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에세이 - 남성현 교수와 함께 읽는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한 안내서
남성현 지음 / 해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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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우리 인류에게 큰 도전 중의 하나입니다. 인간은 물론 적응 능력이 매우 뛰어난 동물이며, 도구를 사용하는 특유의 개성을 발휘하여 온대, 냉대, 열대, 건조 등 어디에서도 시설을 짓고 정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백 년 동안 적응해 온 패턴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최근 몇 년처럼 갑자기 기후가 변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는 건강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해안선이 상승하면 저지대에 거주하던 섬 주민들, 또는 강변에 상업 터전을 일구고 살던 이들은 머지 않은 장래에 큰 손해를 보고 어딘가로 이주해야만 합니다. 

*해냄출판사에서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기후변화라는 게 태양 주변을 주기적으로 운행하는 지구라는 행성의 필연적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으나, 지표면의 지배적인 종(種)인 우리 인간이 뭔가 잘못된 삶을 산 결과라면, 그건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우리 인간이 바로잡아야만 합니다. 그것이 우리와 같은 공간을 나눠 사는 다른 동물들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우리 인간, 그 중에서도 미래 세대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남성현 박사께서 저술하신 이 책은, 지구과학이나 기상 현상을 어려워하는 청소년들에게 읽기 쉽게 구성돠고 집필되었습니다. 우선, 한국 최고의 지구과학 전문가께서 지으신 책인만큼 내용에 권위와 신뢰도가 부여됩니다. 그러면서도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적절한 일러스트가 곳곳에 삽입되어, 어린 독자들을 배려했습니다. 

사실 기후현상을 비롯한 지구과학 내용은 비록 중1때 처음 시작되기는 하나, 무척이나 학습이 어렵습니다. 과연 적란운, 권층운, 단열 팽창 같은 개념이나 복잡다단한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요? 기후는 그저 온도가 높다, 낮다, 비가 온다, 맑다 등의 단순한 외관만으로 넘어갈 분야가 결코 아닙니다. 기후변화에 대해 우려하는 대열에 동참하기는 쉬워도, 그 이론적 근거를 명확히 이해하고 실천에 나아가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청소년이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며 환경 보전의 노력에 동참하게 돕는 교재로 이 책은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육상 생태계는 변화를 겪음과 동시에, 불안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p69)" 만약에, 어떤 물질이나 시스템이, 설령 어떤 외부로부터의 원인 때문에 혹 기존의 균형이 깨진다 해도, 이내 새로운 균형을 찾아나서는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께서 지적하시듯, 육상 생태계는 그렇지가 못하고, 균형이 깨진 후의 불안정 상태가 오래간다는 뜻이지요. 책에는 이 경우, 육상 생물들이 더 고위도로 이동하고, 생물들이 떠난 저위도는 더욱 황폐한 공간이 되어 마침내는 지금의 사하라 사막처럼 몹쓸 땅으로 전락합니다.  

p97에는 우리 지구의 대기권이 어떻게 나뉘는지 그림이 나옵니다. 이 정보는 중 1 과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교과서나 참고서보다 이 책의 이 컷이 머리에 더 잘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이런 그림에서 포인트는, 대류권(기온 하강), 성층권(올라갈수록 기온 상승), 중간권(다시 하강), 열권(상승)이라는 점인데, 그래프의 꺾기만 봐도 그 내용이 바로 이해됩니다. 또 오존층이 어디에 위치했는지, 비행기는 어디로 나는지, 유성과 오로라는 어디 위치했는지가 잘 표시됩니다. 뿐만 아니라 교과서나 참고서는 대류권계면이라고 붙여쓰는 게 많은데, 이 책은 이해를 돕기 위해서인지 대류권 계면이라고 띄워쓴 것도 전 좋았습니다. 

오존(O3)은 대체로 나쁜 것일까요? 이 책 p102를 보면 나쁜 오존 외에 "착한 오존"도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인위적인 활동에 의해, 없던 게 새로 생긴 오존은 그 원인도 나쁘고 그 결과인 오존도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나 자외선에 의해 자연스럽게 생긴 예전부터의 성층권 오존은, 산소 원자 세 개가 모여 그 오존 분자 상태가 예전부터 있던 것이므로 아무 탓할 게 없습니다. 대류권 바로 위에 성층권이 자리하는데, 지구 온난화 때문에 대류권이 점점 두꺼워지고 성층권은 갈수록 얇아진다는 서술이 이 책에 나옵니다. 

