을 외면하지는 않는다. 그들에게도 자신과는 다른 그들만의 상처가 잠재되어있음을 알게 되고, 그 상처를 보듬어안음으로써 자신의 응어리졌던 마음을 풀어낼수 있을 것이고, 조금씩 관계가 개선되는 가족의 모습을 갖춰갈것이란 믿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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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겨진 비밀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7
케이티 윌리엄스 지음, 정회성 옮김 / 사파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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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주인공이 죽은 사람이라는 것이 약간은 낯설다 싶기는 하지만, 아무튼 이야기는 여느 청소년사이에서 흔히 일어날수 있는 갖가기 심리들을 보여주고 있다.

실족사를 한 페이지인데, 이상하게 그녀의 죽음에 대해 자살이라는 의견이 나오게 되고, 그것을 막아보려 하지만 일파만파 커져간다.

페이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진실이 있고, 내가 미처 가까이에서 대화해보지 않은 이가 나와 같은 생각과 나와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두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인기가 떨어질까 걱정되어 사귀는 모든 여자친구들에게 그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 했던 루카스. 그는 페이지와 사귀면서도 똑같은 요구를 했었고, 페이지는 단짝친구인 우샤에게까지 숨겨야 했다.

그리고 루카스를 기다리는 장소에 나온 웨스가 자신같으면 기다리지 않겠다라고 충고를 하지만 전혀 관심밖의 인물이었기에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며 무시했던 그 말의 뜻을 죽어서야 깨닫게 된 페이지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제대로 보여준 루카스. 그는 어쩜 자신의 미모와 자신의 인기에 빠져 앞뒤분간 못하는 형편없는 나르시즘에 빠져있는 약물 중독자였던 것이다. 그리고 웨스는 진실로 페이지를 좋아했음을 알게 된다.

학교내에 머물면서 자신의 친구들을 지켜볼수는 있으나, 그들과 살았을때처럼 어떤 행동을 같이 하며 공유할수 없다는 것은 아마 죽은 영혼들에게 가슴 아픈 일일것이다. 다행이라면 페이지곁에 그녀와 같은 처지인 브룩과 에반이 있었다는 점.

이 소설은 갑자기 페이지가 살아나며 일장춘몽이라는 형태로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는다. 영혼들이 서로에게 펼쳐졌던 생의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반성하고 후회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마치는 것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때, 그 선택을 후회할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려줬고, 또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과 부지불식간에 헤어질수도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인지한다면 지금 살아있는 이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또 서로의 마음에 상처되는 말과 행동을 하면 안된다는 아주 간단명료한 진리도 생각하게끔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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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밸런타인 - 제7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60
강윤화 지음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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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니, 청소년문화의 흐름에 대해 촉을 세우게 된다. 자칫 엄마의 부주의때문에 사춘기시절의 질풍노도와 같은 시간을 외면하면 안되겠다는 생각때문에 더 그렇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6명의 청소년들의 모습은 연령대는 비슷할지라도 각자 가지고 있는 성향은 달랐다.

엄마끼리 친구인 관계로, 자신들도 둘도 없는 절친인 재운과 유현, 쌍둥이 형제인데 서로 너무 다르기에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노는듯한 홍석과 진석, 같은 반인데도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 살아가는 다정과 이수가 그 주인공이다.

어린시절 아픈 경험이 있었기에 결코 평범하게 살아가기 힘들어, 그 자체가 항상 고민이고, 그렇기에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픈 유현, 그런 그를 항상 지켜보며 애닳아 하는 재운.

같은 부모밑에서 태어났지만 결코 성격이나 성향이 같을수 없음은 알지만, 누구때문에 다른 한사람이 투명인간 취급받는다면 그건 그사람에게 더할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다. 진석이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뭐든 잘하는 홍석, 진석이 홍석 앞길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는 몰상식한 잣대때문에 진석은 제뜻을 더 발휘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과학고에 떨어져 일반고로 오게 된 홍석, 그는 학교내에서 진석과 아는척도 하지 않을 정도다. 그둘은 참 많이 비껴가 있었다. 어쩌다 같이 태어났을뿐이라는 홍석이나, 일반고에서는 자신이 튀어야 하므로 결코 튈 생각을 하지 말라는 진석이나. 그둘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같이 뭔가를 도모하는 일이 많이 있어야 함을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은 걸레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대목이었다. 이런 속어를 아이들이 과연 뜻을 알고 사용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고, 어찌보면 어른들인 우리가 정말 입조심, 말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도 갖게 했다.

