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청혼
전은정 지음 / 청어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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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넌?! 『발칙한 청혼』

 

 

사람을 보는 기준, 특히 이성을 보는 기준이 다양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발칙한 청혼』의 여주인공 해진은 대놓고 외모라고 한다. “미남이시여, 나와 결혼해 주세요!” 남자를 보는, 선택하는 기준 1순위가 잘생긴 남자란다. 숨기려고 해도 진심은 튀어나오기 마련. 많은 계획을 뒤로하고 지금 그녀가 선택해야만 하는 건 누가 자기와 결혼해줄 것이냐 하는 것. 그래서 여러 후보를 두고 고민하다 청혼을 하러 간다. 냉미남이라 불리는 정강현에게.

 

감히 누굴?! 어림없지. 결혼 따위가 뭐라고... 이렇게 생각했던 강현에게 해진은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아니지. 그녀가 강현에게 거절당한 청혼을 뒤로하고, 마음 탁탁 털어 내고 2번 후보에게 청혼하러 가는 길을 강현이 막는다. “너, 우리 영감이랑 무슨 거래 했지?” 아무리 생각해도 할아버지가 이런 통첩을 날릴 수가 없다. 분명 뭔가 있다. 외모로 남자를 고르는 해진이란 맹한 여자와 할아버지 사이의 뭔가를 찾아야 한다. 어찌 됐건 지금 그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하나. 그녀와 결혼하는 것. 이 결혼은 어디로 갈 것이냐, 산? 바다? 어쩜 하늘의 구름 속으로 갈지도...

 

소개글을 보고, 그녀의 청혼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했는데 당연한 순서처럼 강현은 해진과 결혼한다. 그 과정이 좀 어이없지만 뭐, 두 주인공이 그렇게라도 만나서 알콩달콩할 거라니까, 끝이 좋으면 그냥 좋은 것. ^^

 

시작이 경쾌했다. 물론 이 소설은 로맨스이니 두 사람의 사랑이 어떻게 펼쳐지느냐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외모로 선택한 남자,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한 여자가 결혼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내가 궁금했던 건 로맨스 외에 작용하는 두 사람, 특히 여주인공 해진의 배경이다. 처음 프롤로그 세 편을 잘 읽고 넘어가야 이야기의 전개가 또렷하게 보이는데, 이 부분에서 이 소설이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지금 이 자리의 너는 누구니?’라고 묻고 싶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 자리에 있는 게 누구였든 그녀가 바라는 일이 완벽하고 통쾌하게 흘러가기를 바라게 되니까. 그녀가 하고자 하는 일, 해결해야만 하는 일 앞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사람들까지 유쾌함을 끌어내고 있어서 보는 재미가 더했던 소설이다.

 

작가의 전작을 통해 만났던 분위기가 이 소설에서도 약간 느껴진다. 시대물과 현대물이라는 차이만 조금 있을 뿐이니, 재밌게 읽는 데 큰 무리는 없다. 로맨스소설이 아니라 한편의 추리물로 나왔더라도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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