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의 딸 열린책들 세계문학 12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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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은 옛날부터 우리의 사법 제도에 깊이 뿌리박혀 있었으므로 그것을 폐지하라는 여제 폐하의 은혜로우신 칙령도 오랫동안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피고 자신의 자백은 그를 제대로 기소하는 데 불가피한 절차라고들 생각했지만 사실 그것은 전혀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건전한 법률적 사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생각이다. 피고의 범죄 부인이 그의 무죄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없다면 그의 자백은 더 더욱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이 야만적인 관습의 폐지를 유감으로 생각하는 늙은 판사들의 얘기를 나는 가끔 듣는 다. 그러니 당시에는 판사건 피고건 간에 아무도 고문의 불가피성을 의심하지 않은 게 당연했다. 따라서 사령관의 명령에 우리들 중 그 어느 누구도 놀라거나 불안해하지 않았다. 이반 이그나찌치는 사령관 부인의 창고에 갇혀 있는 바쉬끼르인을 데리러 나갔고 몇 분 뒤 포로는 문간방으로 끌려왔다. 사령관은 그를 자기 앞으로 끌어오라고 명령했다. (p.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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