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루 에디션 1
카와시타 미즈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대부분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그 꿈이 꼭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인생은 언제나 인간에게 불확실한 미래를 선사하고, 인간은 예측하지 못한 미래와 맞닥뜨리는 순간 당황한다. 내가 내딛는 한걸음이 과연 먼훗날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약 미래에서 온 누군가가 내 미래를 알려준다면 어떨까. 설레는 일일 수도 있고 두려운 일일 수도 있다. 


순정만화가를 꿈꾸는 10대 소녀 아루토 앞에 1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만화가 아루토의 팬을 자처하는 G마루가 나타난다. 자신의 우상인 아루토를 만나기 위해 기계의 몸으로 타임슬립을 시도한 것이다. 자신이 미래에 유명한 만화가가 된다는 사실에 들뜬 아루토에게 G마루는 아루토가 순정만화가가 아닌 에로만화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한다. 순정만화가의 꿈을 지키려는 아루토와 아루토를 자신의 우상인 에로만화가로 만들려는 G마루의 좌충우돌 동거가 시작된다.


에로만화가가 될 소녀가 주인공인 만큼 『G마루 에디션』은 은근히 야하다. 게다가 플라토닉 백합물을 지향하는 타마자와와 의충화 동인지를 그리는 사지의 독특하고 극단적인 취향은 대중적 인기를 얻기에는 너무 매니악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평범한 여성 독자들에게는 예쁜 그림체 말고는 어필할 만한 매력이 없어 보인다. 처음부터 확실한 독자층을 정해 놓고 그린 작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야한 장면은 그저 양념일 뿐이고 이 작품은 꿈을 향해 돌진하는 소녀들의 넘치는 열정을 전하는 작품으로 읽을 수도 있다. 실수투성이라서 더 사랑스러운 10대들의 꿈을 향한 직진은 보는 사람의 꺼져버린 열정에도 새로운 불씨를 제공하곤 하니까. 

분명 이런 안타까운 심정이나 한심한 자신의 모습을 몇 번이고 극복해야만 프로가 될 수 있을 테니까.
허황될지언정 스스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새로운 꿈으로 다가가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즐기고, 버티는 것이다. 순정만화가가 되든 에로만화가가 되든 만화를 그리는 일이 즐겁다는 것은 아루토에게 변치 않는 진리일 것이다. 내게도, 당신에게도 하고 있으면 그저 즐거운 일 한 가지쯤은 있을 것이다. 하고 싶으면, 하자. 설령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해도.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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