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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비법 100문 100답 - 개정 증보판 ㅣ 100문 100답
곽상빈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8월
평점 :
저자의 이력은 실로 휘황찬란합니다. 요즘은 젊은이들이 커리어를 잘 가꾸기 위해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려 열심히 노력하며, 10~20개 정도의 결과물을 따 낸 경우도 아주 드물지는 않게 봅니다. 그러나 이 저자분은 무려 37개 자격증을 지니셨다고 합니다. 단순히 그 숫자의 다과가 문제가 아닙니다. 이분이 딴 자격증이란 것들의 내역을 보면,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증권분석사, 손해사정사 등 그 난도도 최상급이며, 저 중 하나만 취득해도 향후 내 인생이 바뀔 것 같은, 누구나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전문직 중의 전문직들입니다. 이런 분이다 보니 경력사항도 대한민국 최상위급이며 김앤장 근무, 법무법인 필 파트너변호사, 산업정책연구원 교수, 바로회계법인 부대표 등 보통 사람 같으면 저 중 하나만 자기 것으로 삼아도 원이 없을 것 같은 그런 직책과 신분들입니다. 대체 자기관리, 공부 방법을 어떻게 가꾸셨길래 이런 기적 같은 행보가 한 개인에게서 가능한지, 그 비법이 누구라도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막상 공부를 시작하니 생각보다는 할 만했다.(p116)" 저자께서 공인회계사 시험을 학생 때 처음으로 준비하면서 느낀 바라고 합니다. 어떤 시험을 합격하려는 이, 혹은 다른 목표를 가진 이가, 그 목표에 대해 그저 외경심만 갖고 마냥 주저하기만 한다면, 아마 한 걸음도 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일단 첫걸음을 딛고, 그 다음에 "생각보다는 할만한걸?" 같은, 자신감이 실린 한 마디가 나와야, 험난한 고지를 정복할 어떤 기초가 다져지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아무리 공부를 해도 머리에서 지식이 빠져나간다고, 휘발성이 강하다고 불평합니다. 저자는 만약 머리에서 지식이 빠져나가면, 그 빠져나가는 양보다 더 많은 지식을 그즉시 채워넣으라고 충고합니다. 나가는 양보다 들어오는 양이 많으면, 결국은 원하던 목표가 머리 안에 채워지지 않겠습니까? 공부에 밑빠진 독이란 없다고, 저자는 우리들의 약해진 의지를 독려합니다.
"뇌는 따분한 걸 싫어한다.(p192)" 이런 이유 때문에 저자는 구태여 한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합니다. 만약 한 장소에서만 책장을 넘기는 게 지겹다면, 여기저기 자리를 바꿔가며 공부해 보라고 거리낌없이 충고합니다. 저자는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산책하면서 원대한 시야를 키우고 정치(精致)한 진리를 발견했다면서,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편안한 자세와 태도가 있으니 목표한 지식이 머리 안에 가장 잘 자리하는 상황을 빨리 찾고 세팅을 마치라고 조언합니다.
어떤 문제는 기출문제를 살짝만 바꿔 출제됩니다. 그런데 그냥 같은 문제(와 답)가 말만 바꿔 나온 건지, 아니면 말이 바뀐 만큼 문제의 내용도 달라진 건지 판단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저자는, 학생이나 수험생의 입장이 아닌, 출제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충고합니다.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며, 사람 사이의 꼬인 관계가 역지사지의 입장 전환으로 간단하게 눈녹듯이 풀리는 수가 있습니다. 대체 뭔 생각으로 이런 문제를 낸 거야?라고 불평할 게 아니라, 출제자의 입장에 한번 서 보고 문제의 의도를 간단하게 납득하고 수용할 수도 있으며, 이런 긍정적인 태도의 장착으로 공부 자체를 더 좋아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한국에서 고시3관왕, 공부의 신으로 가장 유명한 분은 아마 고승덕 변호사일 것입니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고승덕 변호사의 책이나 방법론을 자주 인용합니다. 우리는 어떤 자격증을 취득할 때, 학문적 완벽을 기하거나 득도를 하려고 공부를 하는 건 아닐 것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자격시험에서는 96점이 최고점이며 그 이상이 안 나온다고 합니다(p362). 그렇다면, 남들보다 단 1점만 더 따는 걸 목표로 삼고, 어떻게든 수험 기간을 줄이고 빨리 합격해 내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또 어떤 수험생은 "나는 머리가 좋지 않아"라며 지레 자신감을 잃는데, 고승덕 변호사도 자신의 아이큐가 그리 좋지 않음을 자각하고 오히려 가열찬 노력으로 그를 만회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또 "처음 한 달만 잘 버티면 그다음부터는 관성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말도 인용되는데, 공부하는 사람들이 그 무엇보다도 명심해야 할 말이 바로 이것이라고 독자인 저는 생각합니다. 초보라면 일단 공부하는 관성부터 몸에 붙여야 하며, 아직 습관이 붙지 않아 불안한 이들에게 "이 고비만 넘기면 다음부터는 자동으로"가 얼마나 자신감을 주는지 모릅니다.
저자는 자신이 보유한 많은 자격증 중에서도 공인회계사에 대해 애정이 각별하신 듯합니다. 그래서 p422이하에는 특히 제47회 시험에 합격하신 박순풍 님의 인터뷰를 특별히 전재하셨는데 이 부분도 CPA 준비하는 분들이 주의깊게 읽어 보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 p439 이하에는 공인노무사 유재훈님의 인터뷰도 있는데, 요즘 상당히 주목받고 좋은 전망을 드러내는 직종이라서 그 현황이 궁금한 청년들에게 유익한 정보일 듯합니다. 전문직 중에 수학 관련 과목을 어려워하는 이들도 있는데, p595 이하에 저자께서 쓰신 수능 수학 점수 획기적으로 올리는 법도 있으니 읽어 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