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지건강 증진을 위한 두뇌 훈련 가을편 2 ㅣ 인지건강 증진을 위한 두뇌 훈련 가을편 2
탑클래스 두뇌발전소.대한치매협회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8월
평점 :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며 그 비결은 타 동물보다 용량이 크고 기능이 우수한 뇌를 지닌 데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신체의 활력이 떨어지듯 뇌 역시도 노화를 겪는 게 필연입니다. 신체 건강을 유지하고 싶을 때 운동을 하듯, 뇌의 선도를 지키려면 그에 알맞은 훈련을 통해 원하던 효과도 거두고, 그 과정에서 쾌감도 느낀다면 일석이조일 것입니다. 이 교재에는 다채롭고도 재미있는 문제가 많이 실려, 아직 두뇌 쇠퇴를 걱정할 필요를 못 느낄 세대도 이런저런 퀴즈를 풀며 어떤 성취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p6 머리말을 보면 대한치매협회 회장 조범훈 박사의 말씀이 나옵니다. 이 시리즈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주제로 맞춰 구성되었기에 앞으로도 나머지 세 시즌 편이 더 발간되겠습니다. ②라고 쓰인 건, 가을 편이 총 세 권으로 짜였는데 그 중 둘째 권이라는 뜻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책은 모두 4주차 내용으로 꾸며졌습니다. 매주마다 15개의 퀴즈가 제시되는데, 저는 이 범주 다른 교재들에서 잘 보지 못했던 내용이 많아서 좀 신기하기도 하고, 과연 나는 뇌에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이 문제들을 얼마나 풀어낼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 보기도 했습니다. 매주차 맨처음에 나오는 게 지남력 퀴즈인데 일단 지남력이라는 말 자체가 저한테는 생소했습니다. 지남력은 한자로 指南力이라 쓰며, 우리가 지남철이라고 할 때의 그 의미 그대로입니다. 어떤 소녀 캐릭터가 늦가을 패션으로 나타나 "올해는 몇 연도인가요? 당신이 태어난 연도는 언제인가요?"를 묻습니다. 어르신들이 혹시나 해서 병원을 찾아갈 때 의사선생님이 물어보곤 하시는 질문 사항과 같습니다. 저도 작년 여름 무거운 백팩을 메고 어딜 좀 다녀오다 갑자기 "오늘이 무슨 요일이었지?"라며 순간적인 지남력 상실 증상을 겪고 무척 놀랐기에 이 페이지의 체킹사항이 예사롭지만은 않았습니다.
p11에는 순서맞히기 퀴즈가 나오는데 일단 컬러가 네 개밖에 안 되기 때문에 20초 동안 이걸 외우는 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제한시간이 있다는 자체가 사실은 누구에게나 조금은 부담입니다. 만약에 교재가 바로 오른쪽에다가 바로 이어서 퀴즈를 내었다면 현저히 긴장감이 떨어졌을 텐데 페이지를 넘겨야만 문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점도 좋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잠시 딴 생각을 하다가 앞 페이지 색 배열을 홀랑 까먹어서 다시 앞을 넘겨 보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제가 다 이런데, 나이 드신 시니어들은 아마도 좀 심각하게 헷갈리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p13의 다른 그림 찾기도, 아홉 개 중에 다른 걸 하나 고르기가 생각만큼 빠르게는 안 나왔습니다. 그러니 시니어들께서도, 혹 퀴즈를 해결 못 하셨다고 해도 너무 좌절하지 마시고, 두뇌에 경각심을 준다는 정도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교재는 이 정도의 난이도는 지켜야지, 너무 물에 물 탄 듯 쉬운 문제만 나와도 훈련(?)하는 보람이 없습니다.
숨은그림찾기가 p17에 나오는데 제목은 저렇지만 왼쪽에 제시된 그림을, 오른쪽 15개나 되는 그림들 중에서 찾아내는 것입니다. 왼쪽 그림은 약간 크기가 크고, 오른쪽의 15개 보기는 그보다는 약간 작습니다. p20, p21에는 모자를 쓰고 두 팔을 벌린 허수아비 그림이 있는데 독자는 두 그림이 서로 다른 부분을 찾아 표시를 해야 합니다(두 군데). 물론 저도 직접 문제를 풀어 보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두 군데를 바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아마 독자의 90%[비 시니어 포함]은 이렇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아날로그 시계 보는 법을 학교에서 안 가르쳐서 모르기도 한다는데, p23에는 여러 시계 그림을 제시하고 몇 시인지 맞히기, 왼쪽 그림에서 30분, 45분 등이 지나면 바늘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 그려 넣게 합니다. 30분, 45분처럼 딱딱 떨어지는 시간만 나오며 10분, 20분처럼 바늘의 각도가 정확하게 안 떨어지는 시간대는 묻지 않습니다.
뇌라는 게 참 신기합니다. 보통 뇌의 가소성(可塑性)이라고도 하는데, p30을 보면 우리의 뇌는 정말로 "상상하는 대로 그것을 현실과 구분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 생리작용을 낳는다"는 말이 나옵니다. 앞에서 조범훈 박사의 추천사를 보면 용불용설이라는 말씀도 나왔는데, 머리는 쓰면 쓰는 만큼 그 성능이 좋아진다는 거죠. 이게 특별한 사람에게만 가능한 특별한 기능이 아니라, 우리들 누구에게나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p51~p52에는 명상법 6단계도 나오는데, 혹 머리를 너무 많이 써서 약간 피로감을 느꼈다면 이 방법을 통해 휴식을 주는 것도 좋겠습니다. 인쇄가 선명하고 독자를 많이 배려하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