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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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쑤언은 레즈비언이 코리안이나 아메리칸과 동급의 말이라도 되는 양 저리 쉽게 떠들어젖히고 있는 것이다. 찌니네뿐만 아니라 이장의 마음도 어쩐지 홀가분해졌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집주인은 잠시 말이 없었다. - P101

기희의 욕은 고무공처럼 통통 튀는 소녀의 앙탈 같은 느낌인데 노동의 현장에서 갈고닦아 그런가 쑤언의 욕은 그야말로 욕답게 걸판지고 찐득했다. - P105

아이고, 부처는 여그가 부처구만. 쪼까내라고 그 난리친 집구석을 다 도와준다 그네이. - P150

서울에서 지금까지 만나온 사람들은 다들 그랬다. 고통이나슬픔은 물론 자신의 비루함, 열등감 같은 것은 저 수면 아래 깊숙이 묻어놓고 수면 위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살았다. 물론 수면 아래 묻어두었던 묵은 상처나 감정을 일순간 폭발적으로 드러내는 사람은 더러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알아보는 눈을 기르고 걸러내는 방법을 숙련하면서 찌니들은 어른이 되었다고 자부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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