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마구의 책을 예판했다. 늘 그렇듯 페이지와 페이지를 휘젓고 다니다 이벤트 공지를 보게 되었고 댓글을 달았다.
코끼리 동전 지갑.
왜 동전지갑이지? 코끼리 모양이라서?
귀엽다고 생각했고 잊고 있었다.
며칠전 뜬금 없는 알림. 당첨되어 상품을 보내준단다.
다섯명쯤 뽑는다던데..어쨌든 반가웠고 고마웠다.
이 책을 기억하는 또 다른 연관어가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어제 동전지갑이 도착했다.
코끼리도 뭣도 아닌 그냥 동전지갑이다. 택배비가 더 들겠다 싶은..
친구도 받았다고 했다. 세상에 우린 운이 꽤나 좋은 사람인가했다. 친구는 만화스폰지밥에 나오는 캐릭터지갑이라했다.
도대체 이 이벤트의 목적은 뭔가? 싶어졌다.
의미도 상징성도 없는 ..
곡해를 하자면 한도 없을 상황이다. 어디서 지갑 다섯개가 생겨서(혹은 묶음 할인 같은거를 해서 사 놓은 지갑이 있어서). 이런거라도 걸어놓으면 혹하겠지? 하고 한 이벤트는 아닐까?

받아놓고 기분이 안좋다.
이럴거면 하지말지. 책과의 연관성도 없고 출판사의 성의도 없고(이벤트 포스터만큼의 성의도 안느껴지는)..
책의 연관어로 불쾌함이 기록될것 같다.

이런식으론..하지말았음싶다. 이벤트라는거..때때로 불쾌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낭만인생 2016-12-16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끼리 아니네요... 에구야. 진짜 성의 없네요..

나타샤 2016-12-16 19:03   좋아요 0 | URL
딱 하나 남은게 있다고 원하면 받은거 착불로 보내라고 바꿔주겠다고 했다네요. 동전지갑 다섯개도 확보 안하고 진행한 이벤트라니..ㅠ
 

이틀 전 모 신문에 "못할 것 없다, 추첨으로 의원 뽑자'라는 헤드라인을 가진 기사를 읽었다.

권력과 자본과 언론이 한 덩어리가 되어 어느 하나 이탈 없이 빼곡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보아왔다.

일본에 부역하고, 자본에 부역하고 권력에 부역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사회는 비정상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토양 위에 지어진 대의민주주의는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작년에 한 권에 책을 읽고 무릎을 쳤다.

 

  얇고 간결한 책이다. 추첨민주주의에 대한 개론과 우리의 정치적 토양 위에 어떻게 발아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실렸다. 공론화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연..작년 여름. 헬조선에 집약된 모순은 보았으나 그것을 뚫고 나오려는 의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박근혜 게이트의 시작과 광장으로 모여 보여준 국민들의 의지와 힘은 어쩌면 광장민주주의와 추첨민주주의에 대한 공론이 가능한 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광장의 힘. 광장의 정치, "국민의 소리를 들어라!" 라고 외치는 함성 속에 주권자로서 주인으로서의 민중의 힘이 보였다면 과장일까?

 국회의원이 되기위해 엄청난 학력과 재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아닌, 누구라도 지역의 대표가 되고, 직능대표가 될 수 있다면 어떻겠냐는 것이다. 추첨제로 선출된 민회가 국회와 정부를 견제하고 일정한 권력을 갖는다면 얼마나 멋질까? 생각해본다.

 

노동자의 대표가, 농민의 대표가, 빈민의 대표가, 소수자의 대표가 정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와 장을 갖는다면, 경찰의 벽을 뚫고 온몸을 길바닥에 부딪는 일은 줄어들지도 모른다.

 

기사를 읽으며 논의를 해도 될만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의 구조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지 않는가.

탄핵이 현실화되면, 선거를 하게 될테고, 개헌논의가 시작될 수도 있을거다

 

숨쉬는 것 조차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는 정치적 인간으로(인식하든 못하든..) 이 논의는 유효할 것이라 가늠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jamespd 2017-01-02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첨민주주의의 이론과 역사, 혼합공화정의 역사와 이상에 관한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방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검색-평민민주주의 or 추첨민주주의 (pc 권장)
모바일 http://cafe.daum.net/hybridrepublic
 

