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매, 오래 살아..."

 

친구의 가족은, 친구와 친구의 엄마, 딱 둘이다.

그런 가족 구성일 수도 있지, 하면서 별 생각이 없었다.

나 역시도 형제가 있지만, 엄마와 나 둘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온 시간이 길었으므로...

 

친구와 얘기를 하다가 저런 말을 들었다.

친구는, 살갑게는 아니지만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은 크고

그러다가 문득 생각나면 저런 말을 한다고 했다. 엄마, 오래 살아...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나도 그 친구처럼 가끔 엄마에게 하는 말, 습관 같은 말이었다.

뭐가 다른가 싶은 생각에 별 감각이 없었는데,

이어지는 친구의 말에 덜컥 눈물이 나고 말았다.

세상에 가족은 엄마와 자기 둘뿐인데, 엄마가 죽으면 자기는 고아가 된다고...

 

나는 달랐던가? 아니잖아.

평소에 엄마 꼬랑지처럼 따라다니는 것도, 입밖으로 꺼내지 못한 저런 말 때문이잖아.

엄마, 오래 살아. 엄마 없으면 나는 혼자잖아.

 

부모가 사라지는 순간 고아가 되는 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일인데,

언젠가 겪을 일이라는 걸 모르지는 않았는데,

왜 그 말이 그렇게 심장을 '쿵'하게 만들었는지.

 

잊고 지내고 싶은 울음을 터트리게 만드는 말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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