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꼭 고민하다가 그냥 나가면 비를 맞는다.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씩 그러면
그 다음에 나갈 때 우산을 챙기면 되는 일인데도 늘 그렇게 그냥 나가서 비를 맞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 나쁜 버릇은 실력을 발휘했다.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추위에 손을 호호 불면서도 굳이 커피 한잔을 테익아웃해서 손에 들고...
비를 피한다고 들어갔던 곳이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이 작은 동네에 남아있는 작은 서점이다...
언제 문닫을지 몰라 안타까운 마음... (얼마 전에 이곳의 서점 한 군데가 문을 닫았기에...)

불과 일주일 전에 미친듯이 질러댔던 책이 도착한지 하루도 안 되어 쌓여있던 책탑을 잊었다.
책을 잠깐 보고 포만감을 느꼈던 것은 아주 잠깐이었던 것처럼... 겨울이어서 그런가, 월동준비 하라고 그런가...
다 구입하지는 못해도 새로이 나오는 책들이 그저 반갑다.


먹는 것, 마시는 것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사람의 특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포만감이 불러오는 것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서서 안정적인 사고를 하게 만들기도 하니까... 위로 받을 수 있는 게 그 어떤 것이라도 필요한 순간이라면 그저 만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 책들을...
김태형의 신간 <이름이 없는 너를 부를 수 없는 나는>을 달랑 한권 주문해놓고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다. 제작사고로 예정보다 더 늦게 온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허전했지만, 괜찮다. 이 책 역시 만나게 될 테니까.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보고 바로 느꼈다. 바로 이거야~! 제목이 불러오는 그 느낌에 할 말을 잃었다. 어서 빨리 펼쳐보고 싶어진다. <우리가 사랑 앞에 놓을 수 있는 것> 이 책은 두 명의 저자가 들려줄 그 감성에 나도 같이 끼고 싶어서 골라본다. 푸른빛의 표지와 제목, 길 위에서 만나 떠난 여행이라니 어떨런지...


요즘 내가 많이 눈여겨 보고 구입하는 책들 중의 한 가지는 '죽음'에 관련된 책들이 많다. 죽음이나 고통에 관련된 책들을 하나씩 만나보게 되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우울해진다. 나도 모르게 그런 책들에 눈길이 간다. 그런 이상한 끌림은 싫지만, 궁금함과 함께 더 깊게 파고들어보고 싶어지는 주제다.
그리고, 가끔 골라보는 살림지식총서. 작은 사이즈의 책에 내용은 가득하다. 나처럼 인문이 어려운 사람에게 한권씩 만나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에 신간을 담아본다.









다음달에 만나게 될 조카들을 위해 그림책 몇 권 더 골랐다. 조카들이 많고 연령대가 비슷하다 보니 또래의 아이들이 읽어가는 책들이 같은 눈높이로 보아진다. 아직은 나도 잘 모르는 책들이 많지만, 신간 그림책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조카들 생각이 나서 저절로 장바구니에 담는다. 미리미리 몇 권씩 사두고, 만나면 즐겁게 읽어줘야지 한다. ^^


가끔 나도 모르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느낄 때가 이런 때다. 어른들 말씀이 땅 밟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점점 귀에 담게 될 때... 한옥이나 자연과 관련된 것들이 귀에 조금씩 담아질 때는, 저절로 나이 들어감을 실감하게 된다. 완전한 관심사는 아니어도 점점 나와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게 될 때...
이렇게 나이들어가는 건가... 싶다.



 그리고 몇 권 더...
우석훈의 소설이라서 더 궁금한 <모피아>, 의외로 나의 눈길을 사로 잡은 <친밀한 살인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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