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속살 위로 자전거를 몰아가는 이 마른 갯벌의 낯선 풍경은 시간의 작용과 공간의 작용이 합쳐져서 이루어내는 생성과 소멸이었고 지속과 전환이었는데, 시간과 공간은 바닷물 밑에서 만나 시간도 아니고 공간도 아닌 세상을 열어내고 있었다. - P88
선재도 갯벌의 바지락잡이는 일차 산업 노동의 장관을 이룬다.신석기의 조개무덤이 남아 있는 그 갯벌에서 사람들은 아직도 똑같은 노동으로 바지락을 잡는다. 이 마을 어촌계는 한 가구당 하루 40킬로그램 이상의 어획을 금한다. 오랜 생산과 분배의 질서이다. - P105
갯벌의 먹이사슬은 약육강식의 고통이라기보다는 순환하는 먹이의 조화와 질서를 느끼게 한다. 새가 벌레를 쪼아 먹는 사태 앞에서 부처가 느낀 절망은 그 개별적 존재들의 고통을 사유하고 있다. 그때 부처는 미성년이었다. 갯벌은 미성년의 슬픔을 훨씬 넘어선 공간으로 펼쳐져 있다._ 시원의 힘, 노동의 합창 중 - P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