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북 1
코바코 토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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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에 소위 '웃기는 만화'를 많이 읽었습니다. 제게 있어 '웃기는 만화'의 최고봉은 역시 4컷 만화의 지존 <아즈망가 대왕>이죠. <아즈망가 대왕> 이후 한동안 '웃기는 만화'를 보지 않다가 작년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리지>를 만난 이후로 <푸른 머리 무>,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일상> 등 다소 황당한 개그 만화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뒤의 세 작품은 모두 당황스러울 만큼 미묘했습니다. 저는 도저히 소화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개그 코드가 난무하는 작품들의 연타를 맞고 나니 개그 만화나 4컷 만화에 도전하는 일이 두려워지더군요. 

 
그러던 와중에 표지와 책 소개글에 끌려서 또 다시 보게 된 4컷 만화 <스케치북>. 어느 고등학교 미술부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이 4컷 만화 속에 담겨 펼쳐지는데, 사실 표지에서 느껴지는 느낌과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상은 다소 다르더군요. <아즈망가 대왕> 속 주인공들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특이한 등장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이 작품은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웃기지는 않지만 순간순간 짧은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에피소드로 가득합니다.

 
뒤로 갈수록 등장인물이 점점 늘어나서 가끔 혼동되기도 하지만 주의깊게 각 캐릭터의 특징을 파악하며 읽다 보면 조금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여고생들과 독특한 선생님이 등장하는 4컷 만화라는 점에서 <아즈망가 대왕>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지만 비교를 하든 하지 않든 그 자체로 괜찮은 만화입니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상큼하고 따스한 느낌이 조금 더 내용에 녹아들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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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가진 작은 여우 1
금보리 지음, 아이반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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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구미호 천호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외모도 능력도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모자란 여우 호치. 바보같이 착하고 남을 위해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씨의 소유자이지만 여우로서 호치는 빵점짜리입니다. 

빵점짜리 여우 호치는 같은 여우들에게도 미움 받고 이리저리 팔려다니다가 결국 기방에 내쳐지고 말죠. 그리고 그 곳에서 망나니 도련님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태어난 지 1년도 채 안 된 어린 여우 호치에게 처음 찾아온 사랑이었죠. 하지만 호치는 여우, 도련님은 사람이었습니다. 그것도 귀한 양반. 질투와 시기에 가득찬 사람들에 의해 결국 도련님과 이별하게 되는 호치. 호치의 첫사랑은 아프게 끝나고 맙니다. 

아직은 그림체도 어색하고 다소 유치한 면도 없지 않지만 마지막에 도련님과 호치의 예쁜 사랑 이야기가 마음에 들고 말았습니다. 드라마 <황진이>에서 황진이와 은호 도령이 나눈 아픈 첫사랑 이야기에서 따온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슷한 구조이긴 하지만 역시 이런 류의 사랑 이야기는 좋아요. 

도련님이 떠나고 남겨진 호치는 이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요? 손재주 좋은 귀여운 여우 호치는 이제 더 이상 눈물 흘리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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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달인 아라카르트 1 - 불고기 & 한국요리
카리야 테츠 지음, 하나사키 아키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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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맛의 달인>은 그 분량의 압박으로 인해 감히 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작품이다. 이 <맛의 달인 아라카르트>는 아마도 그런 사람들을 위해, 혹은 <맛의 달인>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리라 생각된다.

1권은 불고기와 한국요리 편. 김치, 마늘, 찌개, 갈비, 곱창, 대창 등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음식에 대한 에피소드가 모여있다.

한국요리 편이라고 하니까 '뭐야? 그럼 <식객>이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건 확실히 아니다. <맛의 달인>은 일본인의 시각에서 본 한국 요리, 즉 외국의 요리이고, <식객>은 한국인이 그리는 한국 요리, 즉 우리 요리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맛의 달인 아라카르트>에 등장하는 한국 요리는 그래서 새롭다. 우리가 늘 먹는 요리마저도 새롭고 낯설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요리란 이렇구나, 라는 것도 생각해 보게 되고, 한국인들도 비싸서 자주 먹을 수 없는 요리들이 일본인들 눈에는 매끼 먹는 반찬 쯤으로 생각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이것은 반대의 경우에도 똑같이 성립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이 조금은 보수적이고 왜곡되어 있는 면이 없지 않아 다소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역시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하지만 오히려 우리도 몰랐던 우리 음식에 대해서 알게 되는 점은 즐겁고 신기하다.

