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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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일들이 한꺼번에 오고
좋지 않은 자들이 봄을 밟고 와도
눈 녹은 땅에 꽃씨를 심어요

지구에서 보낸 한 생의 길에서
곧고 선한 걸음으로 꽃을 피워온 그대
사랑이 많아서 슬픔이 많았지요
사랑이 많아서 상처도 많았지요

그래도 좋은 사람에게 좋은 일이 오고
어려움이 많은 마음에 좋은 날이 오고
눈 녹은 땅에 씨 뿌려가는 걸음마다
봄이 걸어오네요
꽃이 걸어오네요

_ 꽃씨를 심어요 중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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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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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책 이야기를 하면, <물질의 세계> 책은 대박이다. 올해 얼추 역사서 범주로 엮을 수 있는 도서 3권을 읽었다. 다른 책들도 추천할 만 하지만, 현재까지 나에게 있어 올해의 책이다.

과학(물리, 화학 그리고 지질), (전쟁)역사 그리고 지리학이 서로 연결되지만, 스토리 기반의 설명과 인간 생활의 6가지 기본 물질을 대상으로 삼았다. 즉, 모래-소금-철-구리-석유-리튬이 어떻게 과거-현재-미래를 이끌어 가는지 보여주고, 무엇보다 6가지 물질이 연결되고 상호 의존적인 측면을 설명하고 있다. 모래에서 반도체가, 소금에서 의약품이, 철속에서 산업혁명이, 구리에서 전기를, 석유에서 플라스틱을, 리튬에서 저장시대로 이끄는 상호 연결하고 순환하는 세상을 만난다. 어느순간, 지정학을 넘어 지경학 개념이 국제면 뉴스들과 연결되고 있다.

비물질 세계에서 에너지, 원자재 같은 지저분한 것들과 완전히 결별했다고 자기기만을 하기는 쉽다. 그러나 낙하산을 타고 물질 세계로 내려가자마자 당신은 곧바로 이런 교훈을 배운다. 경제학에서는 결국 모든 것이 에너지로 환원된다. 전혀 예상도 못한 물질들이 에너지로 환원된다. 비료, 소금, 화학제품, 플라스틱, 음식, 음료 이 모든 게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화석연료에서 나왔다.
_ 프롤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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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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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랑해도 외롭고 사랑하지 않아도 외롭습니다. 사랑을 받아도 외롭고 사랑을 받지 못해도 외롭습니다.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입니다.

_ 작가의 말 중 - P7

부치지 않은 편지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가라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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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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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형의 리튬 추출 작업은 비교적 단순하다. 아주 오래된 소금물은 소금 표면 아래 살라르 전체에 자리 잡은 소금우물salt well (염정)에서 퍼올려진다. 이렇게 퍼올린 소금물은 거대한 연못으로 보내져 물을 증발시킨다. 이 과정은 몇 달씩 느리게 진행된다. 먼저 염화나트륨이 침전되고, 이어 남은 소금물은 또 다른 커다란 연못으로 보내져 그곳에서 칼륨염이 침전된다. 이어 또 다른 증발용 연못으로 이동하여 마그네슘염이 제거된다. 결국 1년이 넘게 땅속 우물에 남은 담청색 소금물은 황록색 용액으로 농축되어 마치 형광펜처럼 밝게 보인다. 이 단계에서 대략 25퍼센트의 염화리튬 lithium chloride이 되는데, 녹색은 실제로 용액에 남아 있는 붕소에서 오는 것이다.

_ 리튬 중 - P462

배터리는 일종의 연료지만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화학적 연료다. 배터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잘 통제된 화학적 반응으로 물질에 포함된 폭발적 에너지를 전류로 바꾸는 것이다. 리튬보다 더 폭발적인 재료는 없었다.

리튬 중 - P466

회로, 반도체, 모뎀, 밝은 디스플레이 등을 갖춘 스마트폰은 전력 소모가 많아 가장 강력한 배터리가 필요했다.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휘팅엄, 구디너프, 그리고 요시노에서 비롯된 리튬 이온 배터리로 운용된다. 세 사람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_ 리튬 중 - P470

청록색을 띠는 아타카마의 광대한 증발 연못만큼 인류세를 잘 드러내는 곳은 없다. 그것은 스마트폰에 중독되고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고자 결심한 세상을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나타내는 신호이다. 그러나 더 불편한 생각, 즉 인류는 지금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 발자국을 또 다른 형태로 대체하려는 중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우리는 이곳 염호 아래 풍부한 리틉 소금물이 어떻게 침전되었는지 그 과정을 잘 알지 못하지만, 최대한 빠르게 추출해서 정제 공장으로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곳이 아니라면 다른 어디에서 리튬을 얻을 수 있을까?

