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졌다! 사계절 그림책
서현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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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다 자란 어른인 저는, 지금도 키가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많이 웃음 ^^) 다 자라다 못해 이제는 늙어가면서 오히려 키가 줄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실제로 저희 엄마가 나이 드시고 키가 줄었어요.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이 들면서 대부분은 키가 약간씩 줄어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자세 변형이나 뼈 같은 곳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나이가 되면 그럴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저는 지금 5cm정도만 더 자라서 아주 얇은 플랫슈즈를 신고 윗동네의 공기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거든요. 음, 제 키가 지금 164cm 정도 되는데 살짝 아쉬워요. (일단 다이어트부터 좀 하고. ^^)

그런데
저 말고도 키가 크고 싶은 아이가 있군요. 오호~

우리의 주인공은 키가 크고 싶어 합니다. 누군 안 그렇겠어요. 키가 훌~쩍 크고 싶죠. 요즘 아이들은 생각보다 이른 나이게 키에 대해 고민을 한다고 합니다. 보통 생각하기에 사춘기 때나 하는 고민이 아닐까 싶은데 초등 저학년, 혹은 초등 입학 전에도 또래 친구들보다 키가 작으면 아이들만의 고민도 시작된다고 합니다. 언제부터 키가 우리 인생에 이렇게 중요한 문제였던지, 어휴. 이 어린 아이들까지 이른 나이부터 키 고민에 합류하게 되는군요.

그래서

우리의 주인공은 키가 크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키가 크기 위한 노력은 엄청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먹고, 열심히 운동하고, 시간을 지켜 잠을 잡니다. 오직 키가 크기 위한 바람으로요. “얼른 크면 좋겠어요!!”

어~ 어~ 정말 커졌어요!

나무가 햇빛을 쐬고 비를 맞고 무럭무럭 자라듯이 열심히 먹고 운동하고 했더니 비를 맞고 자라는 나무처럼 쑥~! 쑥~! 커졌어요! 너무 신나요~ 사람들이 개미만 해 보여요. 위에서 내려다보는 기분 정말 신기하군요.

키가 크니까 배도 빨리 고프고 먹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요. 그래서 많이 먹었어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먹었죠. 먼지, 쓰레기, 음식, 꽃과 나무, 건물, 자동차 할 것 없이 입안으로 몰아넣고 뱃속을 채웠지요. 그래서 지구를 뚫고 우주까지 휩쓸 정도로 커져버렸어요! 슈우우욱! 그러다가, 친구들과 부모님이 살고 있는 지구까지 삼켜버렸어요. @@

우욱! 퉤, 퉤, 퉤!
신기하게도 다 뱉어냈더니, 다시 작아졌어요. 아, 아, 다시 작아졌네? 어떡하지?

키가 크고 싶은 아이가 참 아이다운 발상으로 키가 커지는 모험을 즐기는 이야기입니다. 엉뚱해서 웃음도 나고, 그만큼 키에 대한 고민이 심각한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식물이 자라듯 사람도 그렇게 자랄 수 있다는 발상으로 아이는 ‘키 크기’ 모험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죠. 그런데 마지막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다시 작아졌지만, 그래도 그 전보다 큰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 이렇게도 키가 클 수 있구나 싶은 마음에 우주까지 키가 자란 아이의 상상력에 기발함이 보이고, 모든 것을 집어삼켜 신체의 상태를 유지하는 생존력에 눈이 크게 떠지고, 결국 우리가 살던 지구까지 삼켜버린 아이가 다시 뱉어내는 모습에서는 원칙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무리수를 두어 지구까지 삼키는 것은 안 될 일이니까요.

아이의 엉뚱함 때문에 웃음이 많이 났지만,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에 대한 그 상상력은 충분히 차고 넘치게 기발했습니다. 그렇게 자랄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아이다운 모습과 생각에 더 들어주고 싶어지는 이야기입니다.

키가 크고 싶은 것은 어린 아이나 자라는 학생들이나 이미 어른이 된 우리도 바라고 있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미 어른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 키가 자라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 자랐다는 것을요. ^^ 키가 커야겠다는 스트레스에 가까운 고민들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는 것이 키가 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또 한 번 말해주고 싶어지네요. 하루 세끼 제 시간에 밥을 먹고, 규칙적인 운동과 활동을 하고, 자야할 시간에는 잠을 자고 하는 것들이 가장 기본이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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