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칼 Jackals 1
김병진 지음, 무라타 신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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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범죄 조직이 지배하는 도시를 배경으로 어느 조직에도 속하지 않은 청부 살인업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자칼>. '자칼'은 바로 그 킬러들을 지칭하는 용어다. 그 중에서도 엘리게이터라는 무시무시한 무기를 사용하는 니콜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바로 이 만화의 주인공이다. 

 
강하지만 어느 곳에서 속하지 않은 자들은 언제나 누군가의 표적이 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도망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싸워서 이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자칼>에서 부패한 도시의 역겨운 현실, 사람 목숨이 길거리의 쓰레기만도 못하게 여겨지는 사회의 슬픈 이면보다 강하게 다가오는 것은 사실 주인공의 고독함도 아니고, 자유와 신념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그들의 힘겨운 싸움도 아니다. 단지 즐길거리로밖에 보이지 않겠지만 이 작품은 자칼들의 외모적 매력과 무기를 휘두르는 아름다운 신체의 움직임이 무척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정말 만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비현실적으로 길고 탄탄한 몸으로 거대한 무기를 사용해 상대를 해치우는 멋진 남자의 모습은 여자 독자들에게도 이 만화를 볼 충분한 동기를 제공한다. 그림 작가인 김병진 씨의 굵은 선과 세심한 묘사는 그런 남자들의 매력을 100%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덕분에 읽는 내내 어두운 작품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남자들의 환상적인 격투 장면에 온통 눈을 빼앗기기 일쑤. 그래도 1권을 읽는 동안 재미없다는 느낌을 받지 않은 것이 전적으로 멋진 남자 주인공과 격투 장면 덕은 아니다. 따라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2권, 3권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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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교 1
이즈미 카네요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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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는 BL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하지만 남자들이 잔뜩 나온다. 왜냐하면 제목처럼 남자들만 있는 학교가 배경이니까. 

 
이 작품은 순정만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괴상하다. 일단 배경이 그렇다. 깊고 싶은 시골 어느 구석에 처박힌, 300여명의 남학생들만 우글우글한 세이호 고등학교가 이 만화의 주무대다. 한창 나이의 남학생들에게 감옥과도 같은 이 곳에서 무슨 순정만화가 그려지겠냐, 라고 생각한다면 정답. 이 작품 속에 잘생기고 멋진 남자주인공과 가녀리고 예쁜 여자주인공의 러브스토리는 없다. 하지만 환상 속의 사랑이야기보다 훨씬 다양하고 유쾌하고 가슴 아픈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남학교>에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들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인물들일 뿐이다. 가슴 떨리는 고백은 연애로 이어지지 않고, 여자의 마음을 흔들 만한 미사여구 따위는 배운 적도 없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가슴에 묻을 뿐이다. 그래도 젊기에 그들은 늘 여자를 꿈꾸고, 사랑을 기다린다.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지만 매일매일 사건을 일으키고 웃고 떠들며 조금씩 커간다. 

 
순정만화의 틀 속에서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남학교> 속 남학생들은 꽃보다 아름다운 F4가 아니라 야한 잡지를 뒤적이고 땀냄새 풀풀 풍기는 보통 남자아이들이다. 그래도 이 아이들은 충분히 밝고 귀엽고 멋진 녀석들이다. 그 녀석들의 좌충우돌 기숙사 생활을 보면서 하루의 우울함을 웃음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면 만화의 정체정 따위야 무슨 상관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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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오타쿠 샐러리맨 : 칠전팔기편
요시타니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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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강렬한 <나는야, 오타쿠 샐러리맨 - 칠전팔기 편>. 책 표지부터 '오타쿠'라는 글자를 강조했지만 사실 내용을 읽어보면 오타쿠 이야기보다는 샐러리맨 이야기다. 샐러리맨이지만 조금 오타쿠일 뿐이다. 