_ 리튬 중 - P471

다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한 가지가있다. 광산기업들은 더 많은 소금물을 퍼올리면서 수백만 년 걸린 이곳의 소금물 저장소를 고갈시키고 있다. 하지만 SQM의 선임 수리지질학자 코라도 토레Corrado Tore는 대다수 채굴 형태에 대해서도 똑같은말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_ 리튬 중 - P477

리튬의 경우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균형을 더욱 맞추기 어렵다. 하지만 내연기관이 인류가 하나의 구덩이 (말똥으로 인한 도시와 마을의 오염)에서 빠져나오는 걸 도와준 대신 또 다른 구덩이를 만들어냈던 것처럼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에서 같은 일이 벌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_ 리튬 중 - P479

"다른 형태의 배터리를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우린 질산염으로 비슷한 경험이 있으니까요. 칠레 경제가 질산염 개발에 모든 것을 쏟았지만, 갑자기 독일인들이 합성 질산염을 발명하자 커다란 위기가 찾아왔어요. 특히 이 지역에서요. 원자재에 이렇게 의존도가 높으면 미래에도우리는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될 겁니다."

_ 리튬 중 - P481

몇 년 전만 해도 화학적으로 부차적인 물건 취급을 받았던 리튬은 이제 하얀 황금을 얻기 위한 경쟁의 중심에 우뚝 섰다. 그리고 아타카마 사막으로부터 가루가 운반되는 과정, 여기에서 우리는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정학 지도가 변화하는 것을 목격한다.

_ 리튬 중 - P484

다만 이번엔 세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첫째는 우리가 에너지사다리를 오르기보단 내려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석유, 가스, 심지어 석탄보다 크게 낮은 에너지 밀도를 보인다. 둘째는우리가 채굴하는 물질들이 연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들의 동력은 증발되지 않고 배터리 내부에 설치되어 이론상 재활용될 수 있다. 셋째는 그런 물질을 추출하는 나라들이 과연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_ 리튬 중 - P484

소니 같은 일본 기업이 왜 초기 배터리 생산을 선도했는지를 설명하자면 핸디캠 같은 자사 제품용 배터리가 필요해서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오픈식 조립 라인을 카세트테이프 대신 음극과 양극을 감는 용도로 변경할 수 있었고 그렇게 현대 배터리 시대를 탄생시켰다. 배터리 대기업의 연혁을 보면 보통 VHS와 오디오 카세트 쪽에서 당신이 기억하는(그 정도로 나이가 들었다면) 브랜드 중 하나의 화석화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산요는 이제 파나소닉의 일부이며, TDK는 이제 비교적 최근에 창업한 중국 대기업 닝더스다이德時代, 이하 CATL의 소유가 되었다.

_ 리튬 중 - P494

중국 회사들은 전 세계 배터리 생산의 80퍼센트를 통제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료도 80퍼센트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생산망에서의 다음 단계는 다소 사소한 것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겉모습에 속아선 안 된다. 결국 배터리의 가장 귀중한요소는 엔지니어링이나 포장이 아니라, 양극과 음극에 슬러리 형태로 코팅하는 물질들(리튬과 흑연)이다.

_ 리튬 중 - P500

일반적인 전기차 배터리는 리튬 40킬로그램과 더불어 코발트 10킬로그램, 망간 10킬로그램, 니켈 40킬로그램을 포함한다. 이건 음극에들어가는 흑연을 고려하기 전의 수치이다. 이런 물질들은 물론 다른어떤 곳에서 가져와야 하고, 물질 확보를 위한 경쟁은 가속화되는 중이다. CATL의 소유주인 쩡위췬은 티베트에서 채굴권을 사들였지만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의 위치를 유지하려면 이런 저장고 정도로는 막대한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이 금속의 저장고는 소수 나라에 집중되었고, 따라서 다른 국가들이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이 점한 우위에 대해 전전긍긍하는 동안 베이징의 많은 회사들은 동시에 중국이 다른 국가들에 원료를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로 공황 상태에 빠져있다.