과거에는 오존층 파괴 때문에 성층권이 얇아진다고 여겼으나, 최근에는 이처럼 대류권 온난화로 설명한다고 이 책에 나옵니다. 또, 요즘은 오존층 파괴를 걱정하는 소리가 많이 줄었는데, 그 이유가 20세기 후반부터 염화불화탄소 배출 규제 움직임이 일면서 냉장고 냉매 감소, 헤어스프레이 원료 규제 등으로 인해 실제로 염화불화탄소(CFC)가 대기 중에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오존층은 그 결과 현재는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는데, 이 점은 우리들의 기후 변화 정상화 움직임이 결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헛된 몸부림이 아님을 잘 가르쳐 줍니다. 

1960년대 후반 인간이 달 착륙에 성공했지만 그 이후로는 일반 대중이 체감할 만한 발전이 목격되지는 않았습니다. 강대국 정부가 거액의 예산을 들여 촉진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면 이런 종류의 우주 활동이 빠른 진전을 보이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 주는데, p182 이하에 잘 나오듯 요즘은 일론 머스크, 리처드 브랜슨, 제프 베이조스 같은 크게 성공한 기업가들이 이런 꿈의 프로젝트를 주도합니다. 과연 채산성이 맞을까 싶게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야만 하는데, 제프 베이조스 역시 "이 프로젝트가 지구를 완전히 떠나기 위한이 아니며, 결국 사람이 살 만한 곳은 지구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고 나옵니다. 

저자께서는 "인간은 지구를 떠날 능력만 없는 게 아니라, 그럴 자격부터가 없다"고 하십니다. 사람이 살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이곳을 망치고서, 또 어디를 망가뜨려놓으려고 다른 별로 떠날 마음을 먹는다는 말입니까? 먼저 아름다운 지구, 푸른 지구를 원상복구한 후에야, 우리 인간은 그 다음 단계의 미래를 꿈꿀 자격이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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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오진원 지음, 원승연 사진 / 오늘산책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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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언제나처럼 동쪽에서 떠오르며, 24시간을 덜 채우고 저무는 일은 없습니다. 그 태양의 움직임에 어떤 각별한 의미가 있으리라 곰곰 궁구하는 이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당연한 이치와 운동에도 목적과 의도가 깃들었으리라 기대하는 건 또 우리가 어리석게도 가지는 희망입니다. "오늘"이 그냥 온 게 아니라 뭔가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왔으리라고 믿는 건 선하고 티 없는 영혼들이 공통으로 갖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사랑이란, 서로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이 아니겠니(p35)." 과연 그렇습니다. 바로 한 페이지만 넘기면 장대한 여정의 다부진 시작을 알리는 듯한 아름다운 사진이 한 컷 나오는데, 이 책의 최고 장점은 바로 이렇게 미려한 사진과, 우리네 인생의 가장 심오한 의미를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하는 멋진 문장이 함께해서입니다. 그래서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란, 서로의 과거를 의심스럽게 캐는 게 아니라, 현재의 사랑스럽기 짝이 없는 행동과 눈빛을 통해, 아직 보지 못했던 과거의 발자국까지를 유추하여 남김없이 사랑해 주려는 몸부림이라 하겠습니다. 

