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신으로부터 권력도, 권위도 받지 못한 존재라는 점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새로운 질서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 필요했는데 그건대체로 문자 공부를 하고 지식을 갖춘 계층들이 제공했다. 그 생각의묶음을 우리는 대개 계몽주의라고 불렀다. 그것은 왕실을 무력화시킨 동기이기도 하고 결과이기도 했다. 역시 스펙트럼처럼 진행된 이과정에서 방향성은 뚜렷했다.
_ 계급 중 - P227
문화와 예술. 신비로운 단어다. 현대의 사회적 가치는 저 두 단어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두 단어는 절대적 권력이다. 모두 우아한 모습을 갖고 있고 향유할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중간계급의 가치는 다른 계급의 가치와 구분, 강조하기 위해 순수예술이라고 호칭했다. 순수음악, 순수미술이 등장한 것이다. 비교 대칭 지점에 대중음악, 대중미술이 배치되었다.
_ 예술 중 - P245
유럽 각국의 이런 배경을 관찰하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초등학교 공교육 도입에 프로테스탄티즘이 막강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던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사회적 변화가 필요했다. 그런 변화를 요구하는 주체를 일반적으로 호칭하는 것은 좌파, 자유주의자와 같은 단어들이다. 이 초등학교 교육에 이름을 알린 사람들도 후에 거의 좌파거나 자유주의자로 불렸다는 공통점도 있다.
_ 학교 중 - P268
호텔은 하루 자고 떠날 잠자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여관과 존재의미가 달랐다. 호텔은 떠나 온 집과 같은 안락과 이국적 신비를 동시에 제공해야 하는 모순적 공간이 되어야 했다. 일상과 일탈이라는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는 공간은 방문자가 첫 번째로 만나는 곳, 바로 로비다. 중간계급의 정체성으로 익숙한 검은 피아노가 로비에서 호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면벽 공간이 아니므로 그랜드피아노여야 한다.
_ 피아노 중 - P295
영국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1652년 런던에서 개업했다. 여기서자본가들이 모여 신문을 읽고 금융 정보를 교환했다. 신문이라는 인쇄물을 통한 정보 유통이 중요해진 것이다. 원래 개방공간이었던 곳은 믿을 만한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회원제로 운영하기도 했다. 상류계층이 모이는 건 클럽이었고 그 공간은 클럽하우스였다. 당연히남자만 출입하는 곳이었다. 이에 비해 술을 팔고 누구나 쉽게 들락거릴 수 있는 곳은 퍼블릭하우스였는데 이게 지금의 펍이다. 그래서 귀족과 엘리트는 클럽에서, 중간계급은 커피하우스에서, 평민은 펍에서 모이는 개략적 구도가 형성되었다.
_ 정장 중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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