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야 웅진 우리그림책 21
강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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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저는 그림이 많은 책을 읽지 않았습니다.

글이 적다는 이유 때문이였지요.

어느날 부터 읽는 일이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속이 꽉 차버려서 터질것만 같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권의 책을 한달이 지나도록 읽지 못하고 있을때 제 연인은 제게 강풀의 책을 건냈습니다.

감사히 받아들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참 많이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책 첫 머리에 제게 사랑한다는 것을 글로나마 표현하는 그가 아무런 말도 쓰지 않고 건냈던 '그대를 사랑합니다.'


어제 서점에 가서 똑같은 책을 두권 샀습니다.

한권은 나를 위해. 또 한권은 나와 닮은 어른인 그를 위해.

그리고 그가 그러하듯 저도 짧은 문장을 써내려 갔습니다.

-나에게는 당신도 아는 것처럼 그렇다할 친구가 없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당신에게 의지하고 집착하고 툴툴거렸던 것만 같습니다.언제나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그에게 책을 선물하고 이틀쯤 지났을때 나도 그도 똑같은 책을 읽는 시간동안 그에게 한통의 카톡이 왔습니다.

 -난 왜 언제나 당신이 쿨하다고 생각했을까요?-

하...... 사실 나도 그런줄 알았습니다. 나도 내가 쿨하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난 언제나 쿨한 여자라고. 쿨한 사람이라고.

그런데 이상하게 당신 앞에서 서면 나는 참 쿨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당신에게 자꾸만 많은 것을 원하고 더 원하고......

 

이 책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선물처럼 쓴 글이고 그림이라고 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그래서 이런 책을 선물했습니다.

당신 앞에서 나는 온전히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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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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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영화를 보았다. 평소엔 먹지도 사지도 않는 팝콘과 콜라를 들고.

그리고 몇일 뒤 책을 한권 샀다.

아무런 생각 없이 책을 한권 샀다.

나는 그런 사람인가보다. 했다.

그런 사람이라고 이해하고 나 자신을 설득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타인은 알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일.

주인공도 어쩌면 나와 같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는 부모도 형제도 없다.

내가 그와 같이 신을 믿는 사람이였다면 아니 조금 더 강하고 강직한 성격이였다면 나는 그들이 어딘가에서 나와 함께하고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어쩌면 현실을 조금 더 빨리 파악하고 선택하고 괜찮아지고 슬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러한 시간들이 없었다.

내가 어떠한 준비도 하기전에 그들은 주인공의 부모 형제와 같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적어도 내 생각엔 내 느낌엔 그러했다.

영화가 끝난 후 맥 없이 울었던 것처럼 책을 읽고 한참을 그렇게 울었다.

미친것처럼 입에서 쌍욕을 하며 울었다.

내가 그런 욕들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씩 놀라며 나는 울었다.

아직도 어린 건지 조금 더 크면 나이들면 나 또한 괜찮아 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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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 어쩌면 누구나 느끼고 경험하고 사랑했을 이야기
강세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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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하기로 했다. 

스무살 무렵 그를 만났고 우린 연인도 친구도 아닌 관계로 오랜시간 함께했다.

이별을 하려고 했다.

아니 이별의 순간이 왔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한참이나 연락이 없었다.

내가 모진말을 했고 그에게는 연락이 없었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였으나 내게는 항상 먼저 손을 내밀던 그 사람에게 연락이 없었다.

사실 하루쯤 연락이 없었다.

그런데 아무런 일도 할 수 없고 온 몸이 떨려왔었다.

이젠 그도 지쳤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도 당연한 것이 나는 너무 변덕스러웠고 남들이 밀당을 할때 밀밀을 하고 있었다.

결혼을 할 생각도 그렇다고 그와 함께 살 생각도 없었고 그는 내게 자신을 좋아하긴 하느냐고 묻는 시간들이 있었다.

나는 물론 그렇다고 그가 물어볼때마다 대답을 했고 그러지 않을때 그에게 그러한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에게 전화가 왔다. 지금 집으로 올라가도 괜찮으냐고 물었다.

내 온 마음이 바닥까지 퍽하고 주저 앉았다.

안도였을까. 혹은 그의 목소리에 이제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던 것일까.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내 앞에 그가 서 있다.

그로 인해 다시 한국에 머무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음,,,,,,새해를 이곳에서 맞고 싶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한동안 머물고 있는 작은 아파트였다.

그는 한손에 서류가방을 들고 머플러로 얼굴을 칭칭 동여맨채 내게 들어가도 괜찮냐고 물었고 코끝까지 얼어있는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같은 마음이였을까. 그의 온 마음이 나와 같이 무너져 내렸던 걸까.

따뜻한 모과차를 건내는 내 손이 떨렸고 그 잔을 들어올리는 그의 손 또한 떨렸다.

서류가방 속에서 꽃도 아니고 뭐 대단한 선물도 아닌 책을 한권 내밀던 그.

이런 그라서 그의 곁에 난 있고 싶다.

