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오타쿠 샐러리맨 : 칠전팔기편
요시타니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부터 강렬한 <나는야, 오타쿠 샐러리맨 - 칠전팔기 편>. 책 표지부터 '오타쿠'라는 글자를 강조했지만 사실 내용을 읽어보면 오타쿠 이야기보다는 샐러리맨 이야기다. 샐러리맨이지만 조금 오타쿠일 뿐이다. 

 
이 책은 보너스 만화를 제외하면 모든 이야기가 딱 한 페이지로 끝난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화장실에서 보기 딱 좋은 용도랄까(난 화장실에서 책을 본 적이 없긴 하지만). 순서도 관계없고 정말 눈 감고 펼쳐도 두 편의 완성된 만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한 페이지를 너무 고수한 나머지 가끔은 한 페이지에 억지로 우겨넣은 듯한 에피소드가 눈에 띄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20대 후반의 솔로인 남자 샐러리맨들이 본다면 꽤 많이 공감할지도 모르겠지만 20대 후반의 솔로지만 샐러리맨이 아닌 여자에게는 그다지 공감도가 높지 않다. 그래도 만화적 재미 측면에서 본다면 충분히 볼 만 하다. 만화는 감정이입의 도구가 아니니까. 게다가 주인공이 오타쿠임에는 분명하지만 오타쿠의 일상보다는 평범한 직장인이 회사에서, 집에서, 술자리에서 겪는 달콤쌉싸름한 에피소드에 중점을 두고 그리고 있어 오타쿠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도 크게 부담갖지 않고 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만화를 다 보고 책을 덮었다. 그리고 잠시 표지를 보다가 이런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이 책을 산 사람들이 만화 속 요시타니를 보며 '그래, 이거 내 얘기야, 내 얘기.' 하면서 웃고 울다가도 띠지에 쓰여진 '평범한 샐러리맨에게 3개월 만에 3억 원을 안겨준 2008년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문구를 보면 질투와 함께 자괴감을 느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 하지만 그렇다고 책 한 권에 '일희일비'하지는 말자. 내일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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