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미술관 - 당신의 기본 권리를 짚어주는 서른 번의 인권 교양 수업,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박민경 지음 / 그래도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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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권 향상과 참정권 확보를 위한 시위를 시작하며 이렇게 외쳤습니다.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여기서 빵은 남성과 동등한 수준의 적정임금을 의미하며, 장미는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동등한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한 진보 정치인은 매년 3월 8일 여성의날이 되면, 여성 노동자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100년도 훨씬 전, 여성들이 목이 터지도록 외치며 쟁취하고자 했던 ‘빵과 장미‘가 지금 대한민국의 여성들에게 주어졌는지 의문입니다. 여전히 반도체 공장에서, 콜센터에서, 마트에서 수많은 여성이 부족한 빵과 시든 장미꽃을 끌어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_ 여성, 노동을 생각하다 중 - P108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견해,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과 같은 어떠한 종류의 차별이 없이,
이 선언에 규정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향유할 자격이 있다.

- <세계인권선언> 제2조- - P118

혐오와 차별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수단일 때가 많습니다. 나치와 일제가 혼란해진 그들 사회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유대인과 조선인을 차별하고 혐오하며 대학살을 자행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 일부의 결속으로 지속되는 평화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은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동남아 식민지 국가들을 침략하고 수탈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금도 크게 반성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전쟁의 선봉에 서서 서구 제국주의와 맞서지 않았다면 동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그릇된 믿음 때문입니다.

_ 혐오와 차별 그리고 난민 중 - P133

누군가는 성소수자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것도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아니냐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떠한 혐오와 차별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허용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폭력의 다른 형태일 뿐입니다. 광고판을 난도질한 칼이 인명 피해를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분명 그 장면을 본 성소수자들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으리라 생각됩니다.

_ 다름이 서로 인사하고 마주하는 세상 중 - P165

19세기의 쿠르베가 그림에서까지 애를 써가며 없애고자 했던 신분의 차이는 이제 전 세계에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에서도, 1894년 대한민국의 갑오개혁에서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분제는 철폐되어야 하는 구태의연한 옛 풍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 곳곳에는 계급과 차별이 여전합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강남과 강북 등 지역으로 계급을 나누는 역사는 유구합니다. 학력도 계급의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소위 ‘스카이(SKY)‘라고 불리는 대학과 그 밖의 수도권 대학, 지방대 출신으로 나누어 취업 시 하나의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그뿐인가요. 아파트 브랜드를 기준으로 생활수준의 계급을 정합니다. 배기량이나 수입차인지 여부에 따라 자동차를 두고도 계급을 나눕니다. 신분제는 오래전 사라졌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의 ‘선‘이 가득합니다. 이 선을 사이에 두고 혐오와 차별이 일어나는 것이 문제입니다.

_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의 선 중 - P174

모든 사람은 생명과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세계인권선언> 제3조- - P179

우리 사회는 ‘애도와 기억‘을 저지하고 ‘망각‘을 끊임없이 강요합니다. 사회적 재난이 벌어지면 한동안은 다 같이 슬퍼하고 저항하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조용해집니다. 피해자들의 아픔은 사라지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거리에 나선 피해자들을 ‘떼쟁이‘, ‘세금 도둑‘ 등의 멸칭으로 불러대며 이제는 가해자를 용서하라고, 이제는 아픔을 잊으라고 강요합니다.

_.마약중독자가 생사여탈을 쥐고 있었다 중 - P185

영국 역사학자이자 정치학자였던 에드워드 카(Edward Carr,
1892~1982)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습니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입니다. 반복되지 않는 역사는 없습니다. 아름답고 찬란한 역사만 반복될 수는 없습니다. 잔혹하고 끔찍한 역사도 반복됩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지난날의 과오를 드러내고 기억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인간의 존엄을 말살한 이들은 철저히 응징하고 단죄해 교훈으로 남긴다면 끔찍한 역사는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만일 유사한 과오가 반복되려는 조짐이 보인다면 그것을 저지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꿈꾸던 평화가 아닐까요?

_ 아름답고 찬란한 역사만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중 - P195

이 선언의 어떠한 규정도 어떤 국가, 집단 또는 개인에게 이 선언에 규정된 어떠한 권리와 자유를 파괴하기 위한 활동에 가담하거나 또는 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아니 된다.
-<세계인권선언> 제30조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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