같은 반인데도 말한번 섞지 않은 다정과 이수를 봐도 저렇게 삭막하게 지낼수도 있구나 싶었다. 같은 공간내에서 그 누구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하는 친구인데도, 말을 한번 안했다니.

학교생활에 열정적인 모습인 다정도 밖에서 봤을때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자신의 앞가림을 똑부러지게 하는 학생으로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뭔지 정확하게 이거다 싶지는 않지만 아무튼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었던 다정. 동성을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기 위해서 애써 남학생들과 어울리는 통에 말도 안되는 오해를 받는 이수.

우리는 현실을 외면하고픈 마음이 있기때문인지, 소설이나 영화속 등장인물들은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일들을 제대로 잘 이뤄냈으면 하는 해피엔딩을 바라게 된다. 그렇지만 요즘들어 느끼는 것인데, 결코 작가들도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어쩜 그들의 모습에 내 모습을 투영시켜볼수도 있고, 또 흔들리고 주저앉을때도 있고, 포기해버리는 사람도 나오기는 하지만 인생은 계속 된다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모습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든, 졸업후 어떤 길을 걸어갈지 다 제각각인 아이들이 함게 하는 졸업식에서 다정이 말한 내용은 졸업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는 항상 자라고 있을 것이고, 행여 정체감이 들었을 경우에는 잠시 멈춰서서 자신이 얼만큼 움직였는지 돌아보라는. 절대로 제자리걸음은 아닐거라는 말이 큰 감명을 줬다. 그러면서 뒷걸음질은 될수 있음 하지 말자라는 생각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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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된 문장들
박범신 지음 / 열림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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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부터인지 우리는 너나 할것 없이 힐링이라는 단어를 자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힐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질의 풍요로움은 예전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우리의 정신건강은 어째 계속 푸석거리고 사막의 깔깔함을 더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작열하는 태양과 맞서 싸우며 사막을 지나가다 발견하게 되는 오아시스의 고마움을 만끽하며 행복감을 느끼듯이 우리는 문득 나 자신을 다독여주는 말한마디와 손길 한번에 그동안의 억눌렸던 마음이 사르르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또 간만에 그런 시원함을 선사했다고나 할까.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어려운 말을 들려주지 않는다. 그저 그 누군가 지나치며 한번쯤은 해봤음직한 말일수도 있고, 또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단순히 온화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할때도 있는 읽는 이에게 어떤 생각이나 편견 없이 읽는 순간 위안을 또 다독임을, 휴식을 주는 것 같다.

모든 내용들이 다 좋았지만 나의 소심한 성격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잦은 나에게 다시금 쿵하는 떨림과 함께 감동을 줬던 대목이 울지 않으니, 화내지 않으니 말하지 않으니 아프다는 부분이었다.

맞는 말 같다. 어지간해서는 나혼자 참고 해내면 될것 같은데, 굳이 큰소리 내서 뭣할까 싶어 한번 참고 두번 참고 계속 살다가 정말로 이게 아니다 싶을때, 도저히 참아낼수 없을때 한번에 터뜨리게 되는데 그게 나 자신에게 득보다는 실이 되는 것 같았다. 나는 나대로 곪아 터지기 직전이었는데, 상대방은 갑작스런 내 반응에 내가 그동안 아프고 힘들었던 부분을 이해못하는 경우가 있음을 느끼게 되곤 했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슬프면 슬프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화가 나면 뭣때문에 화가 났는지를 정확하게 표현하며 사는 것이 웰빙의 삶이라는 말.

상대를 판단할때는 너그러우면서, 나자신을 판단할때는 지극히 편협하고 엄밀한 잣대를 대는 습관도 서서히 고쳐나가야 함을 또 느껴봤다. 한번 사는 인생, 천년만년 살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누군가의 시인은 우리가 잠깐 천상에서 소풍내려왔다고 표현하는 이 삶을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내려면 그 무엇보다 나자신을 비롯하여 타인과 세상과 그밖의 모든 환경에 대해 너그러워지는 여유로움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다.

책띠지에 있는 저자 박범신님의 얼굴을 뵈면서, 시간이 참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고, 이분은 시간이 갈수록 참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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