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민족주의는 청년층, 특히 80년대 후반생과 90년대생에게서 그토록 급격하게 기반을 상실하였을까? 이는 2010년대의 청년층이 처한 상황과 이들의 인식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답을 알 수 있는 문제다. 먼저, 계층화가 이루어지면서 세대 안에서 상당한 분화가 일어났다. 강력한 민족의식은 평등주의에 기대는 경향이 있기에, 계층화는 민족주의의 기반을 위협한다(반대로 민족주의가 가장 강력했을 무렵에는 공산주의 혁명이나 총력전과 같이 불평등을 파괴하는 사건이 있었다). 대중들이 엘리트층을 자신과는 다른 존재라고 인식한다면 새로운 부족주의적 단층선이 형성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집단적 가치 자체에 대한 피로가 중요했다. 이 세대는 경제적, 심리적 곤경으로 인해 다양한 공적 가치에대해 회의적이고 반감까지 갖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_ 3장 민족주의와 다문화에 관하여 중 - P174
2000년 무렵까지 강고하던 민족주의가 여전히 한민족주의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진보 좌파 진영과 변형된 대한민국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보수 우파 진영으로 분화된 것은, 2019년과 2020년 한국의 외교정책을 두고 벌어진 논쟁의 이유와 양상 또한 잘 설명해준다. 2019년에는 진보 좌파 여당이 주도한 한일무역전쟁이, 2020년에는 보수 우야당이 주도한 중국인 입국 제한 논란이 주요한 의제로 떠올랐고, 각 진영은 상대방을 편협하고 비이성적인 배타주의자라고 규정하며, 공격을 가했다. - P181
다시 말해 한국인들이 무슬림에게 돼지고기를 먹자고 하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 폭력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삼겹살과 소주를 거리낌 없이 먹는다면 그가 어디에서 왔건 그저한국인처럼 대하는 것이 바로 억압 이면의 포용성인 것이다. - P219
고도의 상향의식과 동화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독자적인 개념, ‘Damoonhwa‘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이러한 한국식 다문화는 수많은 아시아, 아프리카, 동유럽 사람들을 끌어들이며 그들을 한국화시킬 가능성이 크고, 한국화된 이주민들은 인구 감소가 주는 충격의 완충재가 되어주는 동시에 한국을 세계와 더 긴밀히 연결시키는 고리가 될 개연성이 높다. - P222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에서 교육이 표방하는 겉의 가치‘와교육 당사자, 특히 학부모와 학생이라는 수요자가 원하는 ‘속의 요구‘는 서로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_ 5장 입시, 그리고 교육의 본질 중 - P290
중위권 및 하위권 학생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한 가지 존재한다. 바로교육을 ‘출세‘를 위한 통로로 인식하며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 P292
정말 중요한 것은 제도 자체보다도 입시 경쟁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의 욕망이다. - P315
그렇게 본다면 진짜 문제는 사회적 지위 획득의 수단이 사회적 지위의 세습 수단으로 변질되어 그 역동성이 가로막히는 데 있을 것이다. - P317
20세기 교육이 맞이하게 된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1945년 이후에인류 문명이 진입하게 된 거대 가속Great acceleration의 결과로 사회가 전례 없이 고도화된 데 있었다. - P333
학벌은 출세를 위한 충분조건이 아니라 이제는 고소득을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가 되었다.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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