_ 리튬 중 - P502

다. 온 세상이 아시아의 우위와 야심이 드러내는 규모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는데, 그것들이 배터리 가격을 어마어마하게 낮추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가격이 89퍼센트 하락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반도체 공급망의 통제를 두고서 치른 싸움에서 승리했을지 모르지만, 배터리에선 그렇지 못했다

_ 리튬 중 - P504

‘순환 경제‘라는 개념은 폐기물을 점점 더 자원의 일종이나 자원 그 자체로 취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20세기가 자동차 운전자에서부터 모든 소비자가 자주 쓰는 제품을 최대한 업그레이드하도록 권장되던 계획적 내구성의 시대였다면, 다가오는 시대는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시대이다. 재활용은 부차적인 것에서 중대한 일로 격상되고, 서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처럼 폐기물 재활용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_ 리튬 중 - P516

라이트는 이처럼 가격이 꾸준히 떨어지고 품질은 계속 향상되는 현상에 주목해 제품 생산량이 두 배가 될 때마다 생산비용이 약 15퍼센트 하락한다는 경험 법칙을 생각해냈다. 이것을 라이트의 법칙Wright‘sLaw이라고 하는데, 컨테이너선에서 특수 플라스틱에 이르기까지 모든제품의 가격 하락을 놀라울 정도로 잘 설명해준다.

_ 에필로그 중 - P525

이 측면에서 보면, 적어도 선진국의 문제는 잘 해결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1990년 65퍼센트이던 석탄 발전량이 2021년 3퍼센트 수준으로크게 하락했다. 영국은 전력의 절반 이상이 재생에너지인 풍력발전에서 나온다. 다른 지역에서는 훨씬 고무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22년 며칠 동안 전력 수요의 100퍼센트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기도 했다. 텍사스주는 석유와 가스의 최대 생산지일 뿐만 아니라 미국내에서 풍력발전량이 가장 많은 주이다.

_ 에필로그 중 - P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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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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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SS는 고강도에 저중량 기준을 충족하는 합금으로, 망간, 실리콘, 알루미늄,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바나듐을 첨가해서 만든다.

_ 철 중 - P278

오늘날 대부분의 제강 공장에서 생산하는 ‘평범한‘ 강철은 불과 몇십 년 전에 생산된동급의 강철에 비해 훨씬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강철의 강도, 전기적 성능, 부식을 견디는 내식성은 50년 전보다 10배 이상 향상되었다.

_ 철 중 - P278

그러므로 저배경 강철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1945년 핵실험전에 이미 존재했던 금속들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전에 침몰한 전함이 인기가 많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스코틀랜드 북부의 스캐파플로에서 침몰한 독일 함선들의 잔해에서 나온 강철 일부는 의료 장비로 다시 태어나기도 했다. 남중국해에서는 오래된 전함에서 금속을 훔쳐서 파는 도둑질이 성행하고 있다.

_ 철 중 - P281

호주는 세계 최대의 철광석 매장량과 생산량을 자랑한다. 매년 경쟁국인 브라질보다 두 배 이상, 중국보다 세 배 이상 많은 양을 채굴한다. 여기에는 절대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 1990년대 이래로 베이징의 주요 전략 목표 중 하나가 세계 최고의 철광석 산업국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강 생산, 콘크리트, 플라스틱, 기계 조립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수십억 위안과 수십억 노동 시간을 들여 성과를 냈지만, 이 분야에서만은 예외였다. 전 세계 국가가 거래 가능한 상품 대부분을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나 철광석만은 어쩔 수 없었다. 중국도 철광석만큼은 호주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지리적 상황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중국의 철광석 매장량은 필바라에 대적하지 못한다.

철 중 - P289

철, 금, 우라늄, 구리, 리튬 같은 광물이 많이 매장된 곳 치고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권리와 기억을 침해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다. 주칸 동굴들의 파괴와 관련하여 가장 마음에 걸리는 점은 우리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여기에 얽힌 공모자라는 사실이다. 호주산 값싼 철광석은 중국이 전 세계에 저렴한 상품을 계속해서 공급할 수 있었던 주요 이유이다. 호주산 철광석으로 강철을 생산하면, 중국이 그 강철로 공장을 세우고 기계를 만든다. 이 공장과 기계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만들어지고, 배터리가 조립되고, 아이들의 장난감이 제작된다.