오늘은..
구석구석 다이너마이트를 끼워넣고 긴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날인거야.
이렇게 길어진 도화선에 불 붙일 날이 있을 것 같진 않았지. 그저 끝없이 길어질 것만 같았거든. 그래도 다행히 불을 당길 수 있게 됐어. 이제 시작이야. 저 바위산을 부셔야하는데. 다 부시고 돌을 고르고 땅을 갈아서 씨뿌리고 거두고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터를 만들어야하는데..그게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약속받은 오래전 타국의 민족들도 가는동안 분열하고 싸우고 했다는데. 매일처럼 먹을것이 내리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보호하는 길을 갔다는데도 그럴진대. 우리는 어쩌면 돌가루로 허기를 달래야할지도 모르고 불완전하게 발파된 바위조각에 위협을 당할지도 몰라. 그래도 견뎌낼 수 있을까? 결국 사람의 땅을 만들 수 있을까?
하긴, 이런 걱정도 사치야.
불이 제대로 붙을지도 확신이 안 서. 붙는다고 할지라도 말했다시피 도화선이 길고 길어서, 어떤부분은 가늘디 가늘어서 다이너마이트를 폭파시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야.
그래도 시작이 되었다고, 시작이 반이라고 이야기 하며 긍정하는 사람들이 많아. 시작이 반. 이거 진짜 위험한거야. 이런생각으로 시작하면, 절반도 안되서 왜 아직도 끝이 아닌거야? 하게되거든..시작은 고스란히 시작이야. 반도 뭣도 아닌거지.
어쨌든 오늘 그 시작이야.
길고 긴 도화선을 잘 살피며 불이 꺼지지않게 살펴야해. 지치지 않도록 해야해.
선택받지 못한 민족이라 하느님이 도와주시진 않을거야.
온전히 사람의 힘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야해. 이 싸움이 끝났을 때, 하느님은 어쩌면 자신을 의심하실지도 몰라.
내가 도대체 뭘 만든거지? 사람이 어떻게!
묘한 쾌감 같은게 들어.
두고 보시죠.우리가 뭘 이뤄내는지!
하고 싶단말이지. 불경한가?

이제.
시작이야. 준비만 대충 끝난거야.
지금이야말로 의지와 결기로 먼 땅을 믿어야할 때야.

일단 밥부터 먹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을 읽다 덮다를 반복한다. 어수선한 정국에 매일매일 분노와 통쾌함과 경악과 안도를 하는 요즘.

세월호 이후 모두가 앓고 있는 트라우마에 또 다른 트라우마와 피로감이 생기고 있는 듯 한다.

완벽하게 치유되지 않을 트라우마. 조급증이 자꾸 생기는 것도 그 이유일게다.

습관처럼 책을 읽지만 읽히지 않는다. 겨우 다 읽지만, 그래서 다른 책을 집어들지만 결국 다 잊고 만다.

왜 이 책을 집어들었는지를 이내 까먹고 구구로 읽는다. 이게 사는건가? 아니 이게 읽는건가?

 

그래도 오늘 민주당이 제대로 맞서주어 좀 다행이다 싶었다. 어설프게 세월호 합의 해주면 진짜..오래 묵혀두었던 잘 삭은 쌍욕을 쏟아주려했다. 배수진을 치고 탄핵 부결시 국회 해산. 괜찮다. 국민을 믿으면 된다.

 

어쨌든 책을 읽는다. 올 한 해 얻어읽은 책도 많고, 굳이 알라딘만 고집하지도 않았고, 다양한 경로를 확보하게 되어 즐거웠다.

배송을 해주는 서점들. 사실 지원하고 싶은 서점, 지원하고 싶은 출판사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렇게 마일리지와 굿즈가 없어도 받으면 반가운 책들이 있었다.

알라딘이 알려주는 올해의 책은 그래서 사실 많이 줄었다.

 

 

대형출판사들의 책이 빠져버리니 구입권수가 많지 않다. 시와 신화를 즐겨 읽은 것은 인정. 

 

결국 잊는다. 책을 읽고, 다음 책을 잇고, 그리고 잊는다. 읽는 행위만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이 상황이 정리가 되면, 진득하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탄핵 이후가 더 치열해질게 뻔하다.

일상을 속에서 책 읽는 시간이 정세를 읽는 시간으로 대체되고, 예전처럼 읽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거나 억울해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그래도 읽긴 해야하고, 사긴 해야한다.

SNS에 누군가 올린 포스팅이 떠올랐다.

 

[최순실이 개입하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어보이지만 한 군데, 출판에는 개입하지 않은 것 같다. 돈이 안된다] 라고..

 잊더라도 읽어보자. 잊기 위해 읽어보자. 덧없지 않음을 믿어보자.

책이나 읽어야겠다. 춥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6-12-08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8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0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을 안 사고, 도서관 책을 많이 찾게 되니까 다 읽지 못한 책이 많습니다. 저도 마음을 차분히 가지면서 한 권씩 다 읽고, 리뷰를 기록해야겠어요.

2016-12-09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12-09 12:31   좋아요 1 | URL
평소대로 리뷰를 쓰시면 됩니다. ^^
 

정신을 차리는 것이 어려운 시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단히 정신줄을 붙들고 있어야만 한다.

날마다 터지는 이야기들이 놀라움을 넘어 천박할 지경이다. 이것이 어느 방송사의 특종때문에 일어난 일은 아니다. 이미 수없이 징조는 나타났고 서로 피해자라 이야기하며 덩달아 떠드는 정치인들, 재벌들, 부역언론과 관련자들이 공범이었다.

