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경험과 생각이 쌓여서 하나의 성채를 이루고 나면, 그 성 내에는 일정한 온실효과가 발생하여, 이런저런 입체적인 잡생각이 추가로 생겨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일견별로 관계없어 보이는 생각과 경험들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용기라는 덕목이 필요하다. (p.133)
중년이 되면, 차라리 결핍을 받아들이는 게 낫다. 결핍이 오히려 가능성을 만들기도 하는 법이다. 청장년 시절의 어떤 결핍이 오히려 자원이 되어 있기를, 그래서 결핍으로 고통받기는 했지만, 결핍이라는 것을 아예 모르고 사는 인생이고 싶지는 않았다고 나직하게 중얼거릴 수 있기를 바란다. (p. 95)
언어는 이 사회의 혐오 시설이 아니다. 섬세한 언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부를 고무하지 않는 사회에서 명철함과 공동체 의식을 갖춘 시민을 기대하는 것은 사막에서 수재민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 (p.85)
삶이 장난을 걸어올 때마다 곤이는 자주 생각했다고 한다. 인생이란, 손을 잡아 주던 엄마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잡으려 해도 결국 자기는 버림받을 거라고, (p.149)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p.218)
부모는 자식에게 많은 걸 바란단다. 그러다 안 되면 평범함을바라지. 그게 기본적인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말이다, 평범하다는 건 사실 가장 이루기 어려운 가치란다. (p.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