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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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변명을 들을 아버지는 이미 갔고 나에게는 변명의 기회조차 사라졌다. 그 사실이 뼈아파 나는 처음으로 소리 내 울었다. 아버지를 위한 울음이 아니라 나를 위한 울음이었다. 아버지 가는 길에까지 나는 고작 그 정도의 딸인 것이다. 그런 나를 생판남인 주제에 친자식보다 더 자식 같았던 학수가 아버지처럼 무심한 눈으로,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P224

죽음으로 비로소 아버지는 빨치산이 아니라 나의 아버지로, 친밀했던 어린 날의 아버지로 부활한 듯했다. 죽음은 그러니까, 끝은 아니구나, 나는 생각했다. 삶은 죽음을 통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부활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화해나 용서 또한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P231

"넘의 딸이 담배 피우먼 못된 년이고, 내 딸이 담배 피우먼 호기심이여? 그거이 바로 소시민성의 본질이네! 소시민성 한나 극복 못헌 사람이 무신 혁명을 하겠다는 것이여!" - P243

먼지가 인간의 시원이라 믿었던 아버지가 지금 먼지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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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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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든 슬픔이든 분노든 잘 참는 사람은 싸우지 않고 그저 견딘다. - P68

아버지는 해방 전후의 한계와 여전히 맞서 싸우는 중이었고, 그사이 세상은 훌쩍 그 한계를 뛰어넘었다. - P70

아버지는 뼛속까지 유물론자였다. 부모가 여든 넘도록장지 마련은 고사하고 영정사진 찍어둘 생각조차 못한 불효자식이었으나 아버지의 유지가 그러하였으니 따르면될 터였다. 역시 유물론은 산뜻해서 좋다. - P94

사람은 힘들 때 가장 믿거나 가장 만만한 사람을 찾는다. 어느 쪽이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힘들 때 도움받은 그 마음을 평생 간직하는 사람은 열에 하나도 되지 않는다. 대개는 도움을 준 사람보다 도움을 받은 사람이 그 은혜를 먼저 잊어버린다. 굳이 뭘 바라고 도운 것은 아니나 잊어버린 그마음이 서운해서 도움 준 사람들은 상처를 받는다. 대다수의 사람은 그렇다. - P102

아버지는 옳아서 선택한 사상이었지만 그 사상이 작은아버지에게는 철천지한이었다. - P124

아무도 보지 않은 그날의 진실을, 그날 작은아버지 홀로 견뎠어야 할 공포와 죄책감을 보지 않은 누군들 안다고 할 수 있으랴. 역시 작은아버지에게는 작은아버지만의 사정이 있었던 것이다. 독한 소주에 취하지 않고는 한시도 견딜수 없었던 그러한 사정이. - P131

죽음 앞에서도 용서되지 않는 죄란 무엇인가, 해는 더 높아지고 볕은 더 따가워졌다. - P134

학교를 때려친 아이와 아버지는 같이 담배를 피우면서 친구가 된 것이다. - P140

"아니요. 그것은 신념이 아니요. 사람의 도리제. 그짝은순겡을 그만둔 것으로 사람의 도리를 다했소. 글먼 된 것이오. 긍게 다시는 찾아오지 말고 자개 앞가림이나 함시로 잘 사씨요" - P180

알면 내 빚이 될까봐. 아버지는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덕으로 살기도 했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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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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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의 나는, 방물장수하룻밤 재우는 일에 민중을 끌어들이는 아버지나 그 말에냉큼 꼬리를 내리는, 꼬리를 내리다 못해 죄의식에 얼굴을 붉히는 어머니나, 그때 읽고 있던 까뮈의 이방인보다 더 낯설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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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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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안에 유머가 있었다기보다 혁명을 목전에 둔 듯 진지한 그들의 어떤 행위나 삶의 방식이 유머일 수밖에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하겠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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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의 연애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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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힘을 빌어 살아갈 수 없는 것은 불행입니다.

_ 나는 이현입니다 중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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