 
이 책은 보너스 만화를 제외하면 모든 이야기가 딱 한 페이지로 끝난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화장실에서 보기 딱 좋은 용도랄까(난 화장실에서 책을 본 적이 없긴 하지만). 순서도 관계없고 정말 눈 감고 펼쳐도 두 편의 완성된 만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한 페이지를 너무 고수한 나머지 가끔은 한 페이지에 억지로 우겨넣은 듯한 에피소드가 눈에 띄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20대 후반의 솔로인 남자 샐러리맨들이 본다면 꽤 많이 공감할지도 모르겠지만 20대 후반의 솔로지만 샐러리맨이 아닌 여자에게는 그다지 공감도가 높지 않다. 그래도 만화적 재미 측면에서 본다면 충분히 볼 만 하다. 만화는 감정이입의 도구가 아니니까. 게다가 주인공이 오타쿠임에는 분명하지만 오타쿠의 일상보다는 평범한 직장인이 회사에서, 집에서, 술자리에서 겪는 달콤쌉싸름한 에피소드에 중점을 두고 그리고 있어 오타쿠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도 크게 부담갖지 않고 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만화를 다 보고 책을 덮었다. 그리고 잠시 표지를 보다가 이런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이 책을 산 사람들이 만화 속 요시타니를 보며 '그래, 이거 내 얘기야, 내 얘기.' 하면서 웃고 울다가도 띠지에 쓰여진 '평범한 샐러리맨에게 3개월 만에 3억 원을 안겨준 2008년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문구를 보면 질투와 함께 자괴감을 느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 하지만 그렇다고 책 한 권에 '일희일비'하지는 말자. 내일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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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판다 Tokyo Panda 1
사쿠라 미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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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거 좋아하세요? 귀여운 동물이 나오는 만화는요?
좋아하신다면 이 만화 표지를 보고 바로 집어들었거나 살까 말까 엄청나게 갈등하셨겠군요.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도쿄에 살게 된 한 아기 판다의 이야기입니다. 16세 생일을 맞은 주인공 카루메에게 아빠가 사랑을 듬뿍(?) 담아 보낸 생일 선물이죠. 대도시 도쿄 한복판에서 야생 판다를 키우라니, 황당해서 뒤로 넘어갈 노릇입니다. 하지만 판다에게 무슨 죄가 있겠어요.

 

커다란 덩치에도 불구하고 귀여운 외모와 재롱으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판다. 캐릭터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이 작품은 그런 판다, 그 중에서도 16세 소녀가 안고 다닐 수 있을 만한 작은 아기 판다를 극단적으로 캐릭터화시켜 귀여움을 강조했습니다. 표지에서 풍기는 이미지대로 밝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만화입니다. 느긋하고 둔해서 얌전할 것 같지만 의외로 좋고 싫은 게 분명하고 질투심도 많은 아기 판다 신겐은 그 느릿함에도 불구하고 늘 무언가 사고를 치고 또 사고에 휘말립니다. 카루메는 그걸 수습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죠. 하지만 아무리 사고를 치고 다녀도 품에 한 번 폭 안기기만 하면 도저히 화를 낼 수 없는 귀여움은 신겐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신겐과 카루메 외에도 독특한 주변 인물들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마감만 빼면 모든 면에서 시원시원한 역사 소설가인 카루메의 엄마와 동물을 너무나 무서워하는 담당자 마지마, 카루메에게 의미없는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동물을 무척 좋아하는 같은 반 친구 쿠라마 등 개성있는 주변인물들이 합세하면서 소동은 커지고 이야기는 즐거워지죠.

 

다소 어린 연령층을 겨냥한 순정만화답게 가볍고 유치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신겐의 귀여움입니다. 역시 귀여움은 무엇보다도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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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북 1
코바코 토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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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소위 '웃기는 만화'를 많이 읽었습니다. 제게 있어 '웃기는 만화'의 최고봉은 역시 4컷 만화의 지존 <아즈망가 대왕>이죠. <아즈망가 대왕> 이후 한동안 '웃기는 만화'를 보지 않다가 작년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리지>를 만난 이후로 <푸른 머리 무>,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일상> 등 다소 황당한 개그 만화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뒤의 세 작품은 모두 당황스러울 만큼 미묘했습니다. 저는 도저히 소화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개그 코드가 난무하는 작품들의 연타를 맞고 나니 개그 만화나 4컷 만화에 도전하는 일이 두려워지더군요. 

 
그러던 와중에 표지와 책 소개글에 끌려서 또 다시 보게 된 4컷 만화 <스케치북>. 어느 고등학교 미술부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이 4컷 만화 속에 담겨 펼쳐지는데, 사실 표지에서 느껴지는 느낌과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상은 다소 다르더군요. <아즈망가 대왕> 속 주인공들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특이한 등장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이 작품은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웃기지는 않지만 순간순간 짧은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에피소드로 가득합니다.

 
뒤로 갈수록 등장인물이 점점 늘어나서 가끔 혼동되기도 하지만 주의깊게 각 캐릭터의 특징을 파악하며 읽다 보면 조금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여고생들과 독특한 선생님이 등장하는 4컷 만화라는 점에서 <아즈망가 대왕>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지만 비교를 하든 하지 않든 그 자체로 괜찮은 만화입니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상큼하고 따스한 느낌이 조금 더 내용에 녹아들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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