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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가 된 문장들
박범신 지음 / 열림원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어느날부터인지 우리는 너나 할것 없이 힐링이라는 단어를 자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힐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질의 풍요로움은 예전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우리의 정신건강은 어째 계속 푸석거리고 사막의 깔깔함을 더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작열하는 태양과 맞서 싸우며 사막을 지나가다 발견하게 되는 오아시스의 고마움을 만끽하며 행복감을 느끼듯이 우리는 문득 나 자신을 다독여주는 말한마디와 손길 한번에 그동안의 억눌렸던 마음이 사르르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또 간만에 그런 시원함을 선사했다고나 할까.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어려운 말을 들려주지 않는다. 그저 그 누군가 지나치며 한번쯤은 해봤음직한 말일수도 있고, 또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단순히 온화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할때도 있는 읽는 이에게 어떤 생각이나 편견 없이 읽는 순간 위안을 또 다독임을, 휴식을 주는 것 같다.
모든 내용들이 다 좋았지만 나의 소심한 성격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잦은 나에게 다시금 쿵하는 떨림과 함께 감동을 줬던 대목이 울지 않으니, 화내지 않으니 말하지 않으니 아프다는 부분이었다.
맞는 말 같다. 어지간해서는 나혼자 참고 해내면 될것 같은데, 굳이 큰소리 내서 뭣할까 싶어 한번 참고 두번 참고 계속 살다가 정말로 이게 아니다 싶을때, 도저히 참아낼수 없을때 한번에 터뜨리게 되는데 그게 나 자신에게 득보다는 실이 되는 것 같았다. 나는 나대로 곪아 터지기 직전이었는데, 상대방은 갑작스런 내 반응에 내가 그동안 아프고 힘들었던 부분을 이해못하는 경우가 있음을 느끼게 되곤 했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슬프면 슬프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화가 나면 뭣때문에 화가 났는지를 정확하게 표현하며 사는 것이 웰빙의 삶이라는 말.
상대를 판단할때는 너그러우면서, 나자신을 판단할때는 지극히 편협하고 엄밀한 잣대를 대는 습관도 서서히 고쳐나가야 함을 또 느껴봤다. 한번 사는 인생, 천년만년 살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누군가의 시인은 우리가 잠깐 천상에서 소풍내려왔다고 표현하는 이 삶을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내려면 그 무엇보다 나자신을 비롯하여 타인과 세상과 그밖의 모든 환경에 대해 너그러워지는 여유로움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다.
책띠지에 있는 저자 박범신님의 얼굴을 뵈면서, 시간이 참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고, 이분은 시간이 갈수록 참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