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초기 인류는 맹수의 먹이가 될 정도로 약한 존재였습니다. 이런 인류가 어떻게 진화하고 생존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이 질문의 답으로 인류가 생존을 위해 선택한 필사의 전략은 ‘겸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대부분의 동물이 자연환경에 맞춰 스스로 진화해나간 측면이 있다면, 인간은 이민족의 침략을 받거나 그들과부딪쳤을 때 자신보다 나은 상대의 기술이나 생각을 ‘겸손humilitas하게’ 전해 받는 방법을 통해 진화해왔습니다. 언어에서부터 종교에 이르기까지 그 폭은 다양하고 방대합니다. _ 이야기를 시작하며 중 - P7

나이 든 분들에게는 섭섭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효자는부모가 만들며 좋은 아랫사람은 윗사람이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_ 생각의 어른을 찾다 중 - P28

나의 이웃, 생각의 어른을 밖에서 찾고 바랄 것이 아니라 내가 그런 이웃이, 어른이 되어줄 수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_ 01. 생각의 어른을 찾다 중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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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은 나무들을 뿌리째 뽑으려고 한다. 저렇듯 부질없이 악착을 떠는 바람이란 얼마나 슬픈 힘인가! 따뜻한 난로 옆에서의 난폭한 구타 장면 구경하기, 문명을 이렇게도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 P154

사회가 사라진다고 해도, 은둔자는 은둔의 삶을 계속할것이다. 반면에 저항자들은 실업상태에 빠진다. 은둔자는 무엇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고, 다만 어떤 삶의 방식을 채택할 뿐이다. 그는 거짓을 고발하지 않고, 다만 어떤 진실을 추구한다.
그는 물리적인 위해를 가할 수 없는 존재이며, 사람들은 마치그가 야만인과 문명인을 중개하는 집단에 속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를 용납한다. - P167

지구를 자기 방으로, 동물들을 자기 장난감으로, 나무들을 자기 노리개로 생각하는 변덕스러운 아이들이다. - P195

용기 있는 태도는 사물을 직시하는 것이리라. 나의 삶과 나의 시대와 기타 다른 것들을 똑바로 쳐다보아야 할 것이다. 낭만적인 사람들은 향수와 우수와 몽상이 어떤 의로운 도피라는환상을 품는다. 이것들은 세상의 추함에 대한 멋진 저항의 수단들로 간주되지만, 실은 비겁함을 숨기는 가리개일 뿐이다. 나는 누구인가? 세상에 겁을 먹고, 숲속 깊은 곳 오두막에 숨어든 비겁자이다. 자기 시대의 광경을 보지 않으려고, 모래톱을 거닐다가 자신의 양심과 마주치는 일을 피하려고, 조용히 술에 취하는 겁쟁이일 따름이다. - P204

아아, 그러나 우리는 같은 물에 두번 다시 몸을 담그지 못한다. 깨달음은 결코 반복되지 않는다. - P241

행복하다는 것은 지금 자신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아는것이다. - P256

글쓰기, 그리기, 고기잡기. 시간에 경의를 표하는 세 가지의 방식이다. - P263

한대의 밀림은 식물의 박물관이고, 열대의 정글은 엽록소의 실험실이다. - P275

내가 누리는 사치? 그것은 매일, 내 욕망의 처분만을 기다리며펼쳐지는 24시간이다. 시간들은 나를 섬기기 위해서 햇빛 속에서 일어서는 순백의 처녀들이다. 만일 내가 이틀 동안 침대에 뒹굴며 소설책 한 권을 읽고 싶다면, 누가 그것을 막을 수 있을까? 또 땅거미가 질 때 숲속에 들어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누가 그것을 말릴 수 있을까? 숲속의 고독한 인간에게는 사랑의 대상이 둘 있으니, 하나는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공간이다. 첫 번째 것은 그가 마음대로 채울 수 있고, 두 번째 것은 그가 이 세상 누구보다 잘 안다. - P281

