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투박하면서도 소탈한 얘기...
그래도, 결과는 두서 없는 얘기... ^^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맥주를 마시면서, 술집에서 들려오는 응사 배경음악을 듣다가,
오래 전의 기억들을 꺼냈다.
그 친구는 응사를 안 보는 사람, 나는 유일하게 본방사수하면서 보고 싶은 드라마가 응사.
암튼, 응사 마지막 회가 방송되고 있을 시간이었고, 술집 안에는 티비가 없었고
그럼에도 응사 마지막을 못 본 안타까움조차 떠올릴 수 없었던 이유는...
우리들의 그 시간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 오빠 소식 알아?
이른 나이에 이혼한 그 친구는 어떻게 지내?
그때 우리 이랬었잖아...
많은 말들이 오고 갔지만, 그래도 피부로 체험한 것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지금 우리가 서로의 주름을 걱정하며,
짧게 잘린 머리카락으로 어려보인다는 말을 주고 받으며,
그 친구의 엄마까지 합석해서 함께 맥주잔을 기울이며,
지나간 시간을 포함해서 지금의 현실을 함께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은...
시간이 만들어낸 결과물...
시간이 흐르니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더라...
우리가 이해 못했던 그 시간을, 지금 이렇게 알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
우리는 나이를 먹었고, 늙었고, 조금씩 보이는 새치를 가리려 염색을 하고,
그래도 아직은 어려 보여, 라며 웃기도 하는...
각자의 슬픔을 뒤로 하고, 웃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
다행스러우면서도 어른을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건,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만큼 당황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그냥, 알아지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겠거니...
그런데, 나정이 남편은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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