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도 3번의 기회가 있다는데 니시카와 미와 산문집 3
니시카와 미와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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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카와 미와>라는 작가의 첫번째 만나는 책이다. 문득, 접속한 인스타스램 마음산책에서 나시카와 미와의 이 책 한 소절을 소개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일본작가들을 좋아한다. 특히 나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작가들과 무언가 통할듯한 느낌이 있었기에...별 부담이 없다. 그런데 나보다 너댓살 젊은 영화감독이자 작가이다.

잡지에 소개한 글을 편집 가감한 책이다. 작가의 고향 히로시마와 희로시마를 연고로 하는 도요 카프가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책을 읽다말고 유튜브에 희로시마 도요 카프 관련 동영상을 검색하기까지...그래서 새롭게 안 사람이 <구로다 희로시>였다.

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에 희로시마는 폐허가 되었다. 그 지역을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도록 만들어준 빨강색의 프로야구단 ˝희로시마 도요 카프˝... 이 구단은 시민들의 참여로 이끌어가는 시민구단이지만, 재정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는...시민들이 사랑하고 좋아할만한 이야기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초창기 빨강색으로 상징되는 프로야구단 해태 타이거스와 여러모로 유사하다. 일본 2차 세계 대전의 상흔 희로시마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80년 국가폭력으로 민간들이 희생한 광주란 도시가 있었다. 껌을 팔아 구단을 운영했고 이후에는 선수를 팔아 운영했던 타이거스...하지만 연고지 시민들을 하나로 이끌어낸 타이거스 저력을 상상하면서 읽어내려갔다.

<야구에도 3번의 기회가 있다는데>에서 소개하고픈 꼭지는 ‘사과를 하다니‘ 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승패의 결과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패배‘라고 부를 정도로 근사하지 않은 패배감, ‘승리‘라고 가슴을 펼 정도로 뚜렷하지 않은 충족감의 틈새를 흐리멍덩하게 오간다. 흔들림 없는 엄정한 결과에 직면했을 때 사람은 과연 어떤 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이 눈으로 보고 싶다. 그 무람없을 정도의 환희 혹은 거침없이 쏟아지는 눈물을 동경하며, 나의 응어리까지 거기에 얹는것인지 모른다.
그래도 그만한 것을 짊어지고 있으니까. 여러 가지 사정과감정이 있겠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되도록 공적으로 사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사람들의 기대나 역사, 경기의 지위 향상에 공헌하지 못한 것을 선수 탓으로 돌리는 관람자를 키워서는 안 된다. 일사 만루의 역전 찬스에서 내야 땅볼을 쳐 병살됐을 때 얼굴색 하나 안 바꾸고 벤치로 돌아가 다시글러브를 끼는 것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사과하는일보다 더욱 어려울 터다. 사과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 내가 싸우는 상대는 그런 게 아니야. 그렇게 단언하는 듯한 옆얼굴이야말로 우리를 진실한 의미에서 고무시키는 게 아닐까. _ 27 페이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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