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죽은 세월이, 해묵은 옷을 입고, 하늘의 발코니에서 굽어본다. _보들레르, 「악의 꽃 - P293
그 길 끝에서 마주하는 것이 국보인 고달사지 승탑이다. 이 승탑은 고려 초기 팔각원당형 승탑 가운데 가장 뛰어난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탑이나 연곡사 동승탑·북승탑이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사랑받는다면, 고달사지 승탑은 장중함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신라 양식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고려 특유의 힘찬 조형미를 보여 준다. - P78
그렇다. 영원한 것은 없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도, 끝내 사라지지않는 것도 없다.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며 오가는 사람들에게 사랑과희망, 믿음을 전해 줄 것만 같았던 절도 결국 사라졌고 그 절을 세우고지키던 사람들 또한 모두 떠났다. 고달사의 아름다운 석등은 고향으로돌아갈 기약조차 없이 서울 하늘 아래 서서 옛 절터를 묵묵히 그리워하고 있으니, 역사는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제시하는 것인가. - P81
불국사 삼층석탑이 중앙 귀족 사회의 권위와 이상을 담아낸 장중한 석탑이라면, 진전사지 삼층석탑은 지방 호족의 새로운 문화적 역량을 보여 주는 탑이라 할 수 있다. - P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