p54에는 "진심의 온도"라는 글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 험한 세상에, 설령 사자나 고릴라라고 해도 제 뜻대로만 활개칠 수는 없습니다. 거친 정글을 지나다 고꾸라져 크게 다치기도 하고, 저만 못할 것 없는 비슷한 맹수를 만나 물리거나 할퀴어져 치명상을 입기도 합니다. 그런 세상인데, 어떻게 저 연약한 장미꽃이 대지를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우기를 기대하겠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제 줄기를 타고난 대로 키를 키우기도 버거운 판에, 어떻게 그처럼 화려하게 꽃을 피우기까지 한단 말입니까? 책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꽃을 반드시 피운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꽃이 핀 것." 그렇습니다. 믿음이 없었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p108에 실린 글을 보십시오. 제목은 "마음이 아파서 전화했어"입니다. 우리는 남들이 겪는 일을 일일이 겪어 보지도 않고 무심하게, 냉정하게, 성의없이 말을 던지기도 합니다. "야, 다들 그러곤 해. 너만 힘든 게 아냐." 이런 공감 거부형 멘트가 사람을 더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으면 그 깊은 밤중에 전화까지 했겠습니까. 배경에 실린 어두운 도시의 야경이, 그 심란한 마음을 더욱 슬픈 침묵 속으로 밀어넣는 듯합니다. 

"내가 잡은 것은 그대일까, (아니면) 그대를 놓지 못하는 나일까.(p202)" 확실히, 집착과 미련이 심해지면, 내가 근심에 시달리는지 내가 빚은 피조물인 근심이 나의 목줄을 쥐고 흔드는지 가늠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나이기를 바라는 그대일까?" 그대가 (그게) 나이길 바라니, 이제 내가 잡은 건 다름아닌 나 자신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야말로, 장자가 나비의 꿈을 꾸는지 나비가 장자의 꿈을 꾸는지 모를 일입니다. 까만 밤에 하얗게 달이 뜸(p248)도, 배경과 주제가 도무지 구분 안 될까봐 자연이 베푼 지극한 배려임을 우리들 미물은 대체 언제쯤 깨닫겠습니까.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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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UTTON 더 버튼 - 동대문 단추왕 유병기 대표가 알려주는 단추의 모든 것
유병기 지음 / 라온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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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 동대문시장은 한국의 산업계를 선도한 본진이었습니다. 1980년대 외국인들이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슬슬 호기심에 입국해 올 때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 동대문시장이었는데, 한결같은 반응이 "싸면서도, 예쁜 옷이 많다"였습니다. 그런데 옷 중에서 그리 눈에 확 띄지 않으면서도 중요 기능을 수행하는 부분이 바로 단추이며, 이상하게도 단추라고 할 때보다 버튼이라고 할 때 뭔가 무게감이 더한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 유명한 동대문시장에서 단추왕으로 군림한 유병기 대표가 저술한, 단추, 단추, 단추의 장대한 서사시입니다. 

제가 책을 읽고 정말 놀란 건, 단추의 종류가 세상에 이렇게 많았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저 종류가 많은 정도였다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유대표님의 책을 보면 이 단추라는 게 하나의 체계를 이룹니다. 기능과 형태에 따라 어떤 큰 분류를 이루고, 그 세부 기능이나 모습의 살짝 바뀐 차이에 따라 다양한 하위 분화가이뤄집니다. 마치 단추의 왕국을 보는 듯한데, 왕 밑에 공작, 후작 등등 하여 하나의 위계가 있고 그 밑에 기사, 종자 등 다채로운 계급이 또다시 형성되는 등 흥미롭습니다. 물론 책에는 이런 단추의 기능과 모습을 모두 보여 주는 컬러 사진, 또는 일러스트가 나옵니다. 

우리가 사출이다, 혹은 에칭이다 하면 이게 혹시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단추 만드는 정밀 제조 과정을 설명하는 p78 이하에 이 용어들이 사용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새삼 숙연해지기도 했는데, 우리가 혹 옷을 거칠게 다루다 떨어져나가도 아무 미련없이 지나치던 단추들이, 공장에서 비록 대량으로 생산되는 부품이지만 이처럼 정성어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밀려왔습니다. 어렸을 때 혹 밥알을 흘리면, 학교에서 "이것은 농부들이 여든 여덟 번의 손길을 뻗어 수확한 것"이라며 그 안에 스며든 가치를 지적해 주곤 했죠. 이 책에서 단추에 대해 유 대표께서 상기하는 점도 그것과 비슷했다고나 할까요.    

