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독학 독일어 단어장 - 실전 말하기와 시험 준비까지 완전 정복! GO! 독학 시리즈
김범식독일어학원 지음, Michael Gutzeit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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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단어장이라고 되어 있지만 예문이 많고, 그 예문에서 문법 사항을 다시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시험을 준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구성입니다. 모두 8주, 주당 5일씩 해서 40일 분량으로 공부하게 짜 놓았습니다. 또 매일매일 코너가 생활독일어 표현 중심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이 책으로 회화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독일어 원어민의 목소리로 녹음된 음원을 따로 시원스쿨 사이트 독일어 섹션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단 회원가입 후 쿠폰 번호를 등록해야 하는 절차를 요구합니다. 시원스쿨 음원 중에는 절차 필요 없이 바로 다운받게 해 둔 것도 있지만 이 교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또 이 책 저자 김범식 선생은 시원스쿨 소속 강사분이 아니라 BSK라는 별개 어학원의 대표님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사실 저는 처음에 단어장이라고 해서 제한된 수의 단어만 수록한 암기 보조 교재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볼륨이 두껍고, 독일어 실력 향상을 다각도로 의도한 종합(comprehensive) 참고서인 줄은 전혀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일력 형태라고도 볼 수 있고, 정확하게는 스프링북에다가 소프트커버를 한 번 더 둘러서 책장에 꽂았을 때 제목과 디자인이 드러나는 "책등"도 마련한 디자인입니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너무 예쁘고 신기해서 몇 번이나 들춰 보고 외관을 감상했습니다. 외관뿐 아니라 컨텐츠도, 올컬러 편집에 일러스트도 있고 다양한 폰트 처리를 해서 학습 사항이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저희 때에도 이런 책이 좀 있었으면 얼마나 의욕뿜뿜하면서 열심히 공부했을까 싶습니다. 

독일어로 데이를 Tag(탁), 주(週)를 Woche(보헤)라고 합니다. Woche 4의 Tag 19를 보면 p235에 Verkehrsmittel이 나옵니다. 뜻은 책에 나오듯이 교통수단인데, 성(gender)이 중성임은 해당 명사 앞에 중성 정관사 das가 표시되어서 알 수 있습니다. 이 단어는 복합명사인데, Verkehr는 교통이라는 뜻 외에 "거래"라는 뜻이 있고, 법학 전공자라면 이 단어가 눈에 익을 것입니다. mittel은 영어의 medium과 같습니다. 

p234를 보면 Pizza라는 단어를 배우며(독일어라서 대문자로 시작하는 것 말고는, 이탈리아어어나 영어와 똑같습니다), Wollen wir eine Pizza teilen? 이라는 표현도 함께 배우는데, 이때 wollen wir~?라는 청유 패턴과, "나누다"라는 teilen이라는 동사도 배우게 됩니다(저 뒤 p345에, teilen이 다시 표제어로 나옵니다). 이렇게 이 책은, 표현이나 단어를 배우며 그에 딸린 여러 확장 사항을 자연스럽게 학습시키는 점이 또한 능률적입니다. 바로 뒤에 나오는 reservieren(예약하다)라는 동사는 본래 다른 언어, 즉 프랑스어에서 차용한 것입니다(영어도 사정이 같죠). 이렇게 외국어에서 들여온 동사는 어미(ending)가 -ieren으로 끝납니다. 

재미있는 건, Tag 20(p249)의 0984번 표제어가 Krimi입니다. 이게 한국의 어느 탄산음료 브랜드는 아니고, 책에 나오듯이 "추리소설, 범죄수사물"이란 뜻입니다. 물론 겉모습으로 보아 프랑스어, 혹은 영어의 criminal에서 따온 게 명백하죠(더 먼 어원은 고전 라틴어). 영국이나 프랑스가, 문예로서 이런 범죄(해결)물 장르가 일찍 발전했기 때문에 이런 쪽에서는 문화 후진국이기도 했던 독일이 차용했을 것입니다. 물론 독일(권)은 모차르트, 베토벤 등의 서양고전음악 완성자, 칸트나 헤겔, 마흐 같은 천재적 철학 지성을 낳은 위대한 문화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같은 페이지에는 얼굴이라는 뜻의 Gesicht, 어렸을 때 학교에서 독일어를 배웠다면 모를 수가 없는 Lektion 같은 단어(영어의 lesson과 같습니다)도 나옵니다. 

p279에는 Ich meine, dass du recht hast.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책에서 설명했듯, "나는 네가 옳다고 생각해."라는 뜻입니다. 영어와는 달리, 주문장의 동사 뒤에 저렇게 쉼표가 찍힌 후에 부문장이 온다는 게 특이합니다. 또 종속접속사 dass 같은 것도, 1990년대 후반 철자법이 개정되기 전 같으면 에스체트를 살려 daß라고 쓰였을 것입니다(영어의 종속접속사 that과 기능이 비슷합니다). 부문장이라서 어순이 저렇게 recht hast이며, 주문장이었으면 du hast recht처럼 되었을 것입니다. recht haben이라는 숙어도 알아 둬야 하겠습니다. 

p396을 보면 꽃병, 도자기라는 뜻의 (die) Vase가 나오는데 이 단어도 프랑스어(혹는 영어)에서 들여온 것이라 [파제] 가 아니라 [바제] 비슷하게 읽힙니다. 영어단어로도, 이 말은 [베이스]로뿐 아니라 [바스]처럼 읽기도 합니다(특히 영국에서). p397에는 시(詩)라는 뜻의 Gedicht, 농부라는 뜻의 Bauer가 다 나오는데, <경기병 서곡>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프란츠 폰 주페의 오페레타 <시인과 농부(Dichter und Bauer)>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시원스쿨의 독일어 첫걸음, 문법 교재에 이어 이 단어장까지 모두 리뷰를 마친 셈입니다. 기분이 아주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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