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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메이드 2 - 하우스메이드의 비밀
프리다 맥파든 지음, 황성연 옮김 / 북플라자 / 2025년 4월
평점 :
어디나 비슷한 걸까. 전과를 가진 사람을 편견 없이 봐주는 사람이 거의 없는 듯하다. 1편에서 불행한 한 여자를 도우며 자신의 재능(?)을 뽐냈던 밀리. 밀리의 팔자가 뭔가 달라졌을 것 같은 기대감으로 2권을 펼쳤다. 하지만 밀리의 전과는 여전히 그녀의 직업 구하기에 발목을 잡았다. 웬만한 직장을 구하기 어려웠다. 신원조회가 필요한 일은 아예 지원서조차 넣기 힘들었다. 구직 사이트에 자기 이력을 등록하고 누군가에게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는 일이, 신원조회가 필요하지 않은 조건으로 누군가 자기를 선택해 주기를 기다리는 일이 계속됐다. 한 달 월세를 걱정하며 지내기를 이어가고 있었던 거다. 그나마 좋은 소식은 그녀가 사회복지를 전공하며 학업을 이어가고 있었고, 자기가 옳다고 믿으며 구해줬던 여성들의 입소문과 그녀의 전공이 결합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성과가 있었다. 그래도 그녀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게 현실이기도 했다.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날들에 행운처럼 밀리에게 새로운 고용주가 나타났다. 뉴욕 맨해튼, 부자 동네의 펜트하우스에서 코인스탁의 CEO 더글러스가 그의 아내 웬디를 위해서 집안일 해줄 사람을 찾던 것. 재산이며 외모, 아내를 사랑하는 다정함까지, 더글러스는 나무랄 게 없는 남자였다. 하지만 밀리가 그의 집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에도 한동안 그의 아내 웬디를 보지 못했다. 웬디는 몸이 좋지 않아서 2층의 손님 방에서 쉬고 있다며, 그 방에 접근하지 말라는 더글러스의 주문이 있었다. 처음에는 정말 웬디가 아픈 줄 알았는데, 이 집에서 일하는 동안 밀리는 이 부부의 드러나지 않는 생활을 보게 된다. 곧 웬디의 구조요청 신호를 알아챈 밀리는 기꺼이 웬디를 돕기로 한다. 그동안 밀리가 몇 명의 여자를 구해왔듯이, 이번에도 그래야만 했다. 웬디를 이 지옥에서 꺼내줘야만 했다.
1편과 달라진 게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밀리와 한 팀을 이뤄 활약했던 엔조의 소식은 없었고, 밀리는 썩 괜찮은 조건의 변호사 브록과 연인이 되어 있었다. 두 사람의 접점이 어디였을까 궁금할 사이도 없이, 밀리의 미래가 환하게 밝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두 사람의 연애를 지켜보게 된다. 살인 전과가 있는 여자와 변호사의 만남이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의아하기도 했지만, 뭐 만나면 안 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어쨌든, 브록은 밀리와 빨리 같이 살고 싶어 했고, 밀리는 자기의 비밀을 아직 브록에게 말하지 못한 것을 괴로워한다. 자기에게 살인 전과가 있다고 브록에게 말해야 하는데, 적당한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그가 지금처럼 밀리와의 미래를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전에 말해야 했다. 그녀에 관해 다 알고 나서도 그녀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변함이 없다면, 그때는 브록과의 먼 훗날까지 그려봐도 좋으리라.
밀리의 용기가 많은 여성을 구해줬듯이, 그녀는 보이는 그대로 마음이 정하는 대로 움직였다. 대책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죽음에 가까이 닿아 있는 여성들의 손을 잡아주었다. 웬디를 보면서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녀를 더글러스에게서 구해내지 않으면 밀리 역시 그 펜트하우스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동안 해왔던 대로, 한 생명을 구하는 마음으로 해냈다. 웬디를, 구해냈다.
그동안 나는 수많은 여성들을 도왔다. 항상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았지만, 나는 항상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여성들이 내게 도움을 요청할 때면 나는 망설임 없이 손을 내밀었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391페이지)
이번에도 밀리의 선택은 기대했던 결과를 낳았을까? 이렇게 밀리의 활약을 보여주는 시리즈가 계속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1편을 끝냈고, 2편의 흐름을 보면서 의문이 들었다. 밀리의 선한(?) 의도가 전해지면 좋은데, 누군가는 사람의 선한 의도를 이용하려고 들기도 한다는 게 씁쓸하더라. 죽어야만 끝나는 일이 있다. 나는 밀리가 구해준 여성들이 이런 생각을 자주 한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어떤 고통 앞에서, 내 의지와 노력으로 그 고통을 벗어날 수 없다면, 결국 내가 죽음으로써 그 고통도 끝날 테니까. 그래서 자기가 죽는 어느 날을 상상하며 버티고 있던 건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녀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듯 도움을 주었던 밀리의 진심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의미로 다가가지 못했음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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