_ 철 중 - P299

사정이 이러하니 잠깐만 생각해봐도 선진국들이 강철 재활용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미래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30~40년마다 낡은 건물과 기반 시설을 해체하여 고철을 얻은 뒤, 그것을 전기로에서 녹여서 액상 강철로 다시 만드는 식이다. 산업혁명을 낳은 용광로와베서머 전로의 시대는 ‘고철강scrap steel의 시대‘에 자리를 내줄 것이다. 이 엄청난 변화를 향해 우리는 이미 서서히 나아가는 중이다. 현재 추세에 따르면, 21세기 후반에는 철광석보다 재활용 고철에서 더 많은 강철을 얻을 것이다. 필바라의 심장박동은 점차 느려지고, 중국은 갑자기 너무 많은 용광로를 갖게 될 것이다.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독일과 미국에서 공장을 벽돌 하나까지 통째로 수입했던 것과 비슷하게앞으로는 아프리카로 제강 공장들이 옮겨질 것이다.

_ 철 중 - P300

결국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인간이 강철을 만드는일에 매우 능숙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물질의 세계에서 반복되는 주제와 또 한 번 만나게 된다. 물질의 유용함을 판가름하는 기준은 물리적 특성만이 아니라 그것을 매우 쉽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획득할수 있는지이기도 하다. 철이 이토록 흔해진 시점은 언제일까? 삼림을 벌채하는 대신 화석연료를 이용하기 시작한 때부터이다. 그 결과 탄소시대가 열리긴 했지만 말이다. 강철이 세상을 바꾸기 시작한 순간은 수천 년 전 처음 발견되었을 때가 아니다.

_ 철 중 - P303

전기를 생산하여 각 가정으로 보내는 물질, 이러한 혁명을 초래한 물질은 바로 구리였다.

_ 구리 중 - P313

강철이 세상의 뼈대를 세우고 콘크리트가 살을 붙인다면, 구리는 문명을 이루는 신경계라 할 수 있다.

_ 구리 중 - P313

실제로 구리 옆에서 자석을 통과시키면 전류를 유도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현대의 가장 중요한 힘이 생성되는 것이다.

_ 구리 중 - P314

현대 사회에서 가장 저평가된 경제적 사건을 이야기할 때 전기모터의 탄생을 빼놓을 수 없다. 전기모터는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공장에서 투박하고 비효율적인 증기 엔진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전기모터가 들어왔다. 이것만으로도 미국의 제조업 생산성이 1930년대에 두 배나 증가했고, 1960년대에는 또다시 두 배 증가했다. 전기가 현대 생활 전반에 미친 영향은더 어마어마하다. 전기모터는 광산에서 암석을 분쇄했고, 전차와 기차의 바퀴를 굴러가게 했으며, 엘리베이터를 작동시켜서 마천루 시대를열고, 건물에 냉난방을 제공하였고, 이 세상 전역을 사람이 살 수 있는곳으로 만들었다. 사소한 혁신으로 보였던 것도 생각보다 더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 구리로 만든 모터와 회로를 장착한 휴대용 전동 공구들은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에 필적할 만한 혁명을 일으켰다.

_ 구리 중 - P316

우리는 여전히 1831년에마이클 패러데이가 사용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대부분의 전기를 생산한다. 자석 주변에서 구리를 회전시켜서 운동을 전기로 변환하는 방식 말이다.

_ 구리 중 - P317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 스완지의 시대는 현대 금융시장에 희미한 흔적을 남겼다. 많은 금속이 3개월 단위로 가격이 책정되는데, 이는 칠레에서 스완지까지 구리를 운반하는 데 걸린 기간에서 비롯한 관행이다.

_ 구리 중 - P321

그렇다면 발전소 부근에 위치하지 않은 저 많은 지역을 어떻게 한단말인가? 이 문제는 웨스팅하우스와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가 교류방식을 개발하면서 해결되었다. 에디슨의 전선에 흐르는 전류는 아래로 흐르는 강물처럼 한 방향으로만 흘렀지만, 웨스팅하우스와 테슬라의 전선에 흐르는 전류는 바다의 파도처럼 고동쳤다. 교류의 비범함은매우 얇은 전선을 따라서 고압 전류를 송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전세계에서 구리가 고갈될 염려가 사라졌고, 더는 발전소가 거주지 근처에 위치할 필요가 없어졌다.

