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교 1
이즈미 카네요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이 만화는 BL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하지만 남자들이 잔뜩 나온다. 왜냐하면 제목처럼 남자들만 있는 학교가 배경이니까. 

 
이 작품은 순정만화의 탈을 쓰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괴상하다. 일단 배경이 그렇다. 깊고 싶은 시골 어느 구석에 처박힌, 300여명의 남학생들만 우글우글한 세이호 고등학교가 이 만화의 주무대다. 한창 나이의 남학생들에게 감옥과도 같은 이 곳에서 무슨 순정만화가 그려지겠냐, 라고 생각한다면 정답. 이 작품 속에 잘생기고 멋진 남자주인공과 가녀리고 예쁜 여자주인공의 러브스토리는 없다. 하지만 환상 속의 사랑이야기보다 훨씬 다양하고 유쾌하고 가슴 아픈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남학교>에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들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인물들일 뿐이다. 가슴 떨리는 고백은 연애로 이어지지 않고, 여자의 마음을 흔들 만한 미사여구 따위는 배운 적도 없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가슴에 묻을 뿐이다. 그래도 젊기에 그들은 늘 여자를 꿈꾸고, 사랑을 기다린다.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지만 매일매일 사건을 일으키고 웃고 떠들며 조금씩 커간다. 

 
순정만화의 틀 속에서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남학교> 속 남학생들은 꽃보다 아름다운 F4가 아니라 야한 잡지를 뒤적이고 땀냄새 풀풀 풍기는 보통 남자아이들이다. 그래도 이 아이들은 충분히 밝고 귀엽고 멋진 녀석들이다. 그 녀석들의 좌충우돌 기숙사 생활을 보면서 하루의 우울함을 웃음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면 만화의 정체정 따위야 무슨 상관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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