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손톱을 자르면 부모 임종을 못 지킨다고들 하잖아? 여기서는 연필도 안 깎아. 미신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고." - P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2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러나 나는 그 시절의선생님 건축을 십 년, 이십 년 뒤에 직접 보고 돌아다니면서 무라이 슌스케라는 건축가가 묵묵히 계속해온 일의 비범함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고도경제성장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안이한 자기과시욕에 구애되지 않고, 실질적이면서도 시대에 좌우되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그러면서도 사용하기 편리한 건물을 무라이 슌스케는 하나하나 만들어내고 있었다. - P16

목소리란 참 이상하다. 목적도 마음도 그대로 드러난다. 유키코의 온갖 것이 목소리에 깃들어 있는 것 같고 그 모든 것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목소리는 사람을 잘설득한다. 귀에 쉽게 들어오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하나도없는데, 그래도 여전히 설명으로는 다 할 수 없는 부분이 조금남는다. 그 조금 남아 있는 것이 사람을 매료시킨다. 말의 의미그 자체보다도 소리로서의 목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게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유키코의 목소리가 들리면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유키코의 목소리를 모아두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 P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번이고 가나와 이야기하자. 집이 완성되고 나서도 늦지 않다. 우아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 - P2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층 단독주택, 그것도 지하실 포함. 쓸 수 있을지 아닐지는 아직 모르지만 벽난로까지 있다. 오랜 아파트 생활 동안 난로에 장작을 때는 게 은밀한 꿈이었다. 바닥 아래는 다른 집이 없이 그냥 땅이고 지붕 위에는 하늘밖에 없다. 머릿속으로 그리던 것이상의 해방감이 느껴졌다. - P38

그래도 가나의 눈 표정에는 그녀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의 부분에서 소리 없이 떠오르는 뭔가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여자의 진짜 매력은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비롯된다. 화장도 웃음소리도 완벽하게 통제되는 것은 재미없다. - P52

새는 바람을 많이 피운다고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새끼의DNA를 검사하면 다른 수컷의 새끼가 육십 퍼센트씩이나 된다는 모양이다. 원앙 한 쌍이 늘 같이 있는 것은 사이가 좋아서가아니라 바람피우지 못하게 암컷이 감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정말일까. - P63

눈이나 입처럼 움직이지는 않아도 잠자코 남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도 차양과 귀는 어딘지 모르게 비슷하다. - P64

"오래된 걸 이것저것 손보는 게 즐겁거든.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정원도 업자를 부르면 되살아나고, 다다미도 이불도 손질하면 새것이 되고, 장지도 덧문도 마찬가지야. 부엌 공사도 그랬어. 어둡지, 간장 냄새 나지, 전체적으로 기름때가 묻어 있었지만, 물론 그건 그것대로 운치가 있었지만, 싹 고쳤더니 몰라보게좋아졌어. 수명이 다해가던 게 되살아나는 게 뭐라 말할 수 없이기쁜 거야." - P85

우연히 호감 가는 여자가 나타난다 해도 그 뒤 식사에 초대하고, 두 사람의 개인사며취향, 사고방식, 라이프스타일을 맞춰보고, 메일 등등을 주고받으며 호의를 전할 생각을 하면 다소 귀찮다. 타인과 한 지붕 밑에서 살아갈 자신도 별로 없다. 나는 가족이 아니라 좋은 집을 원하는 게 아닐까. 그런 의심이 고개를 쳐들었다. - P120

나는 마음 편히 쉴 수 없었던 주말을 그리워하는 걸까. 아니면 지금 이렇게 그저 멍하니 있는 나 자신을 용서하려는 걸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수증기처럼 사라져가는 의문. - P149

이 집에 군림하는 왕은 텔레비전이 아니라, 하물며 라디오도 아니고, 벽난로일 터였다. 불을 피우면 저절로 시선이 모이는 위치에 무게 있게 자리하고 있다. 오랜 세월 불을 잊은 벽난로는 지금은 차갑게 식어 커다란 입을 벌린 채 죽은 것 같은 상태다. 그래도 불이 뻘겋게 타오르면 되살아날 것이다. 그럴 터였다. - P1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연림이 남아 있는 공원이 근처에 있을 것. 잔디밭이 환하게펼쳐진 공원이 아니라, 나이를 많이 먹은 거목이 우뚝 솟았고 놀이기구 따위 없는 살풍경한 공원이 좋겠다. 그리고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 할 수 있는 오래된 단독주택일 것. 헤어진 아내가 들으면 뭐 하러 그런 짓을 하느냐며 당장 얼굴을 찡그릴 듯한 계획이다. - P13

모터사이클 동호인이 가족이나 다름없이 친하게 지내는 것은만국 공통의 진리다. 모터사이클 공동체의, 국경을 초월하는 인연인가. - P14

결혼은 친척을 두 배로 늘리고, 짐을 두 배로 늘리고, 싸움을 네 배로 늘린다. - P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