_ 구리 중 - P324

철광석은 구리에 비해 광물 함량이 매우 높다. 철광석의 철 함량은 60퍼센트인 데비해, 동광석의 구리 함량은 겨우 0.6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구리 1톤을 얻으려면 철 1톤을 얻을 때보다 훨씬 많은 흙을 파내야 한다. 구리를 채굴할 때는 다른 금속에 비해 흙을 훨씬 많이 퍼내야 하지만그 최종 결과물은 매우 적다."

_ 구리 중 - P332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는 1848년에 발표한 <공산당 선언》에 "토지의 생산성은 자본, 노동, 과학을 이용하면 무한히 증가할 수 있다"라고 썼다.

_ 구리 중 - P340

사이먼은 <사이언스>에 이렇게 썼다. "나쁜 소식을 실어야 책, 신문, 잡지가 팔립니다. 좋은 소식은 그 절반만큼도 흥미롭지 않습니다." 그는 에를리히의 《인구 폭탄>, 로마 클럽의 《성장의 한계>에서 제시한 주장들을 검토한 뒤 대부분이 거짓이라고 기술했다. 식량 생산은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고 있었고, 기근은 점점 드문 일이 되어갔다. 세상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천연자원이 고갈되기 직전이라면 이 모든 것의 가격은 하늘을 찌를 정도로 높아져야 하지 않겠는가?

_ 구리 중 - P341

그렇다면 전 세계 구리 매장량이 30~40년 분량만 남았다는 말은 어떻게 된 것일까? 오해와 오독이 끊이지 않는 이 통계를 자세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 광산기업들이 말하는 매장량이란, 그들이 소유하거나채굴권을 보유한 광산에 남아 있는 매장량을 뜻한다. 그러므로 전 세계에 구리가 30~40년 분량만 남았다는 말은, 실제로 땅속에 구리가그 정도만 있다는 뜻이 아니라 광산기업들이 채굴 계획을 세운 시계가그 정도라는 소리다.

_ 구리 중 - P351

이렇게 해서 드디어 진짜 문제점과 마주한다. 구리가 부족할까 혹은구릿값이 너무 오를까 하는 염려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진짜 걱정해야 하는 점은 구리 생산국들에서 얼마나 참아줄까이다. 현재, 칠레와 페루(전 세계 구리 생산량 2위)를 비롯한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구리 채굴에 따르는 환경 부담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은 미래를 걱정하면서 채굴 한도를 두기 시작했다.

_ 구리 중 - P353

화산과 용암, 간헐천의 땅인 아이슬란드는 대서양 중앙해령의 얼마 안 되는 육지 지역이다. 이제 깊은 바닷속에 이런 곳이 더 많다고 상상해보자.

_ 구리 중 - P358

제라드 배런이 말하는 ‘최후의 대규모 채굴이 해저가 아니라 사막풍경을 망치는 폐석 더미에서 이루어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토르타에서 폐석을 꺼내어 구리를 쥐어짠 뒤 풍력발전 터빈과 태양광 패널에 사용한다면? 남은 흙은 인공 계곡에 다시 쏟아 넣는다면? 이렇게되면 추키카마타의 건물들은 돌무덤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아타카마의 계곡에 더는 가짜 언덕이나 계곡이 산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거대한 구덩이를 다시 메우는 것이 가장 만족스러운 결말 아닐까?

_ 구리 중 - P373

당시는 석유 탐사 초창기였고, 위성 사진이나 비중같은 정교한 도구가 도입되기 한참 전이었다. 탐험가들은 지진감지기를 활용하기 시작했지만, 버그는 세심한 관찰과 약간의 추리 능력만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_ 석유 중 - P380

다시 말해서, 연료와 화학물질의 원천인 석유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석유 덕분에 우리 삶이 나아지는 동안 한편으로는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기도 했다.

_ 석유 중 - P381

흔히 있는 일이지만, 부의 추구는 지식의 추구를 앞선다. 오직 지질학자들만이 원유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디서 발견되는지에 관한 지식을 모았다. 몇 년 후, 텍사스주 제퍼슨 카운티에서 거대한 분유정噴油발견되었다. 분유정이 위치한 스핀들톱spindletop 언덕은 알고 보니 암염돔salt dome의 꼭대기에 있었는데, 암염돔은 돔 모양처럼 위쪽으로 볼록튀어나온 암염층이다.

