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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시그널 2
이인희 지음, 김은희 소설 / 클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시그널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섭외했던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어쩜 그렇게 적절하게 배역진들을 섭외했는지 난 그것도 궁금하다.
드라마가 시작되기전에 배역진들이 소개되면 어떨때는 잘못된 섭외 아냐? 하고 흥분할때도 더러 있다. 그렇지만 그런 흥분을 제대로 꺾어주는
경우를 왕왕 봤기에.
이 배역진들은 그 누구도 딴지를 걸수 없을만큼 퍼펙트한 조합이 아니었나 싶다.
잔머리라고는 굴릴줄 모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후배에게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모른채 오롯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만 최선을 다했던
이재한 형사. 그는 올곧았다. 그랬기에 어쩜 빨리 꽃이 질수 밖에 없었는지도. 어떨때는 이런 강직한 사람들이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조금은
유연성을 보이며 좀더 길게 우리곁에 있어줘야 하지 않나 하는 욕심을 갖게 할때도 있지만 결코 타협할줄 모르고 직진만을 인생모토로 삼았던
이재한.
그는 자신이 잡은 나쁜 놈들도 빽을 들이대며 요리저리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봤었기에, 무전기에 대고 미래에는 다르냐고, 돈없고 빽없는 사람도
살만한 세상이냐고 물었던 것이 아닐까?
그런 강직한 남자를 좋아했던 차수현. 그녀는 15년전 말도 없이 사라졌던 자신의 첫사랑 남자에 대한 그리움을 평생 끌어안고 살았다.
그랬기에 그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시계집을 시계 고친다는 명분하에 방문하여 아버지의 건강을 비롯한 일상사를 살폈던 것이 아닐까?
장기미제사건팀의 팀장을 맡은 그녀는 이재한만큼이나 강직했다. 남탓을 하거나, 남에게 미루는 성미가 아니었기에 더 힘들었을것이다.
2권에는 홍원동 연쇄살인사건, 인주 여고생 성폭행사건, 이재한 실종사건이 나온다.
난 이중에서 드라마로 볼때도 그랬지만 흥분했고, 너무나도 안타깝고, 좌절스러웠던 내용이 인주여고생 성폭행사건이었다. 도대체 뒷배경없고,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은 그냥 도구화될수 밖에 없는 것인지. 조금만 눈엣가시처럼 되어도 그들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질수밖에 없는것인지. 왜
정직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사람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지 마냥 답답하기만 했던 내용이 아닐까 싶다.
돈 없고 빽 없고 힘이 없어서 누명을 써야 했던 선우. 그 사건으로 한가정이 파탄났고, 몰매를 맞아가며 피를 흘려야했었다. 거기에 박해영이
있다. 그는 자신이 철저하게 믿었고, 의지했던 형의 죽음을 봐야했고, 그 죽음뒤에 숨긴 진실을 어떻게든 파헤쳐야만 했다.
너무나도 절실했기에 마침내는 진실을 목도하게 됐지만... 그렇다고 하여 박해영의 상처가 아픔이 가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더
안쓰럽고 안타까웠던 것 같다.
너무나도 재미나게 술술 잘 읽혔고, 몇번이고 뒤적이게 될 것 같고, 읽을때마다 영상미와 필력때문에 작가를 존경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