단추 중에서도 캐스팅 단추라는 게 있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이 p92 이하에 나옵니다. 재료 선택, 금형 제작, 재료 주입, 냉각 탈형 등 뭐 정밀 기계 부품 제조 과정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 캐스팅 단추의 장점에 대해, 저자는 그 재료 선택의 폭이 넓고, 디자인이 더 다양하게 뽑힌다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합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단추만 있는 건 아니고 수가공 제품도 있는데, p105 이하에 8단계에 걸친 그 제조 공정이 설명됩니다. 산업 혁명을 18세기에 거치고도, 세상에는 공장에서 찍어낸 대량 생산품이 대신할 수 없는, 사람의 정성이 일일이 손을 통해 전해진, 명품 아닌 명품들이 얼마든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p141 이하에는 베스트라는 상의 아이템이 있는데, 이때 베스트는 vest라고 씁니다. 그 모양은 책에 나온 일러스트를 보면 아 저거!하고 바로 감이 올 만한 것입니다. 이 과정을 보면, 베스트라는 상의 아이템 하나에도 그 문화(물론, 다양한 문화권들의 영향력들이 녹아든 것입니다)의 맥락과 정신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일부나마 엿볼 수 있습니다. 스웨터라고 해도, 와펜, 심지, 안감 등이 조화롭게 어울려 하나의 멋진 외관을 이룸을, 저자의 치밀한 서술을 통해 문외한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되네요. 

책 제목은 단추이지만, 단추가 안 들어가는 어패럴은 거의 없습니다. 인간이 수천 년의 역사를 통해 시행착오를 거쳐 이뤄낸 복식의 위엄과 품위가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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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수 세무사의 가족 간 상속·증여 영리법인으로 하라!
신방수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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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적으로 상속 증여 관련하여 세율이 꽤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이러니 자산가들은 여러 우회 경로, 혹은 편법 탈법을 써서 자신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써도 한계는 있겠는데, 이미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써서 일반인들에게도 써서 그런지 우리에게도 그 이름이 익숙한 신방수 세무사는 "영리법인"을 통하여 상속, 증여를 시도하는 기발한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제안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나라별로 누군가의 재산을 남(가족 포함)에게 물려주는 방법으로는 상속, 유증, 사인증여가 있습니다. p62에서 저자가 지적하는 대로, 한국 민법상 법인에게 "상속"을 시키는 방법은 없습니다. 단지 유언이나 계약을 통해 유증, 사인증여를 (법인에게도) 해 줄 수 있을 뿐입니다. 고인이 자신의 의지에 의해 누군가에게 사후 자신의 남은 재산을 주는 방법은 유증과 사인증여이며, 상속은 유언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이 당사자가 덜컥 죽었을 때 그 재산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의 문제일 뿐입니다.  

소득세율도 금액에 따라 적용되는 세율이 다릅니다. 그래서 같은 1억을 벌어도, 3년에 걸쳐 4천, 4천, 2천을 벌었다면 각 연도별로 15%씩, 총 1500만원만 내면 됩니다. 그러나 1년 동안 1억이 들어와도, 나머지 2년 동안 소득이 없었다면 총 수입은 3억으로 같지만 적용되는 세율은 구간이 달라져 3천5백만원이나 납부를 해야 합니다. 233%나 증가하는 셈입니다. 상속 증여도 이런 효과를 노리고 합산과세 기간을 10년으로 잡아(이 책 p89), 10년 안의 증여, 상속은 모두 한 묶음으로 보아 과세합니다. 위 소득세의 경우도 만약 기간이 1년이 아니라 3년이었다면, 두 경우 모두, 내어야 할 세금은 3천5백만원으로 같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자산가들이, 자녀한테 10년 간격으로 5천만원을 주곤 하는 게, 이렇게 하면 그 금액들에 한해서는 증여세를 한 푼도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왜 법인을 통해 증여하는 게 유리한가? p125를 보면 법인이 유증이나 사인증여를 통해 부동산 같은 걸 취득할 때, 그 가액은 시가, 감정평가액(의무가 아닙니다)이 모두 없거나 불분명하다면, 기준시가를 통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준시가는 다른 둘보다 낮은 게 보통입니다(실무상, 개인상속인이 위 두 가지 기준이 없어서 기준시가로 하려 들 경우, 세무당국이 바로 감정평가를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고 제가 제 주변에서 들었습니다). 