어설프고 뭐든 허둥거려서 아직도 길에서 꼬마처럼 퍽퍽 넘어지곤 하지만 난 여전히 그의 곁에 짐스럽지 않게 남고 싶다.

우리 이렇게 다시 시작해도 괜찮을까.

그가 말 없이 모과차를 마시고 나를 그의 품속에 따뜻하게 품어줄때 나는 조금 울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린 아이마냥 그의 품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나에겐 더 이상 가족이라는 것이 없다. 나에게 가족이 생긴다면 그게 그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그에게 그 날 했다.


책머리엔 그의 정갈한 글씨가 언제나 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이 나를 힘들어 한다는걸 언젠가 부터 알고 있어요. 그래서 나도 당신를 어려워하기 위해 당신과 같은 존대를 쓰기 시작했어요. 우리 여전히 서로에게 어려운 사람이길 바라지만 그래도 우리 함께 하기로 해요. 언제나 당신을 참 많이 아끼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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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온 꿈속이 악몽이였다.

살면서 이렇게 외롭다고 느꼈던 적이 없는 밤이였다.
혼자 웅크리고 누워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리고 바보처럼 소리 없이 울었다.
그에게 보고싶다고 말했지만 그는 대답이 없었다.
한참동안이나 대답이 없었다.
그렇게 다시 잠이 들었다. 다시 내 꿈 속은 악몽이였다.
그에게 이제 그만하자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렇게 외롭다는 것이 그로 인한 것이였기에 나는 그만하고 싶었다.
아니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
혼자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덜 외로운 밤.
나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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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영화보는 것을 좋아했다.

혼자 여행도 가는데 그거 영화정도야 하며 그냥 혼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그래서 우리나라 영화중 천만이 넘는 영화를 난 단 한번도 본적이없다.

어제도 그렇게 혼자 영화를 봤다.

평소에는 먹지 않는 커다란 팝콘과 콜라를 샀다.

고맙게도 평일 오전이라서인지 내가 앉은 줄에 아무도 없었다.

오늘은 너 혼자여라하는 것처럼 나는 혼자였다.

영화를 보다 중간에 울었다. 한참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음...... 주인공은 나처럼 혼자였다.

아니 뱅골호랑이와 함께였다. 나는 팝콘과 함께였다.

그래서 였을까. 갑자기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한참을 바보처럼 울었다.

울고 울다가 멍하니 고개를 들고 다시 영화를 봤다.

영화가 끝나고 그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그런데 바보처럼 그에게 의지하거나 집착하지 않는 쿨한 여자처럼 보이고 싶어서 나는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그저 '오늘 뭐해요?'라는 그의 카톡에 '나 영화봤어요.'라는 답장을 보내고 멍하니 혼자 한참을 걸었다.

 

나는 그가 좋다.

하지만 그에게 나를 위해 무엇을 해달라고 한다거나 어떤 물건을 그가 사주면 좋겠다거나 그가 언제까지나 나와 함께 있어주기를 바란다거나 하는 일이 다른 사람보다 너무나 힘들다.

그에게 집착하고 싶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고 그의 넓은 어깨에 기대 잠들고 싶고 언제나 찬 내 손을 그가 꼭 잡아주었으면 하지만 나는 왜 멋있는 여자인척 하고 싶어서 그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저 그에게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보고싶다고. 이야기 할 뿐이다.

나도 알고 있다. 이런 내가 바보같다는 것을. 그런데 나는 말 할 수가 없다.

그가 나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온 몸으로 나를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해주기를 원하지만 나에게 그렇게 해주기 위해 그가 이룬것.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 그의 꿈. 그런 모든 것들에 나의 손길이 미치는 것이 싫다.

언젠가 그가 이제 자신이 있는 곳으로 와 자신과 함께 있자고 했을때, 너무너무 보고싶다고 이야기 할때 나는 과연 그를 위해 그랬던가.

 

이러한 생각들을 정리하며 내가 살고 있는 곳으로 버스가 달려 도착했다.

조금 걸었을때 그에게 전화가 왔다.

그의 이름이 뜬 핸드폰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나직하고 조금은 들뜬 목소리가 나는 너무 좋아 한참을 멍하니 듣고 있었다.

'영화는 재밌었어?'하고 묻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 길 한복판에 주저 앉아 한참을 울었다.

그에게 울고 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처량맞게 눈물만 뚝뚝......

왜 그러냐고 묻는 그의 물음에 그냥 너무 추워서라고 이야기하고 그에게 보고싶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자신도 그렇다고 나에게 많이 보고싶다고 추운데 옷 잘 입고 다니라고. 자신이 곁에 있으면 안고 다닐텐데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집에 다 왔다고 나 너무 피곤해서 자야겠다고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뭘까.

그는 누구일까.

그는 왜 내게 그런 사람일까.

왜 끝없이 그런 사람일까.

오늘도 나는 생각한다.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된 이유를.

그가 나를 사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그 이유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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