재벌은 뇌물을 주고, 준 뇌물의 몇십배 몇 백배에 달하는 이익을 거둬들였다. 그들의 커넥션에 함구한 댓가로 언론은 말하는 법을 잊었다. 그리고 이지경이 되었음에도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라며 반문하는 이가 있다.

해방이 되었을 때, 열혈 앞잡이 노릇을 하던이에게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했냐고 묻자 해방이 될 줄 몰랐다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쩌면 읽었을거다. 저 단단한 탐욕의 연대를 이루고 있는 이들도 같은 대답을 할지도 모른다. 들통날 줄 몰랐다.랄지 국민들이 이렇게 나설 줄 몰랐다랄지..여전히 평화와 질서라는 프레임에 갖혀있긴 하다만, 87년 이후로 온 세대가 말 그대로 '공분'하고 있는 현상이다.

그 와중에 아직도 그들을 비호하고 빨갱이와 종북이라는 단어를 철갑처럼 두른 이들이 남아있다. 그들의 신념이라면 어쩌겠는가. 어버이라는 이름을 달력에서 도려내고 싶다. 엄마라는 이름을 돌려놓고 싶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라며 '사악한 사탄의 무리'라며 총궐기 한 쪽에서 울며불며 기도하고 찬송하던 이들도 생각난다. 리퍼트 대사가 다쳤던 때, 그 황당하고 민망했던 퍼포먼스도..

 

그들만의 연대에 기독교도 한 축으로 작용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속칭 개독이라 불리는 사람들. 우리나라 기독교의 짧은 역사와 한국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성장한 종교. 무엇이든 '한국적'이라는 말이 붙으면 해괴해지는 것이 참 그렇지만..

 

모태신앙은 아니었지만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주일학교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신앙이 좋은 아이였고, 성가대에서 찬양하기를 좋아했고, 성경퀴즈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학생회 임원이 되었고, 그 몸서리치게 설레는 교회오빠를 사랑하기도 했다. 청년부가 되어서 교회를 떠났다. 아니 쫓겨난거다.

봉천동 달동네 사람들의 철거반대 싸움에 같이 나섰던 것이 화근이었다. 가난했던 사람들을 위해, 그들과 함께해야했기에 거기서 머물다 끌려가고 단순한 처벌을 받고 돌아온 교회에서 장로회의가 열렸다. 그 싸움에 참여한 청년부 간부 셋을 제명했다.

수많은 항변의 말이 머릿 속에 그득했지만 굳어버린 그들의 신앙과 잘못 이해된 성경, 그리고 천박한 선민의식과 구원의 오해는 젊은 나의 항변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세상은 변했고, 성경은 화석이 되어간다. 믿음은 순결성을 상실하고 맹목이 되어가고 구원은 충성의 증거를 내밀지 않으면 내주지 않을 귀하디 귀한 것이 되었다. 거리로 나오는 성직자들이 배척당하는 것은, 마치 사회에서 내쳐진 자를 품은 예수의 모습을 닮았음에도 이미 굳어진 눈을 가진 이에게는 위협이 되는 불온함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겠는가.

 

우리가 읽어야 할 성서는, 우리가 알아야 할 예수는, 우리가 따라야할 제자의 길은 어디에 있겠는가. 어떤 모습이겠는가.

계간지 삶이 보이는 창에 연재되던 이야기를 책으로 묶었다고 한다. 200페이지도 안되는 분량. 여기에 우리가 봐야할 알아야 할 예수의 모습이 보였다. 신앙을 되찾는 일은 없겠지만 내가 알고 있던 예수와 닮았다. 반가움과 격한 동의로 읽어낸다.

 

가난한 출판사, 교정보는 일이 녹록치 않았는지 오탈자가 꽤 많다. 몇개를 제보해주었다.

부끄러워했다. 이런 모습으로 책을 내면 안되는데..라며, 자본력이 되면 전량 회수하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 사람에게 독자들에게 제보를 받아 재쇄를 찍을 생각을 해보자고 했다. 내가 뭐..그냥 독자지만 안타까웠다.

그럼 얼마나 뿌듯할까.

 

어떤 기대나 선입견 없이 제정신으로 반듯하게 만나는 예수..그 이야기가 시원하다. 구세주가 아닌 친구 예수. 그러고 보니 한달쯤 뒤면 그의 생일이다.

말빨이 되면, '이 책 한 번 보시겠습니까?' 라고 설득이라도 할텐데..그럴 재주도 없고..이렇게라도 응원을 보낼 밖에..

 

이 출판사..LG홍보실만큼 홍보를 못한다. 에구..

 

제정신으로 살자. 무정부상태임에도 지금껏 나라를 끌고 온 것은 우리들이지 않은가. 우리의 구원은..우리가 만드는게 맞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