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토요일 밤, 코감기가 심했지만 감기약은 없었고,
코막힘으로 두통이 너무 심해 두통약을 한 알 먹고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 일요일 밤이다.
꼬박 24시간이 내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 사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럴 수도 있나?... 그럴 수도 있나 보다.
일교차가 심했던 지난주에 바람을 너무 많이 맞고 돌아다녔는데 기어이 탈이 났나보다.
덕분에(?) 주말 동안 읽으려고 다짐했던 한 권의 책은 여전히 펼치지 못한 채로 방치되어 있다.
뭔가가 자꾸 어긋난다.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뭉텅이로 비틀어진 것...
신경이 곤두섰다.
그 와중에 기껏 생각한 것이, 지난주에 주문하지 못한 책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는 것... 휴...
아직 읽지 못한 <1Q84>를 오래전부터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서관에 비치된 책은 너무 지져분해서 손이 잘 안 간다. 일정 기간 동안 금방 읽을 자신도 없고... 사서 옆에 두면 조급함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은 구매하려고 한다.
구간인데도 내가 생각했던 가격만큼은 아니어서 좀 섭섭하지만, 신간이 아니라 구간이니까 고민은 덜 된다.
구매해두고 읽고 싶은 책 중의 하나는 <모비딕>이다. 고민하다가 마지막으로 두 권을 추려놓고 어떤 책으로 할까 망설이던 차에, 지인의 도움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원서로 읽을 수준이 안 되니, 그저 편하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손이 간다. 그나마도 다행이라는 생각 중...
며칠 계속 흐리고, 뿌연 바람이 앞을 가리고, 기분까지 우중충하게 만들더니
오늘 아침에는 환한 햇살이 보인다. 새벽이 밝아오는 시간도 빨라졌고...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봄이 다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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