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새벽 6시쯤,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며칠 동안 내린 눈이 쌓였고, 눈을 쓸기도 전에 사람들이 밟고 다녀서 도로는 빙판이 되었더라. 그 위에 다시 내리는 눈이 쌓였고...
그 추운 새벽에 할 일도 없었는데 밖으로 나가다가, 맨발로 신은 슬리퍼가 미끄러졌고 그 단단한 빙판에 넘어졌다. 너무 아팠고, 너무 추웠기에 벌떡 일어나 후다닥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냥 한번 넘어진 것으로만 생각하고, 아픔도 크게 느끼지 못했기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제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기에 이상해서 거울을 보니 가관이다. 오른쪽 팔과 엉덩이, 다리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그때서야 그 멍이 있는 자리가 부어올라 아팠던 거였다. 아, 정말 이 시원찮을 몸뚱이 같으니라고!!
웬만해서는 병원 안 가려고 했는데, 정말 참을 수가 없어서 집 앞의 한의원에 갔다. 근데 정말 어르신 환자분들 너무 많더라. 나처럼 넘어져 오신 분도 계셨는데, 그분은 팔에 깁스까지 하고 오셔서는, 정말 내가 아프다는 말이 쏙 들어갈 정도였다.
침을 맞으려고 자리를 잡고 누웠는데, 선생님이 다치게 된 경위를 묻더니, 피식 웃으신다. 그 와중에 궁금해서 물어보고 있는 나.
“선생님, 멍이 들었는데 침 맞으면 더 빨리 나아요?”
“(완전 피식~) 그럼요. 침 맞으면 그래도 좀 낫죠.”
처음에는 팔에만 침을 맞으려 했는데, 선생님의 대답을 듣고 슬그머니 바지를 걷어 올렸다.
“종아리도 무지 아파요...”
“(씨익~)......”
솔직히, 길 가다 넘어졌다거나, 눈길에 미끄러졌다는 얘기들을 뉴스에서나 봤었는데, 거의 한 달을 사이에 두고 내가 두 번의 경험을 하고 보니 알겠더라. 길 가다 넘어질 수도 있고, 눈길에 미끄러지면 정말 아프다는 것도 정말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거...
책을 읽는 안 좋은 습관인 줄 아는데, 나는 엎드려서 혹은 방바닥에서 뒹굴면서 책을 읽는 경우가 많다. 새해 초부터 책 못 읽었다. 엎드리면 팔이 아프고,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아프고, 뒹구는 것은 더더욱 못하고... 그래서 입맛만 다시면서 책만 이렇게 장바구니에 담아내고 있다. 빨리, 읽고 싶어...
꼬마 니콜라 리미티드 스페셜 에디션 - 초도 한정 하드 케이스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꼬마 니콜라 시리즈였는데, 이렇게 이쁜 포장을 하고 다시 나왔다.
그것도 "한정판"
아직 만나지 못한 아이들에게 - 어른들에게도 좋고 - 더 없이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방학을 맞이해서 이 추위를 견디면서 심심해 할 수도 있는, 곧 다가올 명절에 올 조카를 위해 골라본다. 꼬마 니콜라 도서 특유의 빨강 표지가 어딜 가나 눈에 들어와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책이었는데, 튼튼한 케이스에 담겨 있으니 더 뽀대난다.
말할 수 없이 유쾌했던 하루키 에세이 시리즈도 이렇게 패밀리처럼 묶어서 다시 나타났다. 기존에 다 만나지 못했다면 이번에 마련한 절호의 기회~!! 너무 심심한 이야기인가 싶으면서도 하루키 특유의 일상이 보이는 듯해서 웃으면서 읽을 수 있다.
언제 만나도 새로운 <어린 왕자>와 작년에 한참 귀에 익숙했던 음악들로 다시 찾아왔던 응칠이...
일러스트로 함께 만나는 이방인까지...
너무나도 유명한 피터래빗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즐겁게 들려올 것 같다. 애들 방학이라서 그런지 때 맞추어 나타난 것이 더 반갑기도 했지만, 너무 유명해서 캐릭터만 알았지 제대로 그 이야기를 즐겨보지는 못한 듯... 이번 기회에 조카에게 선물하기 전에 내가 먼저 살펴봐야지... ^^
인생학교 시리즈...
처음에는 부제만 보고 이것들이 무엇인고 했는데, 시리즈였다.
좀 특이한 듯 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을 듯한 기대감에 이 시리즈가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 책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