_ 석유 중 - P383

석유의 역사의 최신 챕터를 이해하려면 그 열쇠가 되어 줄 지질학을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 명심해야 할 점은, 원유가 형성되는 곳과 발견되는 곳은 보통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석탄과는 꽤 다른 양상이다. 땅을 파고 발파해서 석탄을 캐는 작업은 고대의 삼림을 파괴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유 매장지에 구멍을 뚫는 작업은 고대의 해저를 건드리는 행위가 아니다. 버그가 발견한 매장층은 1억 년전에 플랑크톤과 해조류가 자리 잡은 위치가 아니라 원유가 실제로 형성되는 곳은 해저에서 화석화된 근원암source rock이 아라비아 반도의대부분을 덮고 있는 대단한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층이었다.

_ 석유 중 - P386

하지만 정유공장에서는 마치 연금술 같은 변화가 벌어진다. 만약이 연금술이 없었더라면 세상은 지금과는 무척 달랐을 것이다. 정유공장의 파이프 안에서 원유가 순수한 탄화수소로 바뀌는데, 바로 이탄화수소를 활용하여 자동차, 집, 옷장 안에 들어가는 화학물질, 플라스틱, 연료 등의 물질을 만든다. 이때 하나의 분자 세트로 들어간 액체는 전혀 다른 분자 세트가 되어 나오기도 한다. 말하자면, 원유1배럴을 가져다가 아무것도 넣지 않고 1.25배럴로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공정이다.

_ 석유 중 - P402

최종 제품은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된다. 자동차용 휘발유, 트럭·기차·기타 중량차용 경유, 플라스틱 같은 석유화학제품, 등유 및 제트유, 왁스 및 윤활유, 도로의 표면을 덮는 아스팔트가 있다.

_ 석유 중 - P406

영국과 미국이 소금으로 초기 화학 산업을 구축했다면, 독일은 석탄과 연금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독일의 제약회사인 바이엘Bayer은독일산 석탄으로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 (아스피린)을 개발하여 큰 성공을 거뒀다. 화학회사 바스프는 독일산 석탄으로 다양한 염료를 개발하여 돈방석에 올랐다. 독일산 석탄으로 탱크, 트럭, 비행기에 사용할 수 있는 휘발유를 개발하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 당연한 논리적 수순이었다.

_ 석유 중 - P409

이 이야기는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 접촉 분해 기술은 미국의 정유회사들이 옥탄가를 높이려는 목적에서 개발한 것으로, 혼합물에 납을 첨가하여 노킹을 줄이는 유해한 방식의 연장선에 있는 기술이었다.

_ 석유 중 - P416

그러나 아무리 미세한 양이더라도 인체에 안전한 납이란 없는 법이다. 납에 일단 노출되면 시간이 흐르면서 뇌, 뼈, 폐에 축적될 수 있다. 납을 흡입한 세대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IQ가 더 낮았다. 심지어, 유연 휘발유와 폭력적 행동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설득력있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_ 석유 중 - P418

이 제품들은 우리에게 옷과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청결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오늘날 우리가 소비하는 품목 대부분에 사용된다. 인류가 가장 최근에 만든 창조물 중 하나임에도 이제 이것들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란 불가능해졌다. 이것들은 에너지 절약을 돕지만, 원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화석연료로 만들어졌다. 석유화학 제품들은 깨끗하지만 더럽고, 무척 흔하지만 보기 드문 모순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이 제품들에 대해서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어디에나 있다.

_ 석유 중 - P424

오늘날 우리가 먹는 것 대부분은 따지고 보면 화석연료의 산물이다. 하지만 이 사실은 식품 포장지, 요리책, 슈퍼마켓 선반 등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물질 세계에 대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아무도 이 사실을 궁금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마토가 우리 손에 어떻게 들어왔는지를 잠시 생각해보면 그 진정한 원천은 금방 분명해진다.

_ 석유 중 - P425

수천 가지 종류의 플라스틱이 있지만, 폴리에틸렌만큼 용도가 다양하고 유용한 플라스틱은 드물다.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은강철보다 더 단단하고, 저밀도 폴리에틸렌 LDPE은 밀랍만큼 부드럽다. 또한 폴리에틸렌은 놀라운 연성 덕분에 부러지기보다는 늘어나는 편이다. 물이 잘 스미지 않고, 내구성이 우수하며, 물의 끓는점 이상에서 버티는 내열성이 있지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폴리에틸렌 몇 가닥을 엮으면 총알도 튕겨낼 정도로 튼튼해진다. 비전도성을 갖춘 완벽한 절연체이기도 하다.

