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북클럽
박현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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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간이 있었고, 그때 만나 산소공급기가 되어준 소설. 덕분에 지금은 조금 덜 힘들어진 것 같다. 책은 인생을 바꾸지는 못할지 몰라도 하루를 견뎌낼 힘은 확실히 준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라서 망설임 없이 별 다섯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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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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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으로 제대로 읽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번역은 조금 아쉬웠지만 간결하고 촉촉한 문장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20대 초반쯤에 이 소설을 읽었으면 어땠을까. 사랑 이야기지만 로맨틱하게 읽히지 않는 것이 나이 탓만은 아니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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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루 에디션 1
카와시타 미즈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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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대부분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그 꿈이 꼭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인생은 언제나 인간에게 불확실한 미래를 선사하고, 인간은 예측하지 못한 미래와 맞닥뜨리는 순간 당황한다. 내가 내딛는 한걸음이 과연 먼훗날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약 미래에서 온 누군가가 내 미래를 알려준다면 어떨까. 설레는 일일 수도 있고 두려운 일일 수도 있다. 


순정만화가를 꿈꾸는 10대 소녀 아루토 앞에 1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만화가 아루토의 팬을 자처하는 G마루가 나타난다. 자신의 우상인 아루토를 만나기 위해 기계의 몸으로 타임슬립을 시도한 것이다. 자신이 미래에 유명한 만화가가 된다는 사실에 들뜬 아루토에게 G마루는 아루토가 순정만화가가 아닌 에로만화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한다. 순정만화가의 꿈을 지키려는 아루토와 아루토를 자신의 우상인 에로만화가로 만들려는 G마루의 좌충우돌 동거가 시작된다.


에로만화가가 될 소녀가 주인공인 만큼 『G마루 에디션』은 은근히 야하다. 게다가 플라토닉 백합물을 지향하는 타마자와와 의충화 동인지를 그리는 사지의 독특하고 극단적인 취향은 대중적 인기를 얻기에는 너무 매니악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평범한 여성 독자들에게는 예쁜 그림체 말고는 어필할 만한 매력이 없어 보인다. 처음부터 확실한 독자층을 정해 놓고 그린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야한 장면은 그저 양념일 뿐이고 이 작품은 꿈을 향해 돌진하는 소녀들의 넘치는 열정을 전하는 작품으로 읽을 수도 있다. 실수투성이라서 더 사랑스러운 10대들의 꿈을 향한 직진은 보는 사람의 꺼져버린 열정에도 새로운 불씨를 제공하곤 하니까. 

분명 이런 안타까운 심정이나 한심한 자신의 모습을 몇 번이고 극복해야만 프로가 될 수 있을 테니까.
허황될지언정 스스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새로운 꿈으로 다가가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즐기고, 버티는 것이다. 순정만화가가 되든 에로만화가가 되든 만화를 그리는 일이 즐겁다는 것은 아루토에게 변치 않는 진리일 것이다. 내게도, 당신에게도 하고 있으면 그저 즐거운 일 한 가지쯤은 있을 것이다. 하고 싶으면, 하자. 설령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해도.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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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 1 - 가난한 청춘의 끝없는 걸음
야마사키 도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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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든 아프리카 청춘이든, 청춘이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이다. 젊으니까 뭐든 할 수 있다지만 열정과 노력이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세상 어디를 보아도 지옥뿐인데 어딘가에 천국이 있다고들 한다. 그 천국에 가지 못하는 것은 너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주변의 질책에 스스로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책만 거듭한다. 이런 시대에 돈이 되지 않는 꿈과 어정쩡한 노력은 무의미하게만 보인다. 꿈은 있지만 확신이 없어 머뭇대는 청춘에게도 희망은 있을까.


