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가
정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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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 있는 전개, 다큐같은 소설>

제목을 나중에야 이해했다. 아주 적절하고 함축적인 책제목이다. 애들과 함께 사각 나무 블럭을 하나씩 빼면서 무너지는 사람이 지는 게임이다. 이렇게 부조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디만, 무너지는 건 기정사실이지만, 언제 어디서 무너질 수 있지 모르는 그런 현실 세계를 조명한 소설이다.

정진영작가는 기자출신 소설가이다. 사실 기자출신 작가들의 특징은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는 소재의 다양성과 깊이, 그리고 치밀함에 있다. 특히 현재를 반영하는 사회적 소설의 경우 특히 더하다. 김훈선생, 장강명, 송경화 등이 기자출신이기나 현직 기자 작가들이다.

이 소설의 특징은 20면종도 나오는 인물들중에 단순히 선과 악으로 구분할 수 없는 복잡한 인간 세계를 그린다. 오직 자신의 이익과 자존감으로 세상을 읽고 움직인다. 특히, 자살한 이형규차장의 부인 서지혜(현직 교사)나 자존감이 바닥인 지방지 기자 김진원 인물과 사건 묘사는 오히려 사실적이다. 절대 선도 악도 없는 그런 세상에서 인간의 욕망의 크기를 가름해본다.

지방에 소재한 대기업계열 전선회사에서 일어나는 봉건적 골품제와 이익 극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실감나게 그린다. 진앙-균열-피아-단서-반격-재반격-비등점-파국-윤회로 구성된 글의 전개는 인물들의 심리를 잘 표시해준다. 횡령, 성추행이라는 개별 사건들이 라인을 타는 조직의 경직성과 결합되년서 원전 케이블 컴파운드 납품 비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흥미진진하다.

김호열부장-서희철과장-조일동상무-윤현종부장-김원용사장-이형규차장-이나라사원-강영초대리-서상범부장-신상윤상무-한성우과장-김진원기자-이해완부장 등이 등장한다.

책을 덮고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사회생활에서 저런 심리적 기제와 갈등속에서 살아간다. 저녁에 소주 한잔이 그래서 필요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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