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라는 거짓말 풍월당 시선 1
문원민 지음 / 풍월당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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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흑백사진으로만 남겨야지요
명도의 차이만으로
초록과 파랑과 빨강을 복기해 내는 것,
그렇게 나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예의를 지킵니다

_ 그림자에 대한 예의 중 - P21

해냈습니다
고통 앞에 비굴하지 않았고
율법 앞에 무릎 꿇지 않았어요

외줄타기의 끝과 끝이 맞닿은 겨울 바닷가,
임랑의 온기를 잊지 마세요

임랑浪은 수풀을 헤치고 일어서는 파도입니다

_ 임랑 중 - P23

파도의 맹렬한 질주
그것을 무너지게 한 그 모든 파도의 묻힌 자리가
뼈 한 조각 남김없이 죽은
파도의 화석입니다

_ 파도라는 거짓말 중 - P25

온전히 잃어야만 내 것이 되는
온전한 잃음만이 몸에 새겨지는
잃어버린 책
잃어버린 노래
사람이 다 그렇더라

그대 나 또한 잃게 되리
그때 나 그대 몸에 새겨지리

_ 잃어버린 사람 중 - P55

침묵을 깨트리기에 침묵만큼 다정한 말이 없지
볕을 드러내기에 그늘만큼 밝은 데 없지
곁에 세워 두기에 연기만큼 조용한 게 없지
터뜨리지 않고 밤새 지기만 하는 일
숨어 지내기에 니 곁만큼 다정한 곳이 없지

_ 다정 중 - P60

지는 꽃잎 위로 피는 달빛에 베인
붉어진 마음으로

_ 건배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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