또 법인이 납부해야 하는 법인세는, 자연인이 바로 상속받는 경우보다 세율이 낮습니다. 신방수 세무사가, 상증을 영리법인을 통하라고 제안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법인세율이 상속세율보다 낮음). 게다가 영리법인의 경우, 만약 지난 15년 동안 사업결손금(=적자, 손해)이 있다면 이를 이월시켜 공제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는 개인사업자의 경우도 같기는 합니다. 

그러나 p138 이하의 사례에서 보듯 법인세가 거꾸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p139). 또 앞 p122에서도 저자가 지적했듯이, 주주가 상속인인 경우는 따로 상속세를 부과함으로써 조세면탈을 막는 법제 장치도 이미 있습니다(아니라면, 법인은 자산 취득분은 법인세로 내면 되므로 상속세는 면제). 이 경우 법인은 아무래도 개인보다는 비용 계상(計上)이 좀 더 어떤 여지가 많고, 따라서 비용처리를 최대한 시도할 수 있다는 게 책 주장의 취지인 걸로 독자인 제가 이해했습니다. 또 책 p144 등에서는, 주주에 대한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소급해서 1년 간 증여이익을 1억원 미만으로 최대한 맞추라고도 합니다. 

여기서 각 주주별로 1억 미만을 맞추는 기술이 중요한데, p262를 보면 본인을 제외하고 그 배우자, 자녀들, 자녀들의 배우자들, 손자녀들로 주주를 구성하고, 그 지분비율을 동일하게 구성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고 매년 법인에다가 5억씩만 증여하면 법인은 그에 대한 법인세만 내면 된다는 거죠. 이게 증여법인이고, 만약 상속의 경우라면 (앞에서 말한 대로) 상속법인(앞의 증여법인과는 별개)의 주주가 상속인(배우자, 자녀 등)들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p271에 나오는 대로, 예를 들어 비상장주식의 경우, 세법에서 규정하는 거래가액(시가 등)과 너무 차이가 나게 양도, 증여 등을 하면, 부당계산행위 부인(否認) 등 당국에서 강력하게 개입합니다. 각자가 처한 현실의 범위 안에서 혹 유리한 조건(열심히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겨 있는)이 있을 때 그 혜택을 놓치지 말고 챙기라는 것이지, 억지로 뭘 세팅하려 들다가는 바로 탈세범이 될 수 있다는 점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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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독학 독일어 단어장 - 실전 말하기와 시험 준비까지 완전 정복! GO! 독학 시리즈
김범식독일어학원 지음, Michael Gutzeit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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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단어장이라고 되어 있지만 예문이 많고, 그 예문에서 문법 사항을 다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시험을 준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구성입니다. 모두 8주, 주당 5일씩 해서 40일 분량으로 공부하게 짜 놓았습니다. 또 매일매일 코너가 생활독일어 표현 중심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 책으로 회화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독일어 원어민의 목소리로 녹음된 음원을 따로 시원스쿨 사이트 독일어 섹션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단 회원가입 후 쿠폰 번호를 등록해야 하는 절차를 요구합니다. 시원스쿨 음원 중에는 절차 필요 없이 바로 다운받게 해 둔 것도 있지만 이 교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또 이 책 저자 김범식 선생은 시원스쿨 소속 강사분이 아니라 BSK라는 별개 어학원의 대표님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사실 저는 처음에 단어장이라고 해서 제한된 수의 단어만 수록한 암기 보조 교재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볼륨이 두껍고, 독일어 실력 향상을 다각도로 의도한 종합(comprehensive) 참고서인 줄은 전혀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일력 형태라고도 볼 수 있고, 정확하게는 스프링북에다가 소프트커버를 한 번 더 둘러서 책장에 꽂았을 때 제목과 디자인이 드러나는 "책등"도 마련한 디자인입니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너무 예쁘고 신기해서 몇 번이나 들춰 보고 외관을 감상했습니다. 외관뿐 아니라 컨텐츠도, 올컬러 편집에 일러스트도 있고 다양한 폰트 처리를 해서 학습 사항이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저희 때에도 이런 책이 좀 있었으면 얼마나 의욕뿜뿜하면서 열심히 공부했을까 싶습니다. 