_ 석유 중 - P431

저렴한 플라스틱 장난감, 구슬, 보석류, 자질구레한 장신구는 소비자의 욕구보다는 공급 과잉 덕분에 생겨난 물품들이다.

_ 석유 중 - P433

플라스틱 포장재 덕분에 더는 대량의 모래를 녹여서 유리를 만들거나 수많은 나무를 베어서 종이와 카드를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 폴리에틸렌으로 절연 처리를 하면서 말레이시아의 구타페르카 나무를 비롯한 다른 재료들을 보호할 수 있었다. 1970년대에 벨 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전화선을 폴리에틸렌이 아닌 납으로 계속 피복했다면 미국에서 생산하는 납의 5분의 4를 사용해야 했으리라고 추정했다. 1

_ 석유 중 - P437

여기에 아이러니가 있다. 1배럴의 미세한 유분조차도 낭비하지 않으려 하는 무척 인색하고 단호한 석유 산업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제품과 수익으로 연결하겠다는 각오 끝에 나온 산물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그리고 플라스틱은 그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산업과 재료의 탄생을 도왔다. 우리는 매우 저렴하고 풍부해서 거의 가치가 없는 일회용품처럼 느껴지는 플라스틱에 매료되었다.

_ 석유 중 - P442

원유를 가지고 석유, 디젤, 기타 석유화학 제품을 정제하는 방법을발견한 순간 3차 에너지 대전환이 일어났다. 그리고 천연가스는 4차에너지 대전환을 상징한다. 석유는 대부분의 석탄 종류보다 에너지 밀도가 훨씬 높고 내연기관용 연료로도 더 적합하지만, 연료를 동력으로 전환하는 데는 가스가 더 낫다. 오늘날 가스 터빈은 현존하는 에너지변환 장치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며, 가스를 가장 효율적이고 오염을 최소화하는 연료로 만들었다. 중국이 화력발전소의 연료를 전부석탄에서 가스로 바꾸면 기후 목표를 금방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_ 석유 중 - P446

4차 에너지 전환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가스는 곧 석유나 석탄보다 최종 에너지를 더 많이 제공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천연가스에 의존하여 용광로를 가열해서 모래를 녹이고 유리를 만든다. 소금을 화학물질로 탈바꿈하는 일, 구리를 녹이고 제련하는 일 모두 천연가스에 의존한다. 오늘날 천연가스는 심지어 석탄과 함께 용광로에도 주입된다. 천연가스의 쓰임은 단지 비료, 석유화학제품, 토마토에 국한되지 않는다.

_ 석유 중 - P448

소금사막 자체는 염호鹽湖, salt lake이지만, 즉 광대하고 평평하면서도하얗게 펼쳐진 미국 유타주의 그레이트솔트호Great Salt Lake나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과 같이 우리가 생각하는 부류의 염호와는 많이 다르다. 살라르 데 아타카마는 하얀 소금사막과는 대조적으로 표면이 갈색인 데다 생선 비늘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색이 갈색인 이유는 아주 얇게 모래가 덮여 있기 때문이다. 인근 사막의 모래가바람에 날려 소금에 달라붙은 것이다. 비늘 모양은 소금 표면이 천천히 증식하면서 새로 생긴 소금 줄기가 하늘을 향해 손가락처럼 뻗어자라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소금사막은 하얗고 평평하다. 빗줄기로 인해 모래가 씻겨 내려가고 소금이 비늘 모양으로 만들어지기 전에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은 비가 내리지 않으므로 소금 손가락과 딱딱한 표면이 천천히 계속 자란다.

_ 리튬 중 - P458

배터리가 모든 답을 주지는 않겠지만 이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해주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연결고리의 핵심인 것은 분명하다. 배터리 내부에는 많은 화학물질이 있지만, 가볍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리튬을 능가하는 건 없다. 과학 저술가 세스 플레처 SethFletcher가 언급한 것처럼 "우주는 우리에게 그보다 더 나은 걸 주지 않았다.

_ 리튬 중 - P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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