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국수 ㅣ 웅진 우리그림책 63
백유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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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좋았던 적도 있었네요
지천에 종류도 생김새도 다르게 자라난 풀들이 수북수북
소꼽놀이 할 재미가 있었거든요
이 나간 사기그릇에, 짝을 잃은 냄비뚜껑에 모두모두 모아다 줄지어 놓고 동생이랑 이것저것 만들어 푸짐하게 한 상 차려내던 그시절의 여름이 참 그리워집니다

요즘 아이들은요?
가장 가까이에서 보게 되는 엄마들의 일상인 부엌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나요
주방이 풀세트로 준비되고 각종 채소며 과일은 플라스틱모형이 대신해주네요 싹뚝놀이라는게 생겼지요
깔끔하고 멋진것같으면서도 ‘낭만은 없다‘는 생각이 드는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오늘의 책은 백유연 작가님의 풀잎국수입니다
파스텔톤의 색감이 가볍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게 그림을 통해 전달되는 느낌이 좋네요 벚꽃 팝콘을 통해 이미 이 감성 느끼신 분들도 많으시죠 ㅎ

올해같은 여름이라면 숲속의 동물들도 견디기 힘들었겠죠
긴 장마에 먹을 것을 구하기도 힘들고, 또 계속되는 무더위는 그냥 있어도 지치게 하니까요

풀잎국수의 여름도 그런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 장면을 보는 저는 5도 정도는 내려가는듯합니다
냇가에 발을 담그면 얼마나 시원하게요 ㅎㅎ

그런데 숲속의 멧돼지에게 큰 일이 생긴것같아요
다람쥐가 전해준 소식에 의하면 더위를 먹어서 열병에 걸린듯합니다

이런, 친구들이 한달음에 멧돼지를 찾아갑니다

몸이 아플땐 휴식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건 숲속 동물이나 우리나 같은거 같네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는 멧돼지를 위해 숲속 친구들이 준비한건 바로 풀잎국수랍니다

각자가 필요한 재료들을 구해서 손질하는 역할 분담을 척척
어려운 일도 서로 도와서 함께 하면
쉽게 ,빠르게 할 수 있다는걸 잘 알고 있네요

정성들여 만든 국수에 마지막 꽃장식까지 얹으면

가슴까지 시원한 풀잎국수가 완성!

친구들의 정성이 듬뿍 담긴 풀잎국수를 먹고난 멧돼지의 열이 뚝 떨어지고 몸이 가벼워진건 당연한거겠지요~

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방법은 적당하게 시원한 음식으로 보충해주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노는 게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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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도시소설가, 농부과학자를 만나다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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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워맞추기일수도 있지만 저자와 많은 공통점이 있었네요
지금은 통합시가 된 창원이지만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마산 ·창원 ·진해로 나뉘어 있어서 마창진연합이라는 말이 아주 익숙했던 시절이었지요

그리고 태어난 고향인 구례와 인근 지역인 곡성을 배경으로 섬진강을 벗삼아 살아온 것도 그러합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진주의 지명도 한두번은 나오네요


낯익은 지명에, 또 어디서 왔냐는 질문에 충실히 설명을 해도 결국은 ‘촌놈‘으로 정리되는 것에 진저리를 쳤다는 이야기마저도...

어쩌면 요즘 ‘서울촌놈‘이라는 말이 유행하는건 지방민들의 단합이자 넓게 알지 못하는 서울 중심주의에 대한 반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는 서울에 사는 도시소설가 김탁환이 곡성에 사는 농부과학자 이동현을 만나 두 번째 발아의 시간을 함께한
이야기입니다
이동현이라는 거울에 비친 내 삶의 얼룩을 담아내는 과정이자 내 글이 익어가는 과정입니다 p26


아름답다는건 어떤 걸까요??
새끼손톱만한 왕우렁이가 아름다운건 풀뽑는 수고를 덜어주는 기특한 녀석이라서 그러합니다


폐교 마룻바닥이 어린 시절 삼삼오오 모여앉아 몽당양초칠을 하며 길을 냈던 그것을 기억하기에 이것또한 아름답습니다
학교준비물에 늘 마른 걸레가 있었던건 이때문이었지요
책의 내용에 공감한다는 것은 책을 읽는 이의 가장 큰 행복입니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의 차례는 찾아나선 마을을 따라 그리고 벼농사의 수순대로 이어집니다

그중 두 번째 마을 이야기에서는
오랜 세월 몸을 감추고 버티며 살아온 ‘오가리‘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농사란 느리지만 쉼 없고, 주어진 것에 불평이 없으며 노력한만큼의 댓가를 받습니다

처음엔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타인을 주인공으로한 르뽀에세이가 어색하게 여겨진 부분도 있었는데요
벼농사의 전문 농부 이동현이 씨앗을 뿌리고 수확에 이르는 과정의 수고로움에서 만들어지는 쌀을 전문 글잡이 김탁환이 한그릇의 밥으로 잘 지어진 모양새입니다

