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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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래선 안 되는데………… 무의미가 :마를 타고 불안정한 몸이라는 트로이로 들어갔다. 밤이면 저렇게울부짖는 것도 다 그래서다.………… 나는 그들이 싫으면서도 그들의견딜 수 없는 슬픔과 무의미에 친밀감을 느낀다. 가끔은 그 울부짖음에 내 소리도 보태고 싶어진다. 나도 믿음직한 친구들 몇 명과 모여 있다면 분명 그들과 함께 울부짖었을 것이다. 이 도시의영원한 콘크리트 들판 한복판에서, 행복하면서도 달랠 수 없을만큼 서글프게. 그 거친 사막 한가운데에서,

_ 전 지구적 가을 중 - P318

어떻게 지내- 일상 속에서 사람을 서서히 무너뜨리는 약한독. 이 질문에 솔직히 대답할 방법은 없다. 정말로 없다. 가능한 대답들은 있지만 나는 그 대답들이 역겹다 알겠는가? 정말로 역겹다..... 그렇게 뻔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대답들. "좋아, 고마워"라든가 "뭐, 아직은 버티고 있어"
라든가 "그럭저럭 살아는 있으니까"라든가...

_ 전 지구적 가을 중 - P325

저 아래에서 올라오는 그런 슬픔...... 뱃속의 깊은 슬픔. 허기는 채워졌지만 기쁨은 끝내 오지 않았거나 이미 떠나가버렸다. 17세기로부터 오는 슬픔.

_ 전 지구적 가을 중 - P345

멜랑콜리가 세상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는 것을……… 시간 속에서 무언가가 뒤엉켰는지 가을이 좀처럼 물러가지 않아서 모든 계절이 가을이다. 전 지구적 가을………… 여행도 슬픔을 치유하지는 못한다. 나는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가장 슬픈 곳은 바로 세상이다.

_ 전 지구적 가을 중 - P368

나는 내가 아직 살아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일인칭으로 쓴다.
나는 내가 나 자신의 투영이 아니라 삼차원의 존재이고 몸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삼인칭으로 쓴다. 가끔 유리잔을 슬쩍 밀어 그것이 바닥에 떨어지고 깨진다는 사실을 흡족하게 주시그러니 아직 존재하고 어떤 결과를 초래한다.

_ 슬픔의 기초 물리학 중 - P373

안타까워라, 이야기는 선형적이라서 매번 우회로를 없애고 벽을 세워 옆길을 막아야 한다. 고전적인 서사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가능성을 소거해나가는 것이다. 경계를 확정하기 전, 세상은평행한 버전들과 옆길로 가득하다. 오직 망설이고 주저하는 상태에서만 모든 출구가 이리저리 이동하며 열려 있다. 불확정성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양자물리학은 이를 증명해왔다.

_ 슬픔의 기초 물리학 중 - P376

다행히도 내가 관심을 쏟는 것들은 무게가 없다. 과거, 슬픔,
문학이 무게 없는 세 고래만이 나의 흥미를 끈다. 하지만 양자물리학과 자연과학은 그들을 외면해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물리학과 형이상학의 형식적 구분으로 인해 지식의 우주가 명확하고 인위적으로 분할되리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는 아마 자신의 저작을 손수 불살라버렸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그 안의 여러 부분을 합쳐놓았으리라.

_ 슬픔의 기초 물리학 중 - P377

어떤 이들에게 공감은 고통을 통해 열리는데 내 경우는 슬픔을통해 열릴 때가 더 많다. 슬픔의 물리학-시작은 슬픔의 고전물리학은 수년 동안 나의 탐구 주제였다. 슬픔은 가스와 증기처럼 자체의 형태나 부피가 없고, 그것이 담기는 그릇이나 차지하는 공간의 형태와 부피를 따른다. 그것은 비활성기체와 비슷할까? 이름은 그럴듯하지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비활성기체는 균질하고 순수하고 단원자 구조를 띠며 무색무취하다. 아니, 슬픔은 헬륨이나 크립톤, 아르곤, 제논, 라돈이 아니다...... 슬픔에는 냄새도 색도 있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색과 냄새로 갈아입을 수 있는 카멜레온 가스 같은 것이다.

_ 슬픔의 기초 물리학 중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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