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시선 끝에 내가 있다 1
서문다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작가 서문다미. 흔치 않은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가지고 있는 그녀가 단편 옴니버스 <행복한 미식가>에 이어 들고 나온 작품은 놀랍게도 소년과 소년의 사랑(이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제 흔하다면 흔하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보이즈 러브 장르라지만 서문다미의 이름이 붙으니 왠지 새롭고 신선하다.

어린 시절 두 소년은 함께였다. 그러나 한 소년이 떠나면서 둘은 헤어졌다. 그 한 소년의 이름은 제형.

많은 시간이 흐르고 제형은 우연히 한 소년을 만나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재워주게 된다. 그 소년은 쪽지 한 장 남기고 다음날 아침 홀연히 사라졌다. 그 소년의 이름은 동하.

그리고 다시 3년 후, 동하는 제형을 찾아온다. 하지만 이미 제형의 기억 속에 동하는 없다.
제형과 며칠간을 보냈지만 여전히 제형의 기억 속에서 동하는 끄집어내어지지 않는다.

그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제형을 곁을 3년 전처럼 동하는 소리없이 떠난다. 

 
'서문다미'라는 이름 때문에 잔뜩 기대를 하고 1권을 펼쳤다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두 소년이 헤어졌다 만났다 다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고 다시 헤어지며 끝나는 1권을 보고 '응? 이게 뭐야?'라며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다.

말 그대로 1권은 두 소년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운명처럼 우연처럼 계속 만나게 되는 두 소년이지만 그들의 관계는 그저 엇갈릴 뿐 닿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이다.

그래도 작가는 한 권 내내 전혀 진전되지 않는 이야기에 독자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수많은 암시와 앞으로 풀어나갈 비밀의 조각들을 작품 여기저기에 남겨두었다. 

 
동하와 제형의 출생의 비밀(!), 어머니의 화장대, 재희와 다향이라는 주변 인물, 동하와 제형이 헤어지고 나서 다시 만나기까지의 3년이라는 시간 등....

 
이 비밀들이 풀려나감과 동시에 동하와 제형의 감정이 어떻게 변해갈지 조금 느긋하게 기다려보자. 내용에는 진전이 없는지 몰라도 작가의 의욕만큼은 확실하게 느껴지는 1권이니까. 

사족이지만, 이미 잡지 연재분을 본 독자로서 한 마디 흘리자면, 2권은 1권과는 확실히 다른 속도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다. 특히 천의 얼굴(?)을 가진 동하를 계속 주시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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