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그랜트도 모르면서
루시 사이크스.조 피아자 지음, 이수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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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참 많은 것을 상상하게 했고, 또 많은 것을 깨우치게 했던 내용이 담겨 있다.

세상은 급변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다들 그런다. 이런 변화에 둔감하면 뒤처진다고. 물살을 잘 타야 하고, 세태를 잘 파악하고 항상 신문화와 새로운 기계에 대해 적극적인 면을 보이라고.

그렇지만 의욕과 열정이 있다고 하여 다 따라할수는 없다.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자연의 순리이고 법칙이다. 물론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나이대비 더 잘할수 있다. 그렇지만 그게 모든 경우에 적용되지 않음을 알기에 괜시리 씁쓸해지기도 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결코 흉이 아닌데. 우리는 자칫 박자를 놓치게 되면 시대를 모르는 퇴물 취급 당하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이 그렇다. 그녀는 잘나가는 패션지의 편집장이다. 그리고 잘나가는 남편에, 두아이의 엄마로 정말 멋지게 나이를 먹고 있는 여자였다. 그렇지만 유방암 수술후 6개월 병가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왔더니 그 6개월사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있다.

자신의 어시스턴트였던 여자가 회사내에서 엄청난 파워를 휘두르며 쭉쭉 나가고 있었다. 나이든 직원들을 잘라낸것은 물론이고, 이번에는 감히 자신의 사수였던 이머진에게 칼을 들이대려 한다. 이머진이 가지고 있는 핵심소스를 다 빼낸후 쫓아낼 작정을 한 것이다.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그만큼의 노력과 열정을 투자하여 성과를 낸 점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어디서든 인간으로써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도리와 예의와 상도가 있지 않을까?

이브는 그게 없었다. 그랬기에 아마 길게 못가고 흔들릴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마냥 새롭고 신기한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나이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민첩성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역으로 그게 없는대신 나이든 사람들은 경력에 걸맞는 유연함과 대처능력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이머진은 어쩜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것이다. 기계치에 가까운 그녀가 하루종일 최신기술과 친해져보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마냥 안쓰러웠다.

 

이책은 우리에게 이세상은 제아무리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혼자서는 살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가르쳐준다. 그리고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느끼게끔 한다. 첫술에 배부를수 없듯이 버벅대는 신입시절이 있었고, 눈물 쏙 빠지게 혼나고 배웠기에 잊혀지지 않는 노하우를 획득했다는 것을 되새겨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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