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때문에 켜놓은 음악소리가 잘 안 들린다.
이른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하루 종일 계속 내리고 있는 중...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상태에서 내리다 보니 더 추운 듯하다.
긴팔 옷으로 갈아입고, 얇은 카디건을 어깨에 걸치고 있다.
시간의 흐름을, 계절의 변화를 즉각 알아채는 건, 몸이다.
으슬으슬 몸살과 며칠째 계속되는 두통에 눈에 열이 몰린다.
실비아 플라스의 시집을 샀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벨자>의 구매는 조금 뒤로 미룬다.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세세한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다만, 오븐에 머리를 넣고 죽었다는 그녀의 모습을 내내 그리면서 읽었던 소설이라는 느낌은 남아 있다. 그런 그녀가 쓴 시들이 한권의 책으로 담겨 있다니 궁금하기도 하면서, 왠지 모를 그 우울함에 중독되고 싶어서 구매했다. 이유가 좀 우습긴 하지만, 사실인 걸...
조금은 위험해 보이던 그녀의 순간들이 모두 시로 표현되었을 것만 같다.
지난 5월, 출간되었던 <L's Bravo Viewtiful> Part 1.
그리고 이번에 나온 두 번째 사진에세이 <L's Bravo Viewtiful> 시리즈 Part 2다.
이상하게도 처음 나왔던 책보다 두 번째 출간된 이 책이 더 눈에 들어온다.
가수, 그것도 아이돌이라 불리는 이의 사진과 글이라니...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책인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며칠이다.
윤대녕의 책이 계속 나오고 있다.
개정판도 나오고 신간도 나오고... 사실, 내가 기다리는 책은 따로 있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곧 만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좋아서 자꾸 그의 출간작들의 제목을 눈에 담는다.
표지도 깔끔하게 나와서 눈이 시원하다.
한 권의 책을 한 번만 읽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두 번이나 읽고 있다.
나에게만 보이지 않는 행간의 뭔가를 자꾸 찾아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눈이 빠져라 보고 있다.
그걸 찾아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
그래서 많이 답답함...
그래서 다른 책만 더 뒤적이고 있고...
그래서 장바구니만 가득 채우고 있고...
이미 구입한 것도 있다...
그럼 답답함이 좀 가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