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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행복 계산법 - 생각을 넓고 깊게
질 티보 지음, 파스칼 콩스탕탱 그림, 김성희 옮김 / 뿌브아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사람과의 교류는 전혀 못하고, 사람과의 정은 전혀 공유하지도 못한채 그저 숫자로 계산하고 숫자속에 파묻혀 지내다 죽은 라울의 일대 [완벽한 행복 계산법]은 참 사람을 우울하게 했다.
솔직히 제목이 행복계산법이라, 난 이 책에서 어떤 희망적인 메시지를 기대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기에 앞서 어른들의 잣대로 아이들의 행동반경을 좌지우지 하는 어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주는 동화가 아닌가 싶다.
라울의 아버지는 라울이 태어나기도 전에 아이의 인생을 본인이 생각하고 계획한대로 인생시간표를 짜놓는다. 그러면서 ‘내아이는 아무 문제도 없을거야. 내가 준비해 둔 <인생시간표>가 알려주는 대로만 하면 될테니까...’(p7)라고 호언장담을 한다.
그러나 우리도 인생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 내가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간사 아니었던가.
하물며 아직 자신의 가치관이 성립되기도 전인 아이에게 살아보지도 않은 인생에 대해 부모가 계획을 세워서 그 시간표대로 걸어가기 바란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라울은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다른 것은 다 못하고 수학만 잘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뭐든 한가지만 잘해도 충분히 멋진 인생을 살수 있건만, 라울은 수학이외의 길에 대해 궁금증도, 호기심도 갖지 못한채 어찌보면 쓸쓸히 살아갔다.
사람들로부터 질타도 받고, 심지어는 부모를 비롯한 친척에게까지도 외면당하는 라울은 글을 읽는 사람의 맘을 답답하게 했다.
몇 번의 좌절과 힘든 역경을 거친 후 라울은 숫자와 친할 수밖에 없는 회계업무를 맡으면서 그 안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게 되고, 그 안에서 평화를 느끼게 된다.
그에게는 숫자만이 유일한 사랑이었고, 그를 이해해줄수 있는 것도 숫자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가 죽으면서 생각한 ‘이제 가게 될 세상에도 숫자가 있을까?’는 그의 인생이 얼마나 쓸쓸했는지 짐작하게끔 해준다.
물론 라울은 숫자안에서 행복했겠지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계획한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지만,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고, 비오고 눈보라가 치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것 까지 계획해서 짜놓은 시간표는 없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우리에게 우리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되짚어 생각해보고, 그 중요한 부분을 지키고 아끼며 살아가는데 있어 어떠한 자세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게끔 해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