안 팔리는 만화가, 과자 리뷰나 쓰는 스포츠 라이터, 방구석 폐인 피규어 제작자, 아마추어 밴드 멤버인 네 친구는 6년간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함께 살았다. 그러나 밴드를 하던 친구가 현실을 인정하자며 갑작스럽게 집을 나가버리고, 그 자리에는 '위기감'이라는 무거운 단어만이 남겨졌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바로 월세. 그 월세 때문에 남자 넷이 살던 집에 생뚱맞게도 여자인 나시다가 들어온다. 그녀는 안 팔리는 만화가 타케마츠의 어시스턴트를 자청하며 눌러앉고, 엄청난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어시스턴트 주제에 자신보다 더 뛰어난 실력과 냉철한 현실감각을 가진 나시다는 타케마츠에게 불편한 존재이다. 각오도 승부욕도 없이 어중간하게 살아온 자신의 치부를 정통으로 찔러대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 만화가 나시다의 도움으로 정신을 차린 타케마츠가 만화가로 성공하는 멋진 드림스 컴 트루 스토리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한 번의 행운으로 진흙탕 같은 삶이 꽃길로 둔갑할 리 없다는 건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현실을 증명하듯 잘 풀릴 것 같았던 타케마츠의 인생은 더 큰 스케일로 꼬여가기 시작한다. 


세상은 혼자 힘으로 움직일 수 없다. 그래서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스위치 하나만 켜면 미생이 완생으로 변하는 공식은 세상에 없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자.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그리고 그걸 위해서 너는 현실과 싸울 준비가 되어있어?'라고. 어설픈 장래희망만을 바라보기에 세상은 너무 잔혹하고 살벌하다. 그래도 한 번뿐인 인생, 어떻게든 버둥거려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나답게 살기' 위해서 말이다. 타케마츠의 꼬여만 가는 인생에도 화이팅.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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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리에 모여! 1
AMU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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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신비롭다. 수많은 예술 분야 중 가장 받아들이기 쉽고 빠르게 사람의 마음을 파고든다. 그래서일까. 오로지 상상에 의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음악 만화에 자꾸 끌리는 이유가 말이다. 한 미소년이 가야금처럼 생긴 악기를 들고 있는 표지 일러스트와 '이 소리에 모여!'라는 제목이 마치 '이 만화 꼭 읽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그 소리가 너무 궁금했다.

그곳은 내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곳이었다.  


선배들이 모두 졸업해 존폐 위기에 놓인 소쿄쿠부의 명맥을 잇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타케조 앞에 무시무시한 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후배 치카가 나타난다. 치카는 소쿄쿠부 가입을 원하지만 선입견 때문에 타케조는 그의 입부 의도를 의심한다. 그러나 치카의 행동에서 배어나오는 진심이 타케조의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거기에 코토 종가의 딸인 사토와까지 합류하며 소쿄쿠부의 미래가 밝아진다. 그러나 위기는 계속 닥쳐오고, 소쿄쿠부를 지키기 위해 부원들은 정말로 어려운 미션에 도전한다. 


줄거리 소개는 이 정도로 해두자. 이쯤에서 궁금증이 생길 테니까. 소쿄쿠부는 무엇이고 코토는 또 뭐지?라는 궁금증이.  코토는 가야금과 비슷하게 생긴 일본의 전통 악기이다. 현이 13개이고, 맨손으로 뜯는 가야금과 달리 세 손가락에 '손톱(일본어로 '츠메')'을 끼우고 연주를 한다.  소리는 매우 높고 가볍고 맑다. 소쿄쿠는 바로 이 코토로 연주하는 음악을 말한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일본에서는 꽤나 대중적인 전통악기인 듯하다. 

너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지키는' 거야?
이 만화의 또다른 장점은 훈남들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소심하지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타케조, 잘생긴 외모와 강한 주먹,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닌 치카, 능청스럽고 쿨한 데다 싸움까지 잘하는 테츠키 등 개성 강한 훈남들이 등장한다. 꿈 혹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음악도 좋은데 훈남까지 보너스로 주어지는 만화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열정과 근성으로 똘똘 뭉친 10대들의 열혈 동아리 수호기 『이 소리에 모여!』. 이 겨울, 풍경 소리처럼 청량한 코토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훈남들의 이야기가 추위마저 녹여줄 것 같다.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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