한 가지 나쁜 점이라면, 요리만화 대부분이 그렇지만 이 작품 역시 식욕에 엄청나게 불을 지른다는 것. 때 아닌 우설구이가 자꾸만 먹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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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러브송 1
토모리 미요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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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끌려 선택한 작품 <악마와 러브송>.

성 카톨리아 여고에서 퇴학당하고 토츠카 고등학교로 전학오게 된 카와이 마리아. 눈에 띄게 예쁜 외모와 무성한 소문, 그리고 바른 말 잘 하는 성격 때문에 전학 오자마자 눈엣가시가 된 마리아는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당해 보이기만 하는 그녀의 마음속에도 여린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메구로 신과 칸다 유스케는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현실 속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식이라는 껍데기를 쓰고 산다. 예쁘지 않아도 예쁘다, 착하지 않아도 착하다, 좋지 않아도 좋다는 말을 하고 산다. 왜? 남들과 불편한 관계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가끔은 속에 있는 말을 하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고 답답하다.

마리아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마음 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밖으로 내뱉는 아이다. 하지만 남들과 친해지기 싫어서가 아니다. 다만 그렇게 하지 못할 뿐이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주고 자신의 진심을 알아줄 친구. 그러나 예쁜 외모와 바른 말 잘 하는 그녀를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여줄 리 없다. 그래서 계속 괴롭힘을 당하는 마리아.

괴롭힘 속에서도 마리아는 늘 당당하고 진지하며 초연하다. 그녀가 하는 바른 말은 단지 그녀의 진심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마리아는 만화 속에서는 따돌림 당할지언정 독자에게는 통쾌하고 사랑스러운 악마다.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마음 속 이야기들을 대신 쏟아내 주는 고마운 악마. 그래서 마음속으로나마 만화 속 주인공일 뿐인 그녀가 행복해지기를 바라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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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시선 끝에 내가 있다 1
서문다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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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서문다미. 흔치 않은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가지고 있는 그녀가 단편 옴니버스 <행복한 미식가>에 이어 들고 나온 작품은 놀랍게도 소년과 소년의 사랑(이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제 흔하다면 흔하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보이즈 러브 장르라지만 서문다미의 이름이 붙으니 왠지 새롭고 신선하다.

어린 시절 두 소년은 함께였다. 그러나 한 소년이 떠나면서 둘은 헤어졌다. 그 한 소년의 이름은 제형.

많은 시간이 흐르고 제형은 우연히 한 소년을 만나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재워주게 된다. 그 소년은 쪽지 한 장 남기고 다음날 아침 홀연히 사라졌다. 그 소년의 이름은 동하.

그리고 다시 3년 후, 동하는 제형을 찾아온다. 하지만 이미 제형의 기억 속에 동하는 없다.
제형과 며칠간을 보냈지만 여전히 제형의 기억 속에서 동하는 끄집어내어지지 않는다.

그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제형을 곁을 3년 전처럼 동하는 소리없이 떠난다. 

 
'서문다미'라는 이름 때문에 잔뜩 기대를 하고 1권을 펼쳤다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두 소년이 헤어졌다 만났다 다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고 다시 헤어지며 끝나는 1권을 보고 '응? 이게 뭐야?'라며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말 그대로 1권은 두 소년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운명처럼 우연처럼 계속 만나게 되는 두 소년이지만 그들의 관계는 그저 엇갈릴 뿐 닿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이다.

그래도 작가는 한 권 내내 전혀 진전되지 않는 이야기에 독자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수많은 암시와 앞으로 풀어나갈 비밀의 조각들을 작품 여기저기에 남겨두었다. 

 
동하와 제형의 출생의 비밀(!), 어머니의 화장대, 재희와 다향이라는 주변 인물, 동하와 제형이 헤어지고 나서 다시 만나기까지의 3년이라는 시간 등....

 
이 비밀들이 풀려나감과 동시에 동하와 제형의 감정이 어떻게 변해갈지 조금 느긋하게 기다려보자. 내용에는 진전이 없는지 몰라도 작가의 의욕만큼은 확실하게 느껴지는 1권이니까. 

사족이지만, 이미 잡지 연재분을 본 독자로서 한 마디 흘리자면, 2권은 1권과는 확실히 다른 속도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다. 특히 천의 얼굴(?)을 가진 동하를 계속 주시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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