쌀독에 가득 찬 쌀만 보아도 행복했고 식구들 배고프지 않게 갓지은 밥을 상에 올릴 수 있을 때의 뿌듯함을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를 통해 느끼실 수 있으리라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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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든 소녀 2 - 독립을 위해 싸운 용감한 여성들 ㅣ 태극기를 든 소녀 2
황동진 지음, 박미화 그림 / 그레이트BOOKS(그레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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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야~~‘

문득 이 노래가 떠오릅니다
딸아이가 집에서 원격 학습을 하고 있던 중에 듣던 노래인데요
참 맘에 들어서 가족들의 애창곡이 되었습니다

삼천리 방방곡곡에 피어난 꽃이라면 모두 우리나라의 꽃이고
그 꽃에 성별의 구분이 필요가 없지요

일제강점기의 수난과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쓴 독립투사들의 행적을 살피는 것은 후손들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러나 교과서나 위인전, 토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접하게 되는 인물들은 극적인 사건들과 관련된
유명한 독립운동가에 한정된 경우가 많습니다

독립 75년,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소개하는 여섯 명의 독립운동가는 그래서 더 특별합니다

처음에는 아이와 함께 책을 낭독했는데 읽다 보니 눈물에, 목이 메어 차마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났을까요?
어쩌면 겪지 않아도 됐을 시련을 온몸으로 부딪혀 이겨낸 소녀들의 의지와, 힘들고 어려운 길임을 알면서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신념에 경외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어렴풋이나마 사연을 알고 있었던 경우도 있었지만 주인공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듯 쓴 글이라 마음에 전달되는 파장이 컸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큰 소리로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그럼 책 속의 주인공들을 만나볼까요?

첫 번째 이야기는 제주 해녀 항쟁의 선봉에 서서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했던 부춘화입니다
제주도라는 지리적 조건은 소외받기 쉽고 또 억압에서 벗어나기 힘든 곳이지요

‘빗창‘으로 상징되기도 하는 제주 해녀들의 항쟁은 고단한 물질보다
훨 험난했지만 후퇴없는 투쟁이었습니다


오늘을 사는 열일곱 소녀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컴퓨터로 공부하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며 엄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고 ...
그러나 1919년의 동풍신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장터로 만세를 부르러 길을 나섰다가 일본군의 총탄에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만세를 부르다 회유와 협박에 굴하지 않고 형무소에서 생을 마감했답니다
‘북쪽의 유관순‘으로 불린 동풍신 열사의 짧고 가슴 아픈 생을 우리 후손들이 기억하는 것으로 굴복하지 않았던 애국심을 이어나가야겠습니다

자신이 총을 쏘게 될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요?
총칼을 앞세우고 강압적인 지배를 하는 일본군에 맞서기 위해 아이를 품은 채로 폭탄을 던진 안경신

심훈의 상록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는 최용신의 배우고 가르쳐 우리나라가 평등하고 풍요로운 세싱이 되기를 염원했던 그 마음을 기억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배우는 것을 멈추지 말 것을 강조한 ‘위대한 사람이 되는 네 가지 요소‘는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무장 투쟁의 최전선에서 누구보다
선봉으로 앞장섰으나 끝내 광복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총상 후유증으로 삶을 마감해야 했던
박차정

태평양을 건너 머나먼 이국땅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끝까지 애쓰며
희망을 잃지 않았던 박신애
어디 이 분들 뿐이었을까요?! 더 이상은 힘없이 나라 뺏긴 백성으로 주저앉을 수 없어 거리로 나섰던 그들의 용기는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나라 사랑‘의 참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딸로 태어나 자유 대한민국에 살면서 휘날리는 태극기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지금
그녀들의 외침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소명입니다

삼일절, 광복절이면 반짝 이슈처럼 나왔다가 사라지는 독립투사들과 후손들을 볼때마다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그림그리기며, 글짓기 행사를 하긴 하지만 형식적인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요
태극기를 든 소녀 같은 책들이 더 많이 나오고 널리 읽혀서 나라의 소중함과 지키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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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전쟁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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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이 지난 지금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전율이 생생하다
당시만 해도 핵에 대해 드러내놓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조심스럽고 비밀스러운 것이 었는데 그런 분위기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숨은 진실이 있지않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이것저것 잴 것 없이 막무가내인 북한의 핵보유국 선언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한, 우리는 무엇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얻기위해 지금 이 모습일까
심각하게 생각했던 나의 20대였다

이제 40을 훌쩍 넘긴 나이에 다시 접하게 된 [미중전쟁]은 여전히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마주하게됐다
하루 하루를 살아가기 바쁜, 평범한 소시민으로써 또 세상 돌아가는 일에 조금은 무뎌진 일상에서 언론을 통해 듣는 미중무역전쟁은 막연하기만 했는데 김진명의 미중전쟁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내가 처음 만난 미중전쟁은 오디오북이었다 어느 날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우연히 선택한 것이 미중전쟁인데 그 날밤을 꼴딱 세웠다 그리고는 늘 습관적으로 잠들기전 듣게 되어 지금은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거의 외울 지경이 되었다

