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 1 - 가난한 청춘의 끝없는 걸음
야마사키 도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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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든 아프리카 청춘이든, 청춘이 살기 힘든 세상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이다. 젊으니까 뭐든 할 수 있다지만 열정과 노력이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세상 어디를 보아도 지옥뿐인데 어딘가에 천국이 있다고들 한다. 그 천국에 가지 못하는 것은 너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주변의 질책에 스스로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책만 거듭한다. 이런 시대에 돈이 되지 않는 꿈과 어정쩡한 노력은 무의미하게만 보인다. 꿈은 있지만 확신이 없어 머뭇대는 청춘에게도 희망은 있을까.


안 팔리는 만화가, 과자 리뷰나 쓰는 스포츠 라이터, 방구석 폐인 피규어 제작자, 아마추어 밴드 멤버인 네 친구는 6년간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함께 살았다. 그러나 밴드를 하던 친구가 현실을 인정하자며 갑작스럽게 집을 나가버리고, 그 자리에는 '위기감'이라는 무거운 단어만이 남겨졌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바로 월세. 그 월세 때문에 남자 넷이 살던 집에 생뚱맞게도 여자인 나시다가 들어온다. 그녀는 안 팔리는 만화가 타케마츠의 어시스턴트를 자청하며 눌러앉고, 엄청난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어시스턴트 주제에 자신보다 더 뛰어난 실력과 냉철한 현실감각을 가진 나시다는 타케마츠에게 불편한 존재이다. 각오도 승부욕도 없이 어중간하게 살아온 자신의 치부를 정통으로 찔러대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 만화가 나시다의 도움으로 정신을 차린 타케마츠가 만화가로 성공하는 멋진 드림스 컴 트루 스토리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한 번의 행운으로 진흙탕 같은 삶이 꽃길로 둔갑할 리 없다는 건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현실을 증명하듯 잘 풀릴 것 같았던 타케마츠의 인생은 더 큰 스케일로 꼬여가기 시작한다. 


세상은 혼자 힘으로 움직일 수 없다. 그래서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스위치 하나만 켜면 미생이 완생으로 변하는 공식은 세상에 없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자.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그리고 그걸 위해서 너는 현실과 싸울 준비가 되어있어?'라고. 어설픈 장래희망만을 바라보기에 세상은 너무 잔혹하고 살벌하다. 그래도 한 번뿐인 인생, 어떻게든 버둥거려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나답게 살기' 위해서 말이다. 타케마츠의 꼬여만 가는 인생에도 화이팅.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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