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해지기 힘든 사람 중의 한 명이 택배기사님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택배 이용하면서 불친절한 기사님도 많이 봤고

택배 기사님이 자주 바뀌고 있는 것도 경험했던 터라,

별 다른 기대감이 없는 대상 중의 한 명이 택배기사님이다...

 

거의 1년 전부터 오고 계시는 00택배 기사님.

그동안 택배 이용하면서 이 정도의 친절도 보여주시는 기사님 처음 봤다.

속된 말로, 아직 처음이니까 저 정도의 친절을 보여주는 거다, 잘 몰라서 그런다, 시간 좀 지나면 다른 기사님들처럼 불친절하고 맘대로 배송 건너 뛰고 배짱 내밀 거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나 보다. 1년이란 시간동안 한결 같다.

보통 내가 정한 선이 1년이다. 1년 동안 그 친절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아니네...

 

늦더라도 항상 물건 갖다 주시고

미리 전화해서 다른 곳에 맡겨 달라고 하면 귀찮은 기색 없이 꼭 웃으면서 대답해주시고,

부재중이라고 아무 곳에나 놓고 그냥 가지 않고 꼭 전화로 말해주신다.

그까짓 전화 한통? 아니다. 바쁜데 그 정도의 배려는 정말 큰 일이다.

그래서일까, 엄마나 나나 그분께는 항상 친절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더운 여름에는 냉장고에서 시원한 캔커피를 꺼내 드리기도 하고,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두유 건네기도 한다.

마음이 예뻐서 저절로 뭐라도 하나 드리고 싶은 거다.

그분은 배송하시는 일이 직업이고 당연히 해야할 일이겠지만,

나는 받는 일을 여러 해 경험하다 보니 받으면서도 아쉬운 입장이 되고는 한다.

이런 소소한 마음 역시, 주고 받는 것인가 보다.

 

오늘도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배송 오시더니 크리스마스 잘 지내라는 인사를 먼저 하신다.

나도 모르게 한 손을 들고 흔들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했다.

그러니까 막 웃으시면서 "메리 크리스마스~!"하고 운전석에 오른다.

 

생각해 보니 우리(?)는 친한 친구처럼, 아이들처럼 인사를 했다.

존칭이 아닌 그냥 인사. 아, 그랬구나... 그래도 괜찮은 사이였구나...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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