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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룡 - 설득과 통합의 리더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주 두꺼운 책이다.
사놓고도 쉬이 손이 가질 않았다. 2주일정으로 해외출장을 갈 일이 생겼다. 저녁에 호텔에서 모국어에 취해볼 요량으로 책과 동행했다.
좀 지루하겠지하고 집중을 하여 속도를 내었다. 글이 한번 붙으니 너무 속도가 빠르게되었다. 그만큼 빠져들었단 것이다. 그래서 3~4일지난 뒤엔 글을 아꼈다. 조금씩 조금씩 맛을 보며 읽었다.
읽는 내내 가슴이 너무 답답하였다. 임진왜란때, 만약 유성룡이라는 혜안의 브레인과 이순신이라는 불세출의 장수가 없었더라면 아마 한반도는 일본의 한 현에 지나지않을지 모른다. 가슴을 더 답답하게 만들었던 건, 그 위기의 시기에 우리나라를 이끌었던 것이 바로 선조라는 임금이었는데 그 임금이라는 것이 나라의 위기에서 구해낼 생각을 하기보다 목숨부지에 더 연연해하는 그런 모습을 내내 보였다는 것이다. (일단 작가의 시각을 전제로 하여서..)
왕위 정통성에 열등감을 가진 선조는 대단히 질투심이 많은 임금이어서 비록 자신의 신하일지라도 백성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질투와 시기를 일삼았고 이런 임금의 마음을 당시 사대부들은 당쟁에 절절히 이용하여 정적을 물리치곤 했다. 국가존망의 위기인 임진년 왜란의 시기에도 말이다.
역사에 만약이란 참 부질없지만, 만약 임진년 당시 임금이 선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만약 선조의 성격이 그러하지않고 강단있고 대의를 위하는 사람됨됨이었다면 동북아에서의 우리나라의 위치가 아마도 달랐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누가 지도자가 되는지, 어떠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야하는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아무리 유능한 보좌관(유성룡이나 이순신같은) 이 곁을 지켜도 제 역할을, 결정을 제대로 못하는 지도자라면 역시 배가 산으로 갈것은 자명한 일다.
대선을 임박해둔 즈음, 21세기 지금 대한민국이 원하는 지도자는 과연 어떠한 사람이어야할까? 책을 읽는 내내 머리와 가슴을 지배한 화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