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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캐나다 : 밴쿠버·토론토·몬트리올·퀘벡·로키 - 최고의 캐나다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2024~2025년 개정판 ㅣ 프렌즈 Friends 35
이주은.한세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프렌즈 시리즈는 이처럼 개정판이 자주 나오는 점도 좋습니다. 제가 작년(2023) 10월 하순에 최신판을 읽고 리뷰를 쓴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시 최신개정판이 나왔네요. 이 새 책도 여전히 이주은, 한세라 두 분이 집필했고 독자 입장에서 언제나처럼 만족스럽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작년 판과 비교했을 때 큰 틀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제가 작년판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책은 광대한 캐나다를 곧이곧대로(?) 커버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프렌즈 시리즈를 리뷰하면서, 이 책들은 작은 인문서 기능을 겸한다고 누누이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행서를 읽으려는 독자한테 과한 부담을 혹시 준다면 그건 또 곤란합니다. 이 캐나다 편은 노스웨스트, 유콘, 서스캐처원 등 북부 오지는 최소한도로만 다룹니다. 대신 태평양에 면한 브리티시 컬럼비아(이른바 BC), 앨버타, 온타리오, 퀘벡 등 한국인이 즐겨찾거나 널리 좋아할 만한 지역에 포커스를 두는 실용성을 뽐냅니다. 프렌즈 시리즈 중 캐나다 편은 20년도부터 출간되기 시작했는데 그때도 애틀랜틱 캐나다 편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미국도 그렇지만 캐나다도 본래 대서양에 면한 동부가 근본이죠. 게다가 한국인들도 너무 좋아하는 <빨강머리 앤>의 무대가 되기도 한 곳이 PEI인데 이 책 후반부에서 집중적으로 소개됩니다.
캐나다 편은 특히 대도시 중심으로 시원시원하게 짚어나가는 게 독자 입장에서 보기 편합니다. p130 이하에는 밴쿠버의 명물 중 크래프트비어를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는데 책에도 나오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보통 수제맥주라고 부릅니다. 한국도 흔한(또 맛도 없는) 병맥 대신 시원하고 뭔가 고소하기까지한 수제맥주를 서비스하는 펍에 사람이 더 몰리는데, 밴쿠버를 다녀온 많은 한국인들이 한결같이 이 크래프트비어 이야기를 하는 데에는 아마 이 프렌즈 캐나다판이 작은 기여라도 했을 수 있겠습니다. 5월말에 열리는 축제도 있고, 이 책에 실린 여러 유명 펍은 한 번쯤 들러볼 가치가 있겠네요.
캐나다 대도시들은 전철 노선이 깔끔하게 정돈된 편이라서 현지에서 막 헷갈리고 어쩌고 할 걱정은 적은 편입니다만 그래도 믿고 참조할 수 있는 노선도가 바로 곁에 있으면 더 좋죠. 프렌즈 시리즈는 (여행서의 기본이긴 하나) 커버하는 어느 도시이건 간에 가장 최신 사정을 반영한 노선도를 빠뜨리지 않아서 또 좋습니다. 캘거리는 계획 도시답게 구조가 단순하지만 잘못하면 방향을 그르게 잡고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저처럼 심하게 길눈이 어둡다면). p218의 깔끔한 노선도가 그런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많은 여행자들을 도와 줄 것입니다. 프린스 아일랜드라는 이름은 세계 곳곳에 있습니다만 캘거리의 저 명소는 프린시즈(Prince's) 아일랜드(Island)가 정확한 이름(p224)이며 그 명명자(namesake)도 무슨 왕족이 아니라 피터 앤서니 프린스라는 19세기 사업가입니다(프린스가, 왕자라는 뜻이 아니라 성씨입니다). 이 사람은 미국 위스콘신에까지 기반을 나중에 넓혔기에 그곳에도 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로키 산맥은 미국 중서부를 가로지르는 험한 지형입니다만 그 40% 가량의 끝자락이 캐나다에도 뻗쳐 있습니다. 그 중 유명한 곳은 밴프(Banff) 국립공원인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일 뿐더러 한국인들도 즐겨찾는 곳입니다. 이 책 p248 이하에 선명한 컬러 사진과 함께 자세히 다뤄지는데 프렌즈 시리즈는 이처럼 사진자료도 질적, 양적으로 빼어나다는 게 독자를 행복하게 합니다. 밴프 가는 길은 책 p251에 나오듯이 렌터카를 사용할 경우 밴쿠버, 캘거리 두 방면에서 다 가능한데 개인적으로는 밴쿠버 발(發)이 훨씬 편했던 기억입니다. 잘 이용들 않지만 버스나 기차편도 잘 마련되었는데 역시 책에 설명이 잘 나옵니다. 이 책은 타 여행서에 비해 이 밴프 국립공원(과 인접 다른 국립공원들)이 다각도로 잘 소개된 점을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
캐나다의 국기(國技) 하면 또 아이스하키입니다. p348에는 토론토의 명소 중 하나인 하키 명예의 전당이 나오는데, 그저 이런저런 선수 개인 기록이나 팀 연혁만 나오는 게 아니라 아이스하키 초보자들도 절로 그 매력에 푹 빠지게끔 종목 자체에 대한 입체적 안내가 갖춰진 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장점이죠. p350에는 세인트제임스 성당이 나오는데 원래 St. James Cathedral이라고 하면 미국 플로리다 올란도, 태평양에 면한 시애틀, 시카고, 심지어 뉴욕의 브루클린에도 있습니다. 이들 중 어떤 곳은 로마 가톨릭 대성당이며 어떤 곳은 에피스코펄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캐나다 토론토의 성제임스는 영국 국교회 소속입니다.
한국에도 사파리 투어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물론 용인 에버랜드가 그곳이며 생각보다 역사도 오래되었습니다. 캐나다와 사파리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토론토는 의외로 없는 게 없는 도시이며 용인에버랜드와 비슷한 시기에 개설된 Toronto Zoo(p364)가 관광객들을 기다립니다. 그런가하면 맛집도 의외로 많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p368에 나오는 트라토리아 네르보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p380에 나오듯 토론토에서 120km 정도 이동하면 나이아가라 폭포에 닿을 수 있는데, 클리프턴 힐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p393)입니다.
세인트로렌스 강은 18, 19세기 미국이나 캐나다 양국에게 매우 중요한 수운(水運) 지형이었습니다. 이 강에 천 개의 섬들이 떠 있다고 해서 이름도 사우전드 아일랜드(Thousand Islands)인데, p425를 보면 이곳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으로 크루즈, 헬기 투어, 전망대 등이 소개되네요. 많은 이들이 헷갈리지만 캐나다의 수도는 인구 백만의 오타와입니다. 외인들이 재미없다며 간과하지만 사실 오타와도 어트랙션이 풍부한 도시이며 두 분 전문가가 속속들이 잘도 그 매력을 짚어냈습니다. 캐나다 자체만큼이나 매력적이고 예쁜 책이라는 말로 리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