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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동산의 미래
김형일.이보람.장용섭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5월
평점 :
몇 년 전 대구 일대에 주택 공급이 대거 늘어나며 과연 현지의 수요나 경제력, 경기 활성화 정도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쟁이 크게 일었더랬습니다. 저자도 서문(p5)에서 2008년의 미분양 사태를 환기하며 다시 그때가 되풀이되는 건 아닌지 우려합니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낙관적인 분 같습니다.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상승과 조정을 거치며 우상향합니다." 모든 전문가들이 시장을 이렇게 보는 건 아닙니다. 인구 감소, 1인 가구 증가, 만성적인 경기 침체 때문에 파국이 멀지 않았다고 10년 전에 단언한 사람도 있었고 저도 독후감을 쓴 적 있습니다. 그 예언은 우리 모두가 다 보았듯 정반대로 반박되었고 손해를 본 이들의 원성도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이며,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여튼 장기 우상향이라니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을 때 들어가면 되는 걸까요? 부동산뿐 아니라 모든 자산이 그렇지만 어디가 저점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저자는 2008년 대구 달서구의 사례를 들며, 미분양 처리를 위해 할인가로 물량을 풀고, 이로 인해 기 입주 세대와의 갈등이 크게 빚어졌다고 합니다. 이건 대구만의 사례가 아니며 수도권 곳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었습니다. 지금은 PF 자체를 정부에서 틀어막다시피하기 때문에 미분양 사태가 뉴스에서 거론이 안 된다뿐입니다. 공급이 늘고 수요가 줄면 가격이 내려가는 건 시장의 원리이지만 한국 부동산은 독특한 성격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공실이 있어도 가격을 내려 세입자를 들이지는 않는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부동산의 미래를 알려면 먼저 그 지역의 고유한 특징, 지난 사정, 거주민의 인구학적 개성, 기 설치된 시설이나 인프라, 지형 등 여러 조건들을 먼저 들여다봐야 합니다. p19 이하에서는 대구의 강남이라는 수성구의 사정을 자세히 분석합니다. 읽으면서 정말 감탄했는데, 물론 저자분이 대구 분이고 실제 거주자니까 가능했겠지만 다른 도시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이런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인터넷을 꼼꼼하게 서치하면 정보 입수는 어느 정도는 가능합니다만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어떤 관점과 체계 안에서 살펴 보는 건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이어서 중구(인구밀도), 서구(재개발 이슈), 달서구(인구 최대), 달성군(국책사업) 등을 책에서는 분석합니다.
부산, 광주 등에도 도시철도가 꽤 높은 완성도로 갖추어졌습니다만 대구에도 대체로 시내 전체를 커버하는 훌륭한 도시철도가 운행 중입니다. 인근 부산도 그렇습니다만 사실 이들 광역시 도시철도가 만성 적자에 시달린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잦은 요금인상이 단행되곤 하는데 수도권보다도 훨씬 요금이 비쌉니다. 지방 경제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살아날 줄을 모르니 인구가 줄고 이용객이 줄어드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여튼 책에서는 특히 p119 이하에서 1호선 국가산단연장 노선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지금 이 책의 목적이, 대구에 사는 분들이 과연 지금 내 집을 마련해야 하며, 한다면 어느 정도 규모에 대출은 얼마나 껴야 하고, 무엇보다 "어.디.에" 작은 규모로라도 내 집을 사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것이기에, 이런 대목을 자세히 파헤치는 것입니다.
p146 이하에서는 지산범물지구, 시지노변지구, 칠곡지구 등을 자세히 분석합니다. 특히 저는 전체 4지구에 걸쳐 있는 칠곡지구에 대한 분석과 전망 중에서, 원삼국 시대의 문화 유적이 출토된 칠곡 일대를 다룬 부분을 눈여겨 봤습니다. 원래 문화유산 근방에서는 사실... 어떤 출구가 안 보이며, 대구뿐 아니라 부산, 심지어 서울 강동구 일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사시설, 공원 등등... 본문 중 "다음을 기약한다"는 말이 더 답답하고, 모두가 같은 생각이지만 차마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 못하는 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고대역사문화특구 지정에 힘입어 어떤 다른 관광 수요를 기대할 수나 있을지... 월배신도시나 테크노폴리스(구 유가읍, 현풍읍) 등도 주의깊게 읽었습니다. 부산도 그렇고 요즘은 이런 구 농촌 지역에 대규모로 어떤 목적성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여기는 산업지구와 함께 소도시 수준의 개발이 이뤄집니다. 수성의료지구도 복합쇼핑타운까지 함께 모색되는 분위기입니다.
광역철도, 달빛철도, 도심 내 4차 순환선, 중앙고속도로 확장 등이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입니다. 무엇보다, 말도탈도 많았던 통합신공항이전사업이 어떻게 될지 역시 관건입니다. 또 대구시청 이전, 지역연고 농구단 전용 경기장 건립 등 이슈가 많습니다. 프로농구 출범 초기(25년 전) 대구동양이 그 나름 인기를 끌었던 걸 생각하면 현재는 아직 침체된 상태이며 라이온즈 야구단의 인기도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올해 조금 살아납니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역 경제, 산업의 전망, 또 미분양 상태가 어떻냐는 건데, p251 이하에 깔끔한 인포그래픽과 함께 다양한 정보가 제시되네요. 내 집 마련은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꿈인데, 다만 서두르다가 오히려 경기 침체의 타격을 먼저 맞을 수도 있으니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지혜로운 결정이 필요하겠습니다. 남들이 어떻게 한다더라 같은 대세 추종도 좋으나, 큰 욕심 내지 않고 작은 집부터 마련해서 소중하게 키워 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