독일어로 데이를 Tag(탁), 주(週)를 Woche(보헤)라고 합니다. Woche 4의 Tag 19를 보면 p235에 Verkehrsmittel이 나옵니다. 뜻은 책에 나오듯이 교통수단인데, 성(gender)이 중성임은 해당 명사 앞에 중성 정관사 das가 표시되어서 알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복합명사인데, Verkehr는 교통이라는 뜻 외에 "거래"라는 뜻이 있고, 법학 전공자라면 이 단어가 눈에 익을 것입니다. mittel은 영어의 medium과 같습니다. 

p234를 보면 Pizza라는 단어를 배우며(독일어라서 대문자로 시작하는 것 말고는, 이탈리아어어나 영어와 똑같습니다), Wollen wir eine Pizza teilen? 이라는 표현도 함께 배우는데, 이때 wollen wir~?라는 청유 패턴과, "나누다"라는 teilen이라는 동사도 배우게 됩니다(저 뒤 p345에, teilen이 다시 표제어로 나옵니다). 이렇게 이 책은, 표현이나 단어를 배우며 그에 딸린 여러 확장 사항을 자연스럽게 학습시키는 점이 또한 능률적입니다. 바로 뒤에 나오는 reservieren(예약하다)라는 동사는 본래 다른 언어, 즉 프랑스어에서 차용한 것입니다(영어도 사정이 같죠). 이렇게 외국어에서 들여온 동사는 어미(ending)가 -ieren으로 끝납니다. 

재미있는 건, Tag 20(p249)의 0984번 표제어가 Krimi입니다. 이게 한국의 어느 탄산음료 브랜드는 아니고, 책에 나오듯이 "추리소설, 범죄수사물"이란 뜻입니다. 물론 겉모습으로 보아 프랑스어, 혹은 영어의 criminal에서 따온 게 명백하죠(더 먼 어원은 고전 라틴어). 영국이나 프랑스가, 문예로서 이런 범죄(해결)물 장르가 일찍 발전했기 때문에 이런 쪽에서는 문화 후진국이기도 했던 독일이 차용했을 것입니다. 물론 독일(권)은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서양고전음악 완성자, 칸트나 헤겔, 마흐 같은 천재적 철학 지성을 낳은 위대한 문화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같은 페이지에는 얼굴이라는 뜻의 Gesicht, 어렸을 때 학교에서 독일어를 배웠다면 모를 수가 없는 Lektion 같은 단어(영어의 lesson과 같습니다)도 나옵니다. 

p279에는 Ich meine, dass du recht hast.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책에서 설명했듯, "나는 네가 옳다고 생각해."라는 뜻입니다. 영어와는 달리, 주문장의 동사 뒤에 저렇게 쉼표가 찍힌 후에 부문장이 온다는 게 특이합니다. 또 종속접속사 dass 같은 것도, 1990년대 후반 철자법이 개정되기 전 같으면 에스체트를 살려 daß라고 쓰였을 것입니다(영어의 종속접속사 that과 기능이 비슷합니다). 부문장이라서 어순이 저렇게 recht hast이며, 주문장이었으면 du hast recht처럼 되었을 것입니다. recht haben이라는 숙어도 알아 둬야 하겠습니다. 

p396을 보면 꽃병, 도자기라는 뜻의 (die) Vase가 나오는데 이 단어도 프랑스어(혹는 영어)에서 들여온 것이라 [파제] 가 아니라 [바제] 비슷하게 읽힙니다. 영어단어로도, 이 말은 [베이스]로뿐 아니라 [바스]처럼 읽기도 합니다(특히 영국에서). p397에는 시(詩)라는 뜻의 Gedicht, 농부라는 뜻의 Bauer가 다 나오는데, <경기병 서곡>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프란츠 폰 주페의 오페레타 <시인과 농부(Dichter und Bauer)>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시원스쿨의 독일어 첫걸음, 문법 교재에 이어 이 단어장까지 모두 리뷰를 마친 셈입니다. 기분이 아주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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