이번에 합본판이 나왔다는 소식에 책을 소장할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다행한 일이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인물들의 대화에 깔린 지문들과 상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으며 작가의 말을 읽을 수 없었을 것이다


˝힘이 없을수록,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욱더 원칙에 기대야한다

용기와 결단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난제는 없다˝


이데올로기의 갈등에서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국가론으로 변화하면서 최대 강대국의 위치에 있는 미국과 중국은 늘 팽팽한 신경전이 오가고 양국의 치열한 계산속에서 갈팡질팡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그대로 데칼코마니처럼 옮겨놓았다

실존 인물들의 실명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사실적 상황이라 생각하게 하는 면도 있지만 독자들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돼 가상 인물 설정이었으면 또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아주 살짝)


세계은행 조사요원인 인철을 통해 공적자금의 자금세탁에 대한 비리를 조사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돈의 흐름을 쫒는 과정에서 거대한 자금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은 1%의 사람들에 의해 움직인다는 말은 소수 이익집단의 결정에 따라 판가름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미국의 대통령을 뽑는 그것마저도

미중전쟁에서는 주요 인물중 두 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신비로운 매럭의 소유자인 아이린과 다국적으로 능통한 최이지 박사인데 인철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건의 전개와 결과에 영향을 준다

대부분의 소설이 남녀관계와 애정을 비중있게 다루는 것에 비해 김진명의 소설은 아주 절제된 표현을 구사한다

오디오북을 통해서는 느끼지 못한 최이지 박사와 인철의 스토리나 아이린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은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인간적인 면이 있어서 더 좋음)


결정권자에게는 늘 권한과 함께 그에 못지않은 막중한 부담감이 있다
성배기사단의 레오도 각국의 정상들에게도 말이다

‘문제 해결의 정답은 없지만 유사해답들중 하나를 선택했을 때
정답이 된다‘는 인철의 말은 작가가 세상에 하고 싶었던 말을 대변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힘! 냉철하게 판단하는 힘!
결정된 내용을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힘!!

우방도 적국도 없는 오로지 돈의 힘으로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오늘의 세계인들의 모습을 조명한 미중전쟁은 우리에게 소설 이상의 의미로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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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의 책 - 독립출판의 왕도
김봉철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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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했다

왜일까?

‘그 사이사이에 비치는 한 사람의 살아 있음‘이라는 글귀가 나에게 호소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나도 충분히 공감했기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시련의 무게가 같지않다
유독 나에게 더 아프고 힘든 것이 있다
다를뿐 시련을 견디는 힘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나만의 방법으로 충분히
잘 이겨내고 있다

사람들의 인생 속도가 다 같지 않다
꽃이 떨어지는 속도를 느끼며 사는 이들도 있고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사람도 있겠지
저마다의 속도로 간다면
정주행도, 역주행도 나쁘지않다

[작은 나의 책]은 책 읽기와 쓰기를 즐기던 한 사람이 살면서 ‘나도 한 권쯤 내보고싶다‘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던 것을 몸소 몸으로 부딪치며 독립출판을 시도했고 또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내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내용이다

그가 겪은 시행착오들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고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 내용인데
사실, 독립출판에 대한 정보는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습득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김봉철의 [작은 나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가 독립출판을 통해 시련을 버텼고 이겨냈으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없이 약하고 여릴 것만 같은
그가 피가마른다는 출판계에 맨몸으로 출사표를 던진 내용은
그의 표현대로 살아있음을 알리는 생존신고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고
또 중간쯤을 펴서 다시 읽고
반복해서 또 읽었다

그랬는데도
사실 독립출판에 대한 것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책등의 높이를 생각해야한다거나
제작단가계산, 입점제안서들이 어렴풋이 떠오를뿐이다
아마도 나는 책을 낼 준비가 안된 모양이다 (ㅎㅎㅎ)

그러나 작가가 살아온 하루
살고있는, 살아갈 미래에 대한 내용들은 이미 내 마음 구석구석
제자리를 찾아 안착했다

왜냐면
나도 살아가고 있기때문이다

[작은 나의 책]을 읽는 동안
작가와 보폭을 맞춰 걸었고
그로인해 행복했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는데!
아~ 이렇게 느낄수도 있구나!

여고시절
처음 배운 컴퓨터로
열심히 타이핑을 해서
나만의 문집을 만든 적이 있었다
20매 파일북에 한 장씩 끼워넣은
책 아닌 책이었는데

그래도 좋아서,
그것이 좋아서
넘겨가며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있다
또렷하게 박힌 내 이름 세 글자가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다

내가 없는 지구를 걱정한 적이 있었다
그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도저히 세상을 떠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

(아니, 사실은 내가 사라져도 지구는 잘 움직일 것이며 사람들은 여전히 잘살거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그러나 살고싶다는 마음이
그런 생각을 하게 한것이리라)

왜 책을 내고 싶은가??
이름을 남기고 죽어야 하는 사람의 운명같은 것이고 멋지지않는가!

책을 낸다는 것은 자신의 나이테를 하나씩 늘려가는 그런 것이라고

˝작아서
더 소중한
나의 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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