곤충의 자리 안으로 들어가는 것, 그것은 마침내 풀들에게 한 세계의 차원을 부여하는 것이다. - P282

숲의 인간은 일종의 에너지 재활용 기계인 셈이다. 숲에 의지하는 것은 곧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가 없으니 은둔자는 걸어다닌다. 슈퍼마켓이 없으니 낚시를 한다. 보일러가 없으니 손수 장작을 했다. 이런 비위임(非委任)의 원칙은 정신에도 적용된다. 텔레비전이 없으니 책을 펼친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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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료함은 조금도 두렵지 않다. 그보다 훨씬 더 힘든 고통이 있다. 어떤 순간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지 못하는 그 아릿한 슬픔이다. 고독이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람의 곁에 있지 못함으로써 잃게 되는 바로 그것이다. - P109

해 끼치지 않기. 북쪽 삼나무 숲의 오두막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빙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 P118

오늘 저녁, 나는 삼나무 잎사귀 아래의 나무 벤치에 앉아서 호수를 바라본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 다음에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삶은 다시시작될 수 있다. 채털리 부인이 옳았다. - P123

고독은 상처에 바르는 진통제이다. 또한 고독은 공명상자(共鳴箱子)이다. 혼자 있을 때 받는 인상들은 평소보다 수십 배는더 강하게 느껴진다. 고독은 우리에게 어떤 의무를 부과한다.
나는 이 텅 빈 숲속에서 인류를 대표하는 대사(大使)이다. 또여기에 있지 못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나는 이 숲을 누려야한다. 고독은 생각을 낳는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가능한 유일한 대화는 자신과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고독은 모든 수다를 물리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고독은 우리의 기억 속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추억을 불러낸다. 또한 고독은 은둔자로 하여금 식물들과 동물들, 그리고 때로는 잠시 지나가는 어떤 작은 신(神)과 우정을 맺게 해준다. - P125

천하를 움직이고 싶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천하의 섭리에몸을 맡기기로 결심하고 은거한 것이다. 삶은 이 두 유혹 사이의 끊임없는 진동이다.
그러나 잠깐! 중국의 무위(無爲)는 나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무위는 지각을 예민하게 만든다. 은둔자는 우주와 함께 호흡하고, 우주의 가장 미세한 것들에까지 극도의 주의를 기울인다.
복숭아나무 아래에 정좌하고 앉아서, 그 꽃잎이 연못의 수면에부딪히는 소리를 듣는다. 하늘을 나는 학의 깃털이 떨리는 것을 본다. 그리고 저녁을 감싸는 행복한 꽃향기가 공기 중에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 P128

도시에서는 자유주의자, 급진주의자, 혁명가, 부자 할 것 없이 누구나 빵과 휘발유를 얻기 위해서 돈을 내고, 세금을 납부한다. 반면 은둔자는 국가에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그는 숲속에 파묻혀 거기에서 필요한 것을 얻는다. 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은둔자는 한 명의 놓친 손님이 되는 셈이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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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주에 로켓을 쏘아올리는 동시에 돌멩이를 던져서 늑대와 싸우는 나라, 러시아에 대한 사랑이 더욱 굳어져가는 것을 느끼며 레나와 헤어졌다. - P95

그는 속박 없는 삶에 필요한 두 가지 요소, 즉 고독과 광활한 공간을 누리고 있다. - P99

내적 자유의 감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공간과 고독이 필요하다. 또 거기에 시간의 제어, 완전한 침묵, 거칠고도고된 삶, 그리고 장엄한 지리적 환경을 덧붙여야 한다. 이런 것들을 얻기 위해서 나는 오두막으로 왔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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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란 어떤 상태가 아니라, 어떤 선을 넘는 것이다. 일순간에 모든 고통이 사라져버리는